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배다13D 내부. 5개의 연결된 충전지 묶음 가운데에 배터리 제조사인 LG전자의 제품 일련번호가 찍혀 있다.
김동환
고용량인 만큼 태블릿도 완전 충전이 가능했다. 구입한 지 2년 된 기자의 아이패드2는 1.25회 충전이 가능했다. 아이패드의 배터리 용량은 6600mAh. 갓 출시됐을 때보다 배터리 효율이 다소 떨어진 상태지만 리배다13D를 활용할 경우 15시간 이상 와이파이망 사용이 가능했다.
처음 완전충전을 시켰을 때의 용량과 완전방전을 10회 시킨 후 완전충전한 용량의 차이는 미미한 수준이었다. 같은 장소, 같은 기기로 측정한 결과 완전 충전된 10회차 리베다13D로는 대기 상태의 아이폰5를 5.26회 충전할 수 있었다.
동시 충전은 효율이 다소 떨어지긴 했지만 기대 이상이었다. 리배다13D는 두 개의 출력용 USB 단자에서 각기 다른 규격의 전류가 방출되기 때문에 두 개의 전자 기기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2A출력 단자에 아이패드2를, 1.2A 출력 단자에 아이폰5를 연결했더니 아이폰5는 대기 상태에서 완전 충전, 아이패드2는 72%까지 충전됐다. 다만 내부 회로 보호를 위해 최대 2.7A까지만 출력이 가능한 탓인지 동시 충전시에는 충전 속도가 더뎠다.
용량이 크다 보니 리배다13D를 충전하는데는 다소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5V 1A 규격 충전기로 6시간 30분 정도가 걸렸으며 PC USB 포트에 연결했을 때는 13시간 15분만에 완전 충전됐다.
고효율 LG, 삼성 배터리 쓰면서도 가격은 낮아기자는 직업상 사무실 안에 있기보다는 여러 현장을 종일 돌아다니게 된다. 이동하면서 취재하고 기사를 쓰려면 다양한 전자기기 사용은 필수다.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노트북 인터넷 신호를 잡아주는 와이브로 기기, 기사에 참고할 자료가 많을 때는 태블릿도 펼친다.
그런 점에서 큰 용량의 동시 충전 가능한 휴대용 배터리가 가방 안에 있다는 사실은 상당한 위안이었다. 특히 전기 소모가 빨라 평소 고작 6시간 사용하는 와이브로 기기를 하루종일 켜놓을 수 있다는 사실은 희열의 대상이기도 했다.
이런 장점을 알면서도 그동안 대용량 배터리를 구매하지 않았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가격이었다. 삼성, 소니 등 대기업 제품 중 쓸만한 용량이다 싶으면 10만 원이 넘어가곤 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소기업 제품들은 분해해보지 않으면 배터리 품질을 믿기 어려웠다.
개인 수제품으로 시작한 리배다가 단기간 내에 입소문을 퍼트릴 수 있었던 비결이 여기에 있다. 안전성이 검증된 삼성, LG 배터리를 사용하면서도 타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가격을 유지했기 때문. 용량 13000mAh인 리배다13D의 현재 가격은 39800원, 용량 9000mAh인 리배다9의 가격은 36800원이다. 특히 리배다9의 경우에는 열적, 기계적 안정성이 월등한 고가의 SRS배터리를 사용하고 있다.
판매 후 한 달 이내에 AS 요청이 오는 불량률도 전체의 0.15% 수준으로 낮다. 제품 마감도 육안으로 봐서는 무난한 편이다. 리배다 측은 이처럼 높은 가격대 성능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로 소규모 생산을 꼽았다. 하루 30여 개의 물량을 소화하는 지금은 사실상 가족 기업이라 추가 인건비가 없지만 역설적으로 판매가 더 늘어나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고용하게 되면 단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리배다13D에 독자적이고 획기적인 최첨단 배터리 기술은 없다. 다만 소비자의 욕구를 읽고 자신이 가진 적절한 수준의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제품의 기본 성능에 충실하고자 하는 의도는 십분 느껴졌다. 별다른 홍보수단이 없었음에도 제품을 직접 검색해 찾아오는 구매자들을 보면서 이 사례가 존재감 없는 한국의 소규모 제조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하나의 생존전략은 아닌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