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 정하상관 4층에 게시돼 있던 양심선언 대자보가 20일 밤 사이에 훼손됐다. 이 대자보를 작성했던 정민석씨는 "대자보를 훼손한 사람은 너희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듯이 나도 찢어도 되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정민석씨 제공
"민주주의가 조용히 붕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던 서강대의 양심선언 대자보가 누군가에 의해 훼손됐다.
이 자보를 작성한 정민석(27·정치외교학과 08학번)씨에 따르면 지난 20일 밤과 21일 새벽 사이, 서강대 정하상관 4층 게시판에 걸려 있던 '양심선언' 대자보가 훼손됐다. 2장 분량의 대자보 중 첫 번째 페이지가 손으로 훼손됐으며 두 번째 페이지 아래 부분도 찢어졌다.
훼손된 뒤 대자보에는 "자기 이름 걸고 반대자보 쓸 용기 없으면 내버려둬라"며 "왜 자보 찢고 XX이야"라는 글과 "이 자보에 공감한다"며 "행동은 몰라도 알고는 있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는 글이 달렸다.
"자기 이름 걸고 반대자보 쓸 용기 없으면 내버려둬라"이 대자보에서 이들은 "국정원의 대선개입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그러나 더 충격적인 것은 국정원의 대선 개입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사회와 여론, 그리고 대학생인 우리들은 너무나 조용하다, 원래 정치는 이렇다는 냉소와 함께 말이다"라며 현실을 비판했다.
이 대자보는 정씨를 비롯해 강동헌·성시훈·한민영(25·정치외교학과 09학번)씨가 함께 작성한 것으로 서강대 정하상관, 김대건관 등 다섯 건물에 지난 17일에 게시했다(관련기사 :
서강대 "민주주의 조용히 붕괴" 양심선언 대자보).
정씨는 "대자보를 훼손한 사람은 '너희에게 표현의 자유가 있듯이 나도 찢어도 되는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어 정씨는 "개인의 이름을 걸고 대자보를 작성한 것으로, 누군가의 행동을 요구한 게 아닌 순수한 양심선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앞으로 2차 대자보를 통해 국정원 대선 개입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싶다"며 "페이스북 페이지 등을 만들어 학내 소통 공간을 확보하는 등 후속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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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조용히 붕괴' 알린 서강대 대자보 훼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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