▲밀양 동화전 마을 송전탑 반대 농성장과 포클레인
배성민
초록농활대는 2013년 밀양을 처음 방문한 것이 아니었다. 2012년 6월 말 그들은 생명 평화를 외치며 밀양 765kv 송전탑 문제에 연대하기 위해서 초록농활이라는 이름으로 밀양 송전탑 건설 예정지 마을 곳곳에 흩어져서 농촌현장활동을 진행했다.
당시에도 6월 25일 초록농활 대원들이 송전탑 건설 마을에 들어오니 한전 측은 공사를 잠정 중단하고 학생들과 불필요한 충돌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 <부산일보>가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7월 중순 혹은 8월에 다시 주민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공사를 재개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그러나 초록농활 기간에도 한전은 송전탑 건설을 위한 작업을 중단하지 않았다. 한전은 6월 26일 송전탑 반대를 위해 건설 부지에 움막을 치고 있는 주민 7명에게 1일 100만 원 벌금을 납부하라는 손해배상 청구서를 주민들에게 보냈다. 또 밀양시청은 27일 저녁 상동면 송전탑 일부 부지에 벌목을 할 수 있는 허가를 한전 측에 접수받았다는 내용을 마을 이장에게 통보했다. 이것은 결국 송전탑 건설을 밀양시청도 용인해주는 것 아니냐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전면 공사 중단' 선언 안 되면 연대는 이어진다지난 25일은 한전 직원과의 큰 갈등 없이 지나갔다. 26일 초록농활대원들은 밀양 한전 앞에서 '밀양 765kv 송전탑 반대'와 '에너지 정책 전환 및 탈핵 사회 만들자'라는 구호를 외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각자의 집으로 귀가했다.
일부 초록농활 대원들은 주민들에게 힘이 되는 연대를 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심심하게 귀가하게 되어서 아쉽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동화전 마을 대책위원장님은 귀가하는 초록농활대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2012년 여러분들이 처음 이곳에 오셨을 때는 큰 힘이 될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그 때 와서 함께 연대하는 바람에 1-2개월간 공사를 멈출 수 있었고 이번에 또 이렇게 와서 3일 이라도 공사를 멈추게 되었네요. 여러분들은 뭔가 도움을 못 주었다고 생각을 하시겠지만 여기 계신 할매들과 저에게는 하루하루가 전쟁입니다. 3일을 함께 공사를 막았다는 것 자체가 큰 힘입니다. 돌아가셔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밀양 소식 전해주세요!"그리고 부산반핵대책위원회 위원장이자 신부로 활동하는 김준환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밀양 연대의 의미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여론의 흐름을 보고 언제든지 기동대와 한전 직원은 주민들을 끌어내고 더욱 강력하게 공사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어떤 현장에 갔더니 생각보다는 소강상태에 머물러 있다면 그것은 바로 거기에 여러분이 계셔주기 때문입니다. 인권위 조사관이 나올 때만 그늘막을 쳐주었다가 가고 나면 그늘막을 거두고 30도의 폭염 속에 어르신들을 방치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짓거리가 벌어지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어르신들은 바로 지금 오늘 하루 잘 막아내는 것에 모든 것을 걸고 계십니다."
초록농활대는 더 많은 청(소)년과 함께 6월 말 밀양으로 다시 온다고 한다. 그들의 연대와 전국 각지의 사람들의 관심이 주민들의 삶에 새로운 연대가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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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잘 막아내는 것에 모든 것을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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