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녹취록' 말고 또 있다...
거기엔 '문재인 네거티브 전략'도 포함"

[인터뷰] 민주당 지도부로부터 경고받은 박지원 "I don't care"

등록 2013.07.05 08:43수정 2013.07.05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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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반대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의원이나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록을 공개하면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오판"이라며 "오히려 정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방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반대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의원이나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록을 공개하면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오판"이라며 "오히려 정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방에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다.남소연

[기사 수정 : 5일 오전 10시 50분]

판도라의 상자, '2007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할 것이냐'가 결정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기록물 등 국가기록원 보관 자료 제출 요구의 건'이 본회의에 상정됐다. 의원석은 낮게 술렁였다.

민주당은 '구속적 당론'으로 회의록 공개 찬성을 못 박아둔 상황. 하나둘 찬반 버튼을 누르기 시작하는 가운데, 본회의장 대형 스크린에 적힌 박지원 민주당 의원의 이름 옆에 녹색 불이 들어왔다. 찬성 버튼을 눌렀다는 뜻이다. "모든 것을 공개하면 대한민국은 외교 후진국이 된다"며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반대해왔던 그다. 고개를 갸웃할 즈음 강창희 국회의장이 "투표를 마무리 해달라"고 말했다. 바로 그때, 박 의원 이름 옆의 녹색 불이 빨간 불로 바뀌었다. 투표 종료를 목전에 두고 반대 표를 누른 것이다.

박 의원은 "내 반대가 다른 의원들에게 영향력을 끼치지 않기 위해 마지막 순간 반대를 눌렀다"고 말했다. 그 결과는 '경고장'으로 돌아왔다. 4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한 박 의원은 "오늘 오전 전병헌 원내대표로부터 구속적 당론을 따르지 않은 데 대한 경고장을 받았다"며 "I don't care(개의치 않는다)"라며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원내대표를 두 번 지낸 그로서 '구속적 당론'의 무게감을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회의록 공개를 두고서는 "당보다는 나라가 먼저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처럼 당론에 반기를 든 이는 김성곤·추미애·김승남 의원 등 단 네 명뿐이었다

박 의원은 "문재인 의원이나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록을 공개하면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오판"이라며 "오히려 정쟁의 시작"이라고 잘라 말했다. 회의록 공개를 주장한 문 의원에 대해서 그는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받은 지도자로서, 노무현이라는 틀을 뛰어 넘었어야 한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박 의원은 "회의록을 공개하면,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식으로 민주당은 민주당식대로 해석하고 싸울 것이고 더 큰 분란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말마따나, 국회에서 회의록 열람·공개가 결정됐음에도 정쟁은 계속되고 있다.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국정원에 있는 정상회담 녹음파일을 공개하자고 나선 상황. 박 의원은 "김만복 전 국정원장에 의하면, 정상회담 내용 중 잘 안 들린 부분도 있다는 건데, 그 부분에 대해 (녹취록을 만드는 과정에서) '마사지'가 됐을 수 있다"며 "그걸 공개하는 건 절대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쟁을 막자고 의원들이 압도적(재적의원 276명 중 257명 찬성)으로 찬성한 회의록 공개를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는 형국. 박 의원이 판단하기에 이 같은 혼란을 해결할 사람은 딱 한 명있다. 바로 박근혜 대통령이다.

그는 "박 대통령이 나서 '국정원 명예를 위해 회의록을 공개했다'는 파렴치한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해야 한다"며 "이후 박 대통령이 국민과 야당을 설득해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이렇게 네 명만 회의록을 열람하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소 인원이 최소 범위 내에 회의록을 열람해 정쟁 요소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그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건도 박 대통령이 책임져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이득 본 건 박 대통령 아닌가, 설령 본인 책임이 없다고 해도 국가가 들끓고 있으면 수습은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당초 박 의원은 박 대통령의 사과가 없을 시 '권영세 새누리당 선대위 상황실장 녹취파일'의 나머지 부분을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관련 내용이 발표되면 치명적인 사태가 올 수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내가 내용을 말할 입장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가동됐고, 그 안에서 조율할 문제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권영세 녹취록' 외에 또 다른 녹취록이 있고, 그 안에 문재인 네거티브 전략을 논의한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그 이상의 내용은 함구했다.

