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이프저비스란 여객터미널 앞. 오전 페리를 놓치고 밤8시반까지 차안에서 기다려야했다. 주차된 차들이 그 뒤로 보이는 페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태승
밤 배를 타고 밤 9시가 넘어 도착한 페네쇼(Penneshaw)란 곳에서 킹스코트(Kingscote)란 지역으로 약 60km를 이동했다. 이곳에 숙소가 있었기 때문인데, 말이 나온 김에 소개하자면 킹스코트란 지역은 캥거루 아일랜드의 커머셜허브(commercial hub)란 규모에 비해 다소 거창한 별명이 붙어있는데, 이유는 섬 전체 인구의 절반이 거주하고 은행, 마트, 식당, 숙소 등 상가의 대부분이 위치한 곳이기 때문이란다.
그래 봐야 반 시간 안에 걸어서 다 돌아볼 수 있는 규모다. 도착한 숙소가 아늑하다. 늦은 밤인데도 친절한 호텔(호텔이라기보다 우리의 콘도 비슷하다) 주인이 우릴 정겹게 맞아준다. 라텍스 침대에는 전기 온도조절장치까지 있어 싸늘한 겨울밤이 두렵지 않다. 이곳은 6월부터 8월까지는 계절이 겨울에 속한다. 비도 자주 내리고 저녁이면 영상 7도 정도 되니 비도 내린 밤이라도 되는 날엔 뼛속까지 시리다는 말을 실감한다.
다음 날 아침 일찍 간단히 아침을 해먹고 여객선 터미널에서 구한 섬 지도를 펼쳐 든다. 구경할 곳이 많다. 동서남북으로 잘라놓고 보니 필자가 도착하고 숙박한 곳이 극동지역이다. 따라서 섬 중앙과 동쪽을 위주로 구경하기로 했다.
'리틀사하라'라고 불리는 사막과도 같은 거대한 모래밭이 있는 섬 남쪽(South Island)이나 깎아지른 절벽이 볼만하다는 섬 서쪽(Western Island)은 이동거리와 시간 관계상 과감히 포기. 아메리칸 리버(American River), 섬 전망대(Prospect Hill), 판다나 야생동물 공원(Parndana Wildlife Park) 등을 구경하기로 하고 차를 몰고 나갔다. 나가다 보니 섬사람들을 위한 공동묘지가 보인다. 비석에 새겨진 망자들의 연대를 보니 200년이 넘는 섬의 역사가 한눈에 보는 재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