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시민군으로 참여했던 김향득씨는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주제로 5·18 사적지와 추모비 등을 담은 사진전을 열었다. 이 사진전은 5·18 왜곡 논란 등이 거세지면서 의미를 더했다.
김향득 제공
지난 11일 <오마이뉴스>가 그를 만난 곳도 5·18 사적지 중 한 곳이다. 바로 1980년 당시 재야 인사들과 시민군의 주요 활동 근거지 중 하나인 옛 광주여자기독교청년회관. 이 곳은 김향득씨가 시민군으로 참여해 활동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지금은 커피숍이 자리하고 있어 사적지라는 사실을 알아 차리기 어려운 곳이 됐다.
그는 '5·18 역사 지우기' 논란과 왜곡이 한창이었던 5월 14일부터 19일까지 광주YMCA 무진관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주제로 특별한 사진전을 열었다. 사진전에선 5·18 사적지와 항쟁추모탑, 항쟁 당시 사망한 중·고·대학생들의 추모비와 순의비 등을 담은 5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이 사진전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의 사진전은 5월 광주에 대한 역사 왜곡과 폄훼,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여부 논란 등 5·18 역사 지우기 논란 시점과 겹치면서 의미를 더했다. 5·18 민주화운동은 전두환·노태우 등 12·12세력에 대한 사법적 유죄 판결과 항쟁 당사자들에 대한 명예회복 등을 통해 이미 '역사'가 되었지만 여전히 '논란' 거리가 되고 있다.
김향득씨는 이러한 논란에 대해 "국가보훈처가 나서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기념식 공식곡으로 제창하지 않는 등 5·18을 훼손하고 나서니 북한 개입설 등 터무니 없는 주장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빨갱이'니 '폭도'니 하는 말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로 희생자들을 조롱하는 사이트 등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또 이렇게 상처받고 있는 상황이 갑갑하고 화가 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역사적 현장은 물론 5월이 자꾸 잊히는 것이 안타까워 '임을 위한 행진곡'이라는 주제로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향득씨는 <오마이뉴스> 인터뷰 전날인 지난 10일,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18단체 등이 중심이 돼 활동하고 있는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이하 5·18대책위)'와 함께 상경했다. 5·18대책위는 국가보훈처와 서울 연희동 전두환의 집 앞 근처 등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현장에서도 그는 카메라를 들고 시위 과정을 기록했다.
그는 "5·18 당시 학살에 대해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추징금도 내지 않고 있는 그의 뻔뻔함에 치가 떨린다"며 "왜 국민세금으로 그렇게 많은 경찰 병력을 동원해 전두환을 지켜주는지 모르겠다. 그 많은 경찰이 학살 책임자를 비호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매직펜으로 새겨진 '극렬폭도'라는 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