한편, 회의록 공개 국면에서 야권이 얻은 게 하나 있다.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다. 박 의원은 "안철수 의원은 (회의록 공개 상황에서 야권의) 소득이다, 그동안 안 의원이 안보 문제에 대해 보수적일 거라고 의심했지만 우리(민주당)와 매우 가깝다는 걸 느꼈다"며 "이처럼 안 의원이 야권과 뜻을 함께 가져가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고 반겼다. 안보 측면에서도 진보와 함께함을 드러낸 것이 향후 야권 지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회의록과 녹음기록물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다. 박지원 의원은 반대표를 던져 전광판에 뜬 이름 옆에 붉은색 원으로 표시돼 있다.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인 2007년 남북정상회담 관련 회의록과 녹음기록물 등 자료 일체의 열람·공개를 국가기록원에 요구하는 자료제출요구안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졌다. 박지원 의원은 반대표를 던져 전광판에 뜬 이름 옆에 붉은색 원으로 표시돼 있다.남소연

"문재인, '노무현 결백 밝히겠다'는 감정 뛰어넘었어야"

다음은 박지원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원내대표를 두 번 지냈음에도 본회의에서 '구속적 당론'을 따르지 않고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열람·공개 요구서'에 반대표를 던졌다.
"오늘 오전 최고위원회 결의에 의해, 전병헌 원내대표로부터 '구속적 당론'에 따르지 않았음에 대한 경고장을 받았다. I don't care(개의치 않는다).

나는 2003년 대북 송금 특검 때부터 지금까지 똑같은 얘기를 했다. 첫째, 정상회담 자료를공개하는 건 외교적 수치다. 김종필-오히라 메모는 그 둘이 국가 정상이 아님에도 60년간 비밀로 분류하고 있다. 둘째, 남북관계 정상회담 내용을 공개한다는 건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한반도 불신 프로세스로 만들어, 남북관계를 어렵게 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줄기차게 회의록을 공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런 뜻을 김한길·전병헌 두 대표에게 사전에 얘기했더니, 내 말은 영향력이 크니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말라고 하더라. 나는 역사에 오점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누구에게 '반대해야 한다'고 말하지는 않았다.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내게 와서 반대해야 한다고 얘기했을 때도 웃음으로만 답변했다. 마지막 순간에 국회의장이 표결을 종결하겠다고 할 때 반대표를 눌렀다.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기 위해서다. 처음에 찬성표를 눌러놨다가 표결 종결 직전에 반대로 바꿨다.

내가 원내대표를 두 번 했지만, 국익을 위해서 '선국후당'했다. 지금 많은 지식인들, 국가 기록물 관련 학자들이 회의록 공개에 대해 다 잘못했다고 하지 않나. 사실 현재 '김한길-전병헌' 호가 잘 할 수 있는 환경이 못 된다. 매우 어렵다. 그렇다고 당 내에서 잘못한다고 비판하면 민주당이 죽어버릴 정도로 취약한 환경이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성공하도록 협력하고 불만 표시 안 하려고 했는데… 회의록 공개에는 반대표를 던질 수밖에 없었다. 안철수 의원, 박원순 서울시장도 반대하지 않나. 이분들은 왜 먼저 나서서 용기 있게 말하지 않고 버스 지나간 다음에 손 흔드는지는 모르겠지만."

- 한반도의 현 상황에서 보면, 박근혜 정부에도 회의록 공개는 도움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여야가 합의해서 통과됐다. 왜인가. 
"남북 문제를 지나치게 정략적으로 이용해서 객기를 부렸다고 생각한다. 새누리당은 전체적 흐름을 보지 않았지만 민주당은 흐름을 봤다. 그러나 현명하지 못했다. 그래서 정치하는 사람은 망원경처럼 멀리 보는 동시에 현미경처럼 자세히도 봐야 한다.

대화록 어디에 'NLL 포기'라는 말이 있으며 '땅따먹기'라는 말이 있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투가 오해가 될 만한 부분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흐름은 결국 전쟁하지 말고 평화를 지키자는 거다. 이걸 집권 여당이 부분만 보고 전체를 망쳤다. 민주당도 전체를 보고 밀고 나갔어야지…. 우매한 결정을 했다."

- 지도부 결정뿐 아니라 문재인 의원이 나서서 회의록을 공개하자고 했다.
"문재인 의원의 순수성에 대해서는 이해를 한다. 자기가 모셨던 노무현 대통령의 결백을 밝히고 싶은, 그 심정이 그렇게 하게 했다. 그러나 대선에서 48%의 지지를 받은 지도자로서 그걸 뛰어넘었어야 했다. 그 틀에 갇혔다. 치고 받고… 이건 감정적 대응이다. 물론 정치에 감정적인 것도 있겠지만 이것은 남북 문제다.

