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시위, 정치적 이슈로 옮겨가며 지속적으로 확산

등록 2013.06.09 12:47수정 2013.06.09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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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게지 공원의 재개발 문제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가 터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최초에는 이스탄불에 남아있는 마지막 녹지대를 지키려는 시위였으나 최루탄, 물대포 등을 동원한 폭력적인 진압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전국에 알려지면서 이스탄불뿐만 아니라 앙카라, 이즈미르와 같은 대도시에서도 시위대가 속속 합류하고 있다.

이번 터키의 대규모 시위는 단순한 환경주의자들의 녹지보호를 위한 시위가 아니라 에르도안 총리의 임기 중에 쌓였던 누적된 정치적 불만이 폭발한 사건이다. 에르도안 총리는 10년째 터키를 통치했다. 그 기간 중 터키는 연평균 7.3%의 높은 GDP 성장률을 기록했으며, 유럽연합 가입 진전, 쿠르드족 문제 해결 등 많은 경제적, 정치적 치적을 이루어냈다. 이러한 정치경제적 성과에 힘입어 터키는 2013년 5월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로부터 20년만에 투자적격등급(Baa3)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발전의 뒷면에 에르도안 정부는 국내문제에 있어서는 정치적 반대를 용납하지 않으며 언론의 자유를 탄압하는 한편, 소수자, 여성에 대한 권리를 경시하며 반대자들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가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그리고 이렇게 누적된 불만이 이스탄불 게지 공원에서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드러남으로써 임계점을 돌파, 시위가 점점 확산되고 있다.

이렇게 터키시민들의 시위가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르도안 정부는 시민들과의 진지한 대화를 나누기보다는 일방적인 시위중단만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탁심광장과 게지 공원의 재개발 계획을 철회할 생각이 없다고 밝히는 한편, 에르도안 총리는 시위대 중 일부가 테러리스트로 의심된다고 발언하며 불법적이고 폭력적 파괴로 변질된 시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경시하는 에르도안 정부에 대해 폭력적 진압의 중단, 언론의 자유 보장, 시민과 정부와의 대화통로 마련, 정부의 권력 남용에 대한 조사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터키시위 #에르도안 #터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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