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참의원 선거 최종 결과를 보도하는 NHK 홈페이지
NHK
일본의 연립여당인 자민당·공명당 연합이 21일 치러진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과반을 확보해 '1강 시대'를 열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전체 242석의 절반인 121석을 새롭게 뽑는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65석을 획득했고, 공명당은 11석을 얻어 합계 75석을 기록했다. 자민당·공명당 연합은 이번 선거 대상이 아닌 기존의 121개 비개선(非改選) 의석까지 합하면 총 135석을 확보하게 된다.
자민당·공명당 연합은 과반을 무난히 돌파하며 참의원의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개헌 발의 요건인 참의원 3분의 2 이상은 넘기지 못했고, 자민당의 단독 과반도 무산됐다.
비록 자민당에 정권을 내줬으나 참의원에서 다수당이었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창당 이후 최소인 17석을 얻는 데 그치며 비개선 의석 42석을 포함해 59석으로 대폭 줄어들면서 더욱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 중의원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일본 유신회는 하시모토 도루 공동대표의 일본군 위안부 망언으로 8석에 그치면서 선거 성패의 기준으로 거론되던 10석 이상을 달성하지 못했다. 반면 12년 만에 지역구 의석을 따낸 일본 공산당은 이번에 얻은 8석과 비개선 의석 포함 11석을 확보했고, 다함께당 역시 8석을 얻어 비개선 의석 포함 20석을 돌파해 중견 정당의 입지를 굳혔다.
이로써 자민당은 참의원과 중의원 모두 다수당에 오르면서 확고한 '여대야소' 구도를 이루게 됐다. 높은 지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지난 2007년 실각의 계기가 되었던 참의원 선거 참패를 설욕했고, 더욱 강력한 정책 추진력과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투표율은 기대보다 낮았다. 각 지역이 발표한 결과를 집계한 결과 이번 참의원 선거 투표율은 52.61%를 기록하며 2007년 58.64%, 2010년 57.92%보다 떨어졌다. 비록 1995년의 역대 최저 투표율 44.52%는 넘겼지만 전후(戰後) 3번째로 낮은 투표율에 그쳤다.
6년 전 참패 설욕... 장기 집권 발판 마련한 아베 내각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자민당 정권 출범 후 첫 전국 선거로 아베 신조 총리에 대한 '중간 평가'의 의미를 갖고 있다. 일본 의회에서 참의원은 중의원에서 결정하고 통과시킨 법안을 거부할 수 있는 통과 의례 역할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권한이 크지 않다.
그러나 4년 임기와 상관없이 총리의 뜻에 따라 수시로 해산될 수 있어 사실상 임기가 보장되지 않는 중의원과 달리 참의원은 6년의 임기를 보장받으며, 3년마다 전체 242석의 절반인 121석을 교체하는 선거를 치른다.
이처럼 3년마다 절반씩 '물갈이'를 하기 때문에 정권에 대한 심판 역할을 한다.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할 경우 더욱 막강한 힘을 얻게 되지만, 만약 패할 경우 급격한 지지율 하락과 중의원 해산으로 이어진다. 2006년 출범했던 '아베 1기 내각'도 이듬해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하며 1년 만에 사라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