이번에 한미 정상회담은 윤창중이 망쳤고, 한중 정상회담은 NLL이 망쳤다. 이 민감한 시기에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 중국의 역할이 얼마나 크냐. 국내 상황이 이런데 시진핑 국가 수석이 마음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과 대화를 했겠는가. '이 말도 공개될 건데' 하는 의구심을 가졌을 거다. 그래서 결국 이명박 대통령은 살아 있는 전직 대통령 죽게 만들고 박근혜 대통령은 죽은 전직 대통령 다시 살게 했다. 손해는 누가 입냐, 대한민국이고 박근혜 대통령이다."

- 일각에서는 친노 의원들이 회의록 공개를 주도했고, 결국 참여정부 명예회복을 위해 그런 거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렇게까지 비약시킬 필요는 없다. 그러면 회의록 공개를 주장한 김한길-전병헌도 친노냐."

"MB는 노 대통령을 죽게 만들고, 박 대통령은 그를 다시 살게 했다"

- 결국 회의록은 국회에 넘겨지게 될 텐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문재인 의원이나 민주당 지도부는 회의록을 공개함으로써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오판이다. 오히려 불씨, 정쟁의 시작이다. 열람하고 공개했을 때, 아전인수로 새누리당은 새누리당식으로 민주당은 민주당식대로 해석하고 싸우고…. 그래서 더 큰 분란이 올 것이다."

- 오늘 아침 방송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녹음 파일이 '마사지'돼 있다고 발언했다. 무슨 의미인가.
"국정원이 보관하고 있는 (문서의) 내용이 '마사지'됐다는 얘기다. 일부 그런 의혹이 보도 됐다. 국가기록 보관소에 있는 것이 원본이고, 국정원이 보관한 걸 '마사지'했으며 그걸 서상기 정보위 위원장이 공개하자는 건데, 안 될 일이다. 김만복 전 국정원장에 의하면, 회의 내용이 안 들린 부분도 있다는 건데… 그런 부분에서 (녹취록을 부는 과정에서) '마사지'가 됐을 수 있다는 의혹을 얘기하는 거다."

- 국정원 대화록이 문제가 있다는, 즉 '마사지'됐다는 걸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무엇인가.
"나도 여권 인사로부터 들었다."

- 이 문제 해결되기 위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움직여야 한다는 입장인가.
"국회에서 2/3 이상 의원의 압도적 다수로 회의록 열람이 가결됐다. 이걸 무효 시킬 수는 없다. 그러니 박근혜 대통령이 이걸 해결할 유일한 분이다. 애초부터 본말이 전도된 사건이다. 국정원 댓글 사건을 불식시키기 위해 NLL 문건 공개로 이어졌다. 근데 여기서 또 국정워장이 '국정원 명예를 지키겠다'며 회의록을 공개하는 파렴치한 짓을 했다. 따라서 남재준 국정원장을 해임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과 야당을 설득할 수 있다.

그리고 회의록 열람은 최소한의 범위와 최소한의 인원이 참여해서 열람하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양당 원내대표와 원내수석부대표 네 명만 봤으면 한다. 안병욱 초대 국가기록위원장은 법 조항 자체가 국회에서 열람해서 참조하라는 거지 공개하라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 국가기록원에서는 열람 범위와 방법, 장소 등은 국회와 국가기록원이 협의하게 돼 있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최소 범위와 최소 인원이 열람해 오해가 없도록 해줬으면 좋겠다."

- 그러나 박 대통령은 방중 이후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건 대통령으로서 무책임한 거다. 전체 국가가 이렇게 혼란에 빠져 있고 국민은 아우성인데 대통령이 자유로울 수 없다. 국정원 댓글 사건으로 결과적으로 이득 본 사람은 박근혜 대통령 아니냐. (댓글 사건 등에) 개입됐다고는 보지 않지만 결과론적으로 이익은 박근혜 대통령이 얻었다. NLL에 대해서도 본인이 후보일 당시 강하게 비판한 책임이 있다. 설사 책임 없다고 해도 국가가 들끓고 있으면 수습의 책임은 대통령이 져야 한다."

- 박 대통령의 직접 입장 표명이 없다면, 권영세 녹취록 등 추가분이 공개될 수 있나.
"법사위원들과 국정원 특위 회의에서 다뤄진 문제다. 이제 국정원 국정조사 특위가 구성돼 있으니 그 쪽으로 넘어가 있다. 그분들이 결정할 문제다."

"또 다른 녹취록에 문재인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 발언도 있다"

- 당초, 권영세 녹취록에 치명적 발언이 있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네거티브 전략 등이 있다고 했는데.
"문재인 후보에 대해서도 그렇다. 그러한 내용들이 발표되면 치명적인 사태가 올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내용을 말할 입장은 아니다."

- 권영세 녹취록 1시간 36분 분량을 100개로 잘랐다는 건가?
"칩 한두 개로 돼 있다. 100개인지는 모르겠다."

