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편 승인심사 검증 TF 2차 기자회견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5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전국언론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언론개혁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종합편성채널 및 보도전문 방송채널 사업자의 승인심사 2차 검증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종편과 보도채널 신청 사업자(MBN 제외)의 주주구성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유성호
검증TF에 따르면, 사업승인 신청 당시 총 385개 법인이 모두 1조993억7100만 원의 출자를 약정했지만, 이후 46개사가 당초 991억2000만 원이던 약정 금액을 822억3600만 원으로 줄여 출자했다. 120개사는 1606억300만 원의 출자 약정을 철회, 이를 대신해 92개사가 1594억7300만 원을 신규 출자하겠다고 약정했다.
종편 3개사 중 가장 변경 사항이 많은 사업자는 채널A였다. 총 3901억7100만 원을 출자하겠다던 184개 법인 중 79개사가 약정을 철회해 808억5300만 원의 투자 계획이 무산되기도 했다.
채널A는 이후 43개의 신규 법인주주로부터 915억7300만 원의 자금을 모집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주들이 참여했다"고 언론연대 등은 지적했다.
특히 '한화생명 신탁'에 돈을 위탁해 거액을 출자한 실제 투자자가 확인되지 않아 의도적으로 정체를 숨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승인장 교부 당시 채널A 법인주주 명단을 보면, 한화생명(당시 대한생명) 신탁 이 109억9000만 원을 신규 출자했다.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고객이 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면서 그 돈을 특정 기업에 투자해달라고 지정하는 방식이다. 즉, 채널A에 투자해달라고 한화생명 신탁에 부탁한 위탁자를 실제 주주로 봐야 한다.
그러나 한화생명 신탁의 위탁자가 누구인지는 명시되지 않아 실제 투자자를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채널A에 30억 원을 신규 출자한 SK증권 신탁은 'NH테크'라고 위탁자를 명시해 효성그룹 계열사인 '노틸러스효성테크'가 실제 투자자라는 사실이 확인된다.
검증 TF를 이끈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개혁연대 대표)는 "감독기관의 승인을 거치는 투자를 신탁을 통해 비공개로 진행하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왜 굳이 투자 주체를 숨겨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신탁 위탁자가 주요 주주와 특수관계일 경우 문제가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문제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라도 방통위가 위탁자의 실체를 확인해 공개해야 한다"고 답했다. 방통위는 일부 주주들의 과도한 영향력 행사를 막기 위해 종편 심사 당시 특수관계자 주주의 지분 참여를 제한했다.
금감원 공시에서도 확인 안 되는 기업도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