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 머물고 있던 근로자들의 전원 철수가 이뤄진 지난 4월 29일 경기도 파주 경의선남북출입사무소에서 취재기자들이 마지막 입경을 취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유성호
- 일각에서는 6·15공동선언으로 북한에 경제적 이득을 제공함으로써 북한 정권을 연장시켰다는 비판도 있다.강명도 교수 : "동의하지 않는다. 6·15공동선언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북한이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우선 중국이 북한이 무너지는 걸 바라지 않는다. 북한이 무너짐으로써 동북아의 균형이 깨질 뿐 아니라 중국이 대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중국은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을 계속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6·15 공동선언 때문에 북한 체제가 연장되었다고 하는 말은 북한의 실태를 너무 몰라서 하는 소리다.
반대로 이명박 정부 내내 북한에 쌀 한 톨, 돈 한 푼 주지 않았는데 그동안 북한이 무너졌나? 핵실험을 그만 두었나? 오히려 핵실험과 대륙간 탄도 미사일 발사에 성공하지 않았나. 6·15공동선언이 북한 김정일 정권의 기반에 도움을 준 것은 맞지만, 그것 때문에 북한이 무너지는 것을 막았다는 것은 북한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얘기다."
김형덕 소장 : "북한이 스스로 붕괴된다? 그것은 그냥 그것을 원하는 사람들의 희망사항이라고 본다. 역사적으로 가난해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서 망한 나라는 없다. 오히려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식이 계몽되고 의식수준이 향상돼서 내부에서 변화를 갈망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인류 역사의 진전 아닌가. 압력을 통해서 북한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생각은 허황된 얘기다. 수출주도로 외부 경제와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남한 같은 사회에선 외부의 압력이 변수가 되기도 한다."
이성희 교사 : "어떻게 보면 옳은 말인 것 같다. 6·15공동선언 있기 전 북한은 식량부족난인 고난의 행군시기가 있었다. 그때 남측으로부터 많은 인도적 지원을 받게 되었고 오히려 북한 당국은 인민의 생활과 거리가 먼 핵무기 개발, 선동정치의 수단으로 사용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북한의 식량배급 체계가 붕괴되고 의료, 교육, 수단 등 모든 것이 마비가 되었을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아사자들이 나오기도 하였다. 북한주민의 생존권이 심각한 상황에 빠져들고 최악의 위기 상황에 몰렸을 때 (남한이 도와줘) 지금의 북한을 낳게 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도 때로는 해보게 된다."
- 수 년간 단절 상태에 있던 남북 당국 간 대화가 최근 재개 움직임을 보이다가 수석대표의 '격' 문제로 다시 중단됐다.김형덕 소장 : "북한은 정부기구와 체제가 남한과 다른데 격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지 않나 싶다. 북의 입장에선 남한의 정부는 기껏해야 5년짜리고 장관은 그보다도 짧을 수 있고, 당국 간 합의도 정권이 바뀌면 언제든 바뀌는 걸 지난 이명박 정부를 통해 경험한 터다. 문제는 '남한이 북한을 만날 필요가 있느냐?' '북한과 대화를 할 건가, 말건가' 하는 것이다. 북한이 회담에 응한 것도 그렇게 극단적으로 나가봤자 장기적으로 별 이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남과 북이 경제적으로 엮이는 과정에서 우리가 북한 사람들의 경제를 좀 개선해 주고 우리도 이익을 추구하는 실질적인 상생의 길로 가야 하지, 자꾸 여론을 주도해서 개혁개방으로 이끈다는 식으로 북한을 자극해서는 안 된다. 6·15공동선언을 하면서 북한에 돈이 좀 갔다고 하는데 그 대가로 개성공단을 조차한 것 아닌가? 북한을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다루겠다는 논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북한의 경제를 발전시키면서 우리가 이익을 추구하면 된다. 이것은 남북한 경제를 상호의존적이고 통일지향적으로 만들어가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만약 개성공단이 하나가 아니라 3~4개 정도 되었다면, 북한이 그렇게 극단적으로 나올 수 있었겠는가 하고."
강명도 교수: "그동안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남북 모두 손실을 입었다. 사실 손실 차원을 떠나 분단국가에서 대화 자체가 단절된다는 것은 아주 위험스러운 일이다. 모처럼 몇 년 만에 남북 당국자 회담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든 이 씨를 잘 살려서 계속 회담을 해야한다. 민간도 그렇고 정부도 그렇고 우선 하루빨리 내왕해야 한다고 본다. 이런 걸 계속해야지만 서로 신뢰가 생기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의 신뢰 프로세스란 게 뭔가? 어떻게든 서로 만나서 신뢰를 쌓아가야지, 만나지 않고 상대방을 비방 중상하면서 어떻게 신뢰를 쌓아가겠나.
그리고 언론 매체에서 이번 회담에서 핵문제를 거론해야 한다고 하던데, 의제에도 없는 핵문제를 거론하자는 것은 판을 깨자는 것과 똑같다. 예전에도 북한이 대화의 판을 깨려고 주한미군 철수와 같은 의제에도 없는 뚱딴지 같은 걸 주장하지 않았나. 우리가 그렇게 할 필요가 도대체 뭐가 있냐는 말이다. 하나 하나 차근차근 풀어가는 것이 순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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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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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3~4개 더 있었다면 북 태도 달랐을 것 남북한은 체제가 달라 '격' 따지는 건 의미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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