- 문재인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내용은 '권영세 녹취록'에 들어있는 건가.
"또 다른 녹취록이 있다. 새누리당 캠프 핵심 관계자의 발언이 담긴 녹취록에 문재인 네거티브 전략 등을 논의한 내용이 포함돼 있다. 더 자세한 건 얘기할 수 없다."

- 국회 국정조사로 성과를 낼 수 있나. 
"안 하는 것보다는 낫다. 그것마저도 하지 않으면 국민이 이해를 못한다. 재발 방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길 아니냐. 민주당이 인내하고 (상대가 요구하는) 증인을 다 채택하는 등 양보를 해서라도 국정조사는 해야 된다. 그 결과에 따라서 고발하고, 빙산의 일각이라도 밝히는 게 낫다. 일각도 안 밝히면 또 이런 일이 생긴다.

지금 검찰에서 해당 사건 관계자들에 대해 상명하복 특수성을 인정해서 기소 유예한다고 하지 않나. 그럼 조폭도 두목만 구속하고 밑에는 풀어줘야지. 이렇게 되면 밑에 사람들이 또 한다. 국정조사를 해서 밝힐 부분 밝혀내고 조치를 하게 되면 앞으로는 상사가 부당한 일을 시키면 안 할 거다. 자신이 처벌당하니. 그런 점에서라도 국정조사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민주당이 인내하고, 증인들도 과감히 채택해야 한다."

- 원세훈 원장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 대선 개입했다.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원세훈과 대화를 많이 했었다. 그분이 그런 일을 했을까 싶다. 왜 그러냐 하면, 국정원 직원들이 정치 개입한 사건에 대해 질문하면 바로 관계자에 대해 인사 조치를 해버리더라. 절대 개입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거다.

그런데 자기는 그렇게 정치 개입을 지시했을까. 의구심이 많다. 진짜 이중 플레이를 하면서 호박씨를 깠는가. 그렇지만 이미 정치 개입한 것이 나타났기 때문에 관련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NLL 회의록에 대해서는 원세훈이 줬는지 다른 라인에서 흘러 나왔는지 모른다. 김무성과 정문헌이 청와대가 보유하고 있던 걸 가져온 건지… 모르는 일이다."

- 김대중 대통령의 정상회담 회의록에 대한 발췌록, 10페이지 문건 있다고 하던데.
"김대중 대통령은 신중한 용어를 선택해서 쓰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다. 일일이 따지면 전두환 대통령이 김일성 주석에게 보낸 친서에 '경의를 표한다'고 쓴 것도 문제 삼을 수 있는 거 아니냐. 2002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독대한 박근혜 대통령은 '2세끼리 노력해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되도록 힘쓰자'고 했다는데, 모두 전체로 볼 때 남북 교류, 평화 통일의 일환이다. 그러니 야당과 국민들도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거다. 그런데 국정원과 새누리당은 2007 남북정상회담 부분을 잡아서 전체인 것 마냥 호도했다."

- 회의록 공개는 민주당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회의록 공개를 반대한 안철수 의원에게 미칠 영향은 무엇일까.
"민주당에 치명적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번 일의) 소득으로 본다. 솔직히 안철수 의원의 이념이 명확하지는 않았다. 최장집 교수가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이 돼서 조금 더 진보적으로, 야권으로 분류될 수 있겠지만…. 일단 안 의원이 한 발 늦었지만 국정원 국정조사도 찬성도 했고, 발언록 공개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야권과 뜻을 함께 가져가는 좋은 현상이다.

안 의원이 야권 내에 존재한다면 우리에게 좋은 자산이다. 최장집 교수도 선거 단일화 필요성도 열어두더라. 김대중 대통령도 연합 연대해서 단일화하라고 했다. 안철수 현상이건 안철수 본인이건 국민의 일정한 지지를 받고 있다면 그 자체를 인정해줘야 한다. 민주당과 함께 갈 여지를 만든다면, 그 자체로 긍정적이다. 안보 쪽으로 보수적이라는 걸 의심했지만 우리와 굉장히 가깝다는 걸 이번에 느꼈다."

- 결국 NLL 국면에서 안철수는 득을 봤지만 문재인 의원은 그 반대인 건가.
"그렇게 보면 안 되지. 문재인과 민주당에게 후폭풍이 닿지 않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내가 반대하면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거다. 누가 손해고 누가 이익이냐를 같은 야권에서 따지지 말아야 한다. 함께 경쟁하면서 격려하면서 이렇게 가야 한다. 문재인 손해고 안철수 이익이라고 말하면 나 쫓아내려고? 하하하."
#2007년 남북정상회담 #NLL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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