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연습하는 색칠공부색칠 공부에 재미를 붙이신 어머니
공응경
어머니는 종합병원을 퇴원 후 요양병원에 모셔졌다. 움직이지 못해 엉덩이에 큰 욕창이 생기고 치료받고 기어 다니길 1년이 지나 기적처럼 어머니는 걸어다니게 되셨다. 누워만 있어서 다리 근육이 너무 약해졌었는데, 이제 다리에 근육도 보인다. 3개월 전 어머니는 걷기 연습을 할 수 있는 큰 요양원으로 옮기셨다. 복도에 걷기코스가 그려져 있어, 복도를 왔다가갔다 하는 것만으로도 제법 운동이 된다고 하신다. 요