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당 저축은행은 무서류, 무방문으로도 당일 대출이 가능한 대출 상품을 팔고 있다.
화면 캡쳐
그러나 금융 거래의 주된 결제수단으로 쓰이는 공인인증서가 안전하지 않다는 문제제기는 꾸준히 있어왔다. 지난 5월 민주당 최재천 의원과 이종걸 의원이 입법예고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함께 참여한 김기창 고려대 교수는 "한국의 공인인증제도는 전세계의 인증 메커니즘에서 신뢰받지 못하는 제도"라 말했다. 그는 "금융사고가 나면 금융회사가 물어야 한다는 규정이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에 있음에도 유명무실해진 이유는, 정부가 공인인증서를 안전하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더불어 영국과 미국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일어날 경우, 금융기관에 더 큰 책임을 물어 은행 당국이 '보안강화'에 힘쓰도록 만들어 놓았다고 설명한다. IT관련 소송을 주로 담당하는 김경환 변호사(법률사무소 민후) 또한 "우리나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면서, "저축은행이 인터넷 대출 등 온라인 서비스 제공을 하려면 충분히 준비해야 하는데, 보안 역량이 없는 금융 기관이 하다 보니 문제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보안 강화땐 절차 더 번거로워져" vs "복잡해도 근본 대책 고민해야"이렇듯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저축은행을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는 금융감독원에서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을까. 송인범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감독국 총괄팀장은 "개인정보를 함부로 주지 않는 등 일단 본인이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명의 도용 등 저축은행과 관련한 서민 피해에 대한 해법을 묻자, "보안을 강조하느라 본인확인을 더 강조하게 되면, 절차가 번거로워지고 지나치게 복잡해지는 부분도 감안해야 한다"고 답했다.

▲ 저축은행의 묻지마 대출과 이를 방치하는 정부 당국이 피해자를 늘린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사진은 은행에서 상담 중인 소비자들의 모습(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상관 없음).
유성애
지난달 15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9월 26일부터 모든 금융소비자를 대상으로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 받거나 인터넷뱅킹으로 하루 300만 원 이상 자금을 이체할 때는 지정한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야 한다.
김경환 변호사는 그러나 지정 IP제도 등은 이전에도 다 있던 서비스라며 "당국이 시키니까 마지못해 하는 이런 대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매번 사후 처방전 식으로 가는 것보다는 멀리 내다보고 전자금융서비스만의 원칙, 근본적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자금융 사기에 대해서 금융기관에 대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힐 필요성이 있음을 주장했다.
명의도용 사기 피해 사례를 제보한 권진수씨는, 취재가 진행되는 내내 녹취파일, 캡처 화면 등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그렇지만 이렇게 쉽게 대출해주는 상품이 있으면 사회적으로도 피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렇게 허술한 대출심사를 계속한다면 나처럼 사기를 당하는 사람이 늘어날 거고, 특히 사회초년생들이 속아 신용불량자가 되면 다른 취업도 힘들어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조만간 청와대 신문고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당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글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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