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V 8시 뉴스 화면(5월 20일 치). 사진은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운영하는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이 개 사육장에서 일을 하는 장면이다.
JTV 방송 갈무리
"그동안 인간 대접을 받지 못하고 살았어요. 사람이 존중받고 싶은 건 당연하잖아요."전우열씨는 이런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2009년 돼지농장에서 나와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정착했다. 그곳에서 따뜻한 환대를 받고 동료 장애인들과 친해지면서 나름 행복한 삶을 사는 듯했다. SBS '긴급출동 SOS' 팀이 1년 뒤 다시 찾은 전우열씨의 모습도 그랬다.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꿈이 사회복지사라는 것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2년 반가량이 지난 뒤, 그가 있었던 곳은 김제의 한 정신병원이었다.
"(시설에서) '자립을 하고 싶다'는 표현을 처음부터 많이 했어요. 화가 날 때도 '나가고 싶다'는 말을 했지요. 내가 여기서 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그곳(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은 잘못을 하거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을 정신병원에 보내버렸어요. 저는 정신병원에 가고 싶지 않았는데…. 그런 말을 하면 '보복'을 하니까 무서웠어요." 전우열씨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그는 공부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고, 본인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런 마음에 방송통신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했지만, 공부를 계속할 수는 없었다. 올해 초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그를 정신병원에 보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정신병원에서 며칠만 있다 나올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하지만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전우열씨를 입소시킨 뒤 잠시 야학 등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했을 뿐 그의 자립을 전혀 돕지 않았다. 이는 다른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본소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관계자들이 5월 20일부터 23일까지 벌인 전수 조사에 따르면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내 시설들에서 ▲ 관리자 소유의 농장 및 외부작업장 등에서 노동력 착취 ▲ 1차 피해 보상금 등 거주인 소유의 재산 갈취 ▲ 거주인 간 성폭력 발생 시 사후조치 없이 수년간 은폐 ▲ 징벌로서 정신병원 강제입원 및 자립생활지원 전무 ▲ 여성 거주인들의 외출 불가 및 자기결정권 침해 ▲ 거주인들을 위한 일상프로그램 부재 등의 인권침해상황이 벌어졌음이 밝혀졌다.
"처음 몇 개월 동안 연구소(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서 '농장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으니까 나가지 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오후 4시에 밥을 먹고 오후 5시에 잠을 잤어요. 밥 먹고, 자고, 밥 먹고, 자고, 방 청소하고…. 그렇게 지냈죠. 그리고 작년에는 메리야스 박스 접는 일을 했어요. 한 건당 15원 정도인데, 연구소에서 '번 돈으로 태국을 가자'고 했어요. 그래서 엄청 했어요. 모두 가려면 돈이 많이 드니까 저와 형들 몇 명이서 오전 4시에 일어나서 미리 준비를 했죠. 그래야 접기도 쉽고 빨리 접으니까요. 그리고 오후 5시까지 박스를 접었어요. 저녁에는 다음 날 할 거 미리 준비해놓고…. 내가 하루 접는 양이 있는데 그보다 많이 해야 갈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1년 했는데도 좀 부족하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 오전 3시에 일어났죠. 아저씨들은 오전 2시에 일어나서 일하기도 했어요."JTV(전주방송)는 "이렇게 박스포장으로 얻은 수익이 지난해 1000만 원이 넘었다"고 보도했다. 이 돈은 소장과 이사장이 관리해왔다.
"사람답게 살고 싶어요... 동료들과 함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