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필자의 월간 무선 데이터 사용량. 3G에서 LTE로 전환한 지난해 12월 한도가 3배 늘면서 월간 데이터 사용량도 급증했다.
김시연
LTE 시대 데이터 사용량 급증... 문제는 와이파이야!
주변 사람들 사정도 비슷했다. LTE를 쓰는 회사 후배도 기본량이 6.5GB지만, 지난 5월 겨우 100MB 정도만 남았다고 했다. 여전히 3G 스마트폰을 쓰는 아내 역시 몇 달 전 500MB 데이터 한도를 초과해 매달 1~2만 원씩 추가 요금을 내기도 했다.
실제 지난 2011년 7월 3G보다 최대 5배 빠른 LTE 도입 이후 1인당 데이터 평균 사용량은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LTE보다 속도가 2배 빠른 'LTE-A(LTE 어드밴스드)' 시대에 열리면 데이터 사용량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처럼 데이터 사용량을 갑자기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데이터 용량이 큰 HD급 동영상이나 음악파일 실시간 감상, 고용량 사진 주고받기가 주범으로 꼽힌다. 3G 때는 답답한 속도 탓에 엄두도 내지 못하던 일들이 LTE 시대엔 자연스럽게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예전에 3G로 사진이나 음악 파일을 주고받으려고 하면 시간이 너무 걸려 중도 포기하기 일쑤였지만 LTE는 도중에 멈출 틈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동영상 재생 속도도 빨라 굳이 와이파이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상대적으로 느려진 와이파이도 한몫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지하철역이나 전동차처럼 사람이 많이 몰린 곳에선 이통3사가 제각각 제공하는 무료 와이파이 속도가 급격히 느려져 아예 꺼두는 이들도 많다. 결국, 와이파이 연결 상태가 좋은 곳에서조차 LTE 데이터에 접속하게 한다.
이통3사는 저마다 와이파이를 증설하고 속도를 개선하고 있다지만 LTE-A 조기 서비스나 광대역 주파수 확보 같은 돈 되는 일에 쏟는 열정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여기에 개인적인 이유도 있다. 요즘 들어 'USB 쉐어링'이나 '핫스폰' 사용도 늘었다. 취재 현장에서 노트북PC를 쓰다 보면 와이브로나 와이파이 접속이 안 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스마트폰을 '핫스팟'으로 활용하는데, 이때 소모되는 데이터 사용량도 적지 않다. 아무래도 PC에선 달리 고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별다른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또 최근 들어 아이폰 아이메시지나 페이스북, 카카오톡, 라인, 마이피플 같은 소셜 메신저 사용이 늘면서 고용량 사진이나 동영상을 주고받는 일이 부쩍 늘었다. 요즘 스마트폰 카메라도 보통 500만~800만 화소에 이르다 보니 사진 1장 용량도 1~2MB가 보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