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맥의 대표안주인 황태구이와 소스. 초원슈퍼는 옛 도청앞에 있는 가맥집으로 황태와 명태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조창완
초원슈퍼와 마찬가지로 모든 가게들은 나름대로 독특한 소스를 갖고 있다. 전일슈퍼의 명성도 갑오징어나 황태와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는 소스에 있다. 소스는 간장이나 마요네즈를 주재료로 쓰지만 가게마다 약재나 해물을 첨가하는 등 차이가 있다.
전일슈퍼가 체인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도 다른 가게가 흉내내지 못한 소스 때문이다. 영동슈퍼 김형배 사장 역시 처음에 소스를 만드는 방식 때문에 제일 고심했다. 지금도 그 소스 레시피는 자신과 가게를 운영하는 사위만 공유하고 있다.
소스나 주메뉴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가게에서 꼭 빠지지 않는 안주가 있다. 바로 계란말이다. 시장기를 느끼는 손님에게 뿐만 아니라 딱딱한 안주 일색의 가맥집에 부드러움을 제공하는 안주가 바로 계란말이다.
하지만 계란말이는 또 다른 가맥집들의 고민을 대변하기도 한다. 계란말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리기구를 써야 했고, 이 일로 가맥집과 영업범위가 중복되던 호프집 등 일반 음식점 간의 갈등도 점화되기 시작했다. 거기에다 초창기에는 가맥집에서 가정식 맥주를 파는 탓에 탈세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가게에서 파는 맥주 가격에 20병들이 한짝을 놓고 마시는 즐거움을 포기하기는 힘들었다
경원동 가맥집들도 업종을 일반음식점으로 바꾸고, 영업용 맥주를 사용하면서 그 논란은 잦아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가맥은 주류 업소들의 형태를 바꾸었다. 서신동 낭주골 막걸리 골목에 자리한 '가맥 아저씨'는 막걸리식 메뉴와 맥주를 조화시켰고, 갑오징어를 반건조 상태로 구운 피데기로 명성을 얻었다.
젊은이들의 취향에 맞게 세계맥주들도 취급하면서 분점까지 내고 있다. 경원동에 현대식인 가맥집 '보보스'나 '베스트 가맥' 등이 등장하면서 가맥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외국 관광객도 찾는 가맥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