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냉면, 한 번 맛 보면 잊을 수 없어요

등록 2013.06.11 09:28수정 2013.06.1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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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독특하게 배추물김치와 총각물김치를 내놓습니다. 숭늉처럼 보이는 것은 육수입니다. ⓒ 김동수


냉면은 평양냉면과 함흥냉면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진주냉면도 있습니다. 경남 진주는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맛있는 먹을거리가 있는 데 '진주비빔밥'과, '장어구이' 그리고 진주냉면입니다.


지난 토요일 아이들과 함께 '00냉면' 집에서 진주냉면을 한 그릇씩 비웠습니다. 맛집 소개 프로그램과 블로그 중 신뢰도가 떨어지는 내용이 많아 소개 받고 간 집에서 먹었다가 속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아예 냉면집 이름을 밝히지 않겠습니다.

"'00냉면' 집은 맛있어요?"
"그럼 아빠가 먹어보니까 정말 맛있어."
"아빠가 맛있다고 하면 맛있어요."
"아빠가 먹어보니까 조미료 맛이 없어. 아빠는 조미료가 들어간 음식은 먹지 못해."
"우리도 그래요. 조미료 들어간 음식은 먹지 못하겠어요."

아내가 아예 조미료 'ㅈ'도 넣지 않습니다. 식당에서 조미료 들어간 음식을 먹다가 수저를 놓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아이들도 비슷합니다. 진주냉면은 다른 지역 냉면과 달리 '육전'을 올립니다. 아주 독특한 냉면 문화입니다. 맑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분들은 조금 거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주 사람들은 육전이 적게 들어가면 냉면 맛이 없다고 할 정도로 육전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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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물냉면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육전'을 올립니다. 육전에 익숙하지 않는 분들은 싫어할 수 있지만 진주사람들은 육전을 적게 올리면 냉면이 맛이 없다고 합니다. 저는 육전이 조금 불편합니다. ⓒ 김동수


"아빠 이게 뭐예요?"
"육전"
"쇠고기 맛이 나요."

"쇠고기 맞아. 진주냉면에는 육전이 들어간다."
"쇠고기가 들어가니 맛있어요."
"진주사람들은 육전을 좋아해. 하지만 아빠는 별로야."
"나는 맛있어요."(딸과 막둥이)
"나는 별로 예요."(큰 아이)

저는 텁텁한 맛을 싫어하기 때문에 육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올라온 육전을 어쩔 수 없이 먹지만, 덜어 낼 때도 있습니다. 물냉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육수입니다. '00냉면' 집 육수는 일품입니다. 깔끔합니다. 조미료 맛이 없습니다. 먹어보지 않으면 말할 수 없는 맛입니다. 육수을 맛보고 너도나도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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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아이와 막둥이가 냉면을 맛있게 먹습니다. ⓒ 김동수


"정말 맛있어요."
"너는 꼭 비빔냉면을 먹더라."
"나는 물냉면보다는 비빔냉면이 맛있어요."
"그 집 냉면 맛을 알기 위해서는 물냉면을 먹어야 해."
"그래도 난 비빔이 맛있어요. 이 집 비빔냉면은 우선 달지 않아요."
"설탕을 넣지 않으니까 그렇지."
"달지 않고, 매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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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것을 좋아하는 큰 아이는 비빔냉면입니다. 맛있다고 합니다. ⓒ 김동수


우리집 미식가인 큰 아이는 비빔냉면을 좋아합니다. 어떤 집에는 비빔냉면에 설탕을 많이 넣어 단맛이 많이 나지만 이 집은 아닙니다. 그리고 가오리회무침도 들어갑니다. 많이 달지 않는 이유가 들어간 배때문인 것 같습니다. 막둥이는 얼마나 맛있는지 냉면그릇을 들고 마셨습니다. 냉면 그릇을 들고 마시는 막둥이 모습을 보니 냉면이 더 맛있습니다.

"그렇게 맛있어?"
"응 시원하고 맛있어요."
"앞으로도 자주 올까?'
"예 자주 와요."
"자주는 힘들지만, 올 여름이 가기 전 한 번쯤은 더 오자."
"정말요. 그런데 냉면 국물을 마셨더니 배가 정말 불러요. 오이같은 것은 다 먹지 못하겠어요."
"괜찮아. 조금 남기는 것은 괜찮아."
"아빠 시원해요. 물냉면 사주신 것 고마워요."
"맛있지. 진주냉면은 한 번 맛 보면 잊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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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맛있었으면 냉면 국물을 들고 마시는 막둥이 ⓒ 김동수


#진주냉면 #물냉면 #비빔냉면 #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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