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첨단산업단지, 시가 직접 개발해야

[주장] 지자체 직접 개발 대체로 순항... 민자유치 개발은 '부실주의보'

등록 2013.06.03 16:24수정 2013.06.0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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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자본유치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는 군포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시 직접 개발 방식으로 전환할 필요성이 있어 보인다. 지자체가 직접 개발하고 있는 곳은 사업이 순조로운 반면, 민자를 유치해서 개발하는 지역에서는 '부실주의보'가 속속 내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직접 개발하고 있는 '수원3일반산업단지사업'은 대표적인 모범 케이스다. 지난2011년 1차 분양분 96개 필지를 모두 분양했고, 이 분양 대금으로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위해 2024년까지 상환하기로 한 지방채무 600여억 원을, 지난해 말 조기상환해 이자 197여 억 원을 절감했다. 내년 상반기에 17필지를 추가 분양할 예정이다.

분양률이 높은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분양가가 싸기 때문이다. 1차 분양가는 3.3㎡당 255만2000원이었다. 비슷한 입지조건을 가지고 있는 수도권지역 산업단지 분양가보다 비교적 싼 편이다. 인근에 있는 '동탄산업단지' '용인덕성산업단지' 분양가는 약 280만 원선이다. 

분양가를 어떻게 낮출 수 있었을까. 산업단지 개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수원시청 김창식 주무관에게 분양가가 싼 이유를 묻자 그는 "수원시가 직접 개발해서 이윤추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출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민자로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이윤추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분양가가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  군포시 첨단 산업단지 조감도

군포시 첨단 산업단지 조감도 ⓒ 군포시


성주일반산업단지(경북)도 지자체가 직접 사업을 시행해서 성공한 사례 중 하나다. 지자체가 직접 시행해서 조성 원가를 낮춰, 인근 지역보다 싼 가격에 분양했다. 1차 분양을 조기에 완료하고 현재 2차 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북 산업단지 개발 추진단에 따르면 1·2차 산업단지가 모두 조성되면 1조5000억 원의 투자 유치와 1만5000명의 일자리 창출, 연 100억 원의 세수 증대효과가 있다고 한다.

김천일반산업단지(경북) 조성사업도 시가 직접 개발해서 기업 유치에 성공한 사례다. 김천1일반산업단지는 인근에 있는 구미국가산업단지와 연접해 있고 교통이 좋아서 기업들의 입주 수요는 있었으나, 혁신도시이고 KTX 정차역이라서 토지 가격이 높아 개발이 곤란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자체 직접 개발을 통해 분양가를 낮춰, 기업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현재 김천2일반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천시는 1·2차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6600명의 일자리 창출과 3조3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민자유치 산업단지 조성사업 '부실주의보'

반면, 지방자치단체가 민자 유치로 추진하고 있는 산업단지 조성 사업에는 '부실 주의보' 가 속속 내려지고 있다.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Special Purpose Company)을 설립, 자산 담보 부 기업어음(ABCP(Asset-Backed Commercial Paper)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론·loan)을 받는 방식이다.


충남 천안시와 전남 함평군·나주시가 SPC 채무보증으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 천안시는 ABCP 자금을 써서 첨단 산업단지 확장 사업을 벌였다가 분양 부진으로 세 차례나 보증연장을 하며 수백억 원의 금융 비용을 낭비했다.

함평군은 ABCP 550억 원을 '동함평산단' 개발자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연 6.4%의 2년 치 선이자 70억 원과 투자 자문료 16억5000만 원을 ABCP를 발행한 부국증권과 이를 알선한 투자자문회사에 지급했다. 차입금을 상환할 때 까지 매년 이자 34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나주시는 왕곡동 일대 미래 산업단지를 개발하기 위해 개발을 맡은 특수목적 법인(SPC)에 채무보증 합의서를 써줘 SPC가 부국증권에서 발행한 ABCP 2000억 원을 차입할 수 있도록 해줬다.

문제는 금융비용이었다. 합의서에 따라 나주시는 부국증권에 연 6.5%의 2년 치 선이자 260억 원과 어음 발행 비용 5억 원 등 총 265억 원을 지급했다. 또한 이를 알선한 금융 중개업체에 알선료 77억 원을 지급했다.

나주시는 합의서에 따라 2년 만기가 도래하는 오는 5월 말 까지 2000억 원을 상환하지 못 할 경우 연 19% 지연이자로 매달 31억 원을 내야 한다.

민자 유치해도 채무·이자상환... 어차피 군포시 책임

군포시는 지난 2011년 개발 제한 구역을 해제, 군포시 부곡동 522번지 일원 (28만7524㎡·8만6976평)을 군포 첨단산업단지로 조성하고 있다. 추진 방식은 '민자유치방식'이다. 특수목적법인을 설립,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하거나 금융기관에 직접 대출을 받는 방법이다.

군포시는 민간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현대엠코컨소시엄'을 민간사업자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올 상반기 중 사업 추진 주체인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인허가를 완료한 후 2013년 11월 기반공사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민간사업자 우선협상자 선정 후 5개월이 훌쩍 지났음에도 특수목적법인 설립을 못하고 있어 향후 일정의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담당공무원에 따르면 향후 사업을 추진하게 될 SPC가 사업비를 조달하기 위해서는 SPC의 출자자인 시와 민간사업자가 신용보강(차입금에 대한 지급보증 등)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와 관련한 협의가 난항을 빚고 있어 사업협약체결 및 특수목적법인 설립이 지연되고 있다고 한다.

문제는 이 두 가지 방법 모두 채무와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을 지급보증을 선 군포시가 떠안아야 하기에 근본적인 위험을 안고 있다는 것. 군포시는 SPC가 민간 자본을 유치하게끔 지급보증을 서기로 했다.

군포시는 분양가를 3.3㎡당 약 400만 원선으로 내다보고 있다. 군포 첨단산업단지 입지조건[교통(군포 IC), 물류 경쟁력(화물 터미널) 등]을 감안하면 분양을 하지 못할 정도로 높은 가격은 아니지만, 지자체 직접개발 방식으로 조성한 '수원3일반산업단지'와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가격이다.

군포시가 직접 개발하면 분양가를 많이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많다. 업자 손을 빌리지 않고 주인이 직접 집을 지으면 공사비가 싸지는 것과 같은 원리다. 우선, 이윤을 추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분양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 또한, 공개경쟁으로 시공사를 직접 선정해서 공사 단가를 낮출 수도 있다. 군포시가 직접 토지 보상 등의 업무를 하기 때문에 공사기간 단축도 가능하다.

이밖에도 군포시가 직접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개발 방식이 대단히 불합리하기 때문이다. 투자 책임은 지자체에 과실은 민간기업이 가져가는 방식이다. 채무와 이자 상환에 대한 부담은 모두 군포시가 안지만 이익은 지분율(군포시51%, 민간 49%)에 따라 귀속된다. 이 정도면 군포시가 직접 개발하는 방법을 모색해볼만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안양뉴스
#군포첨단산업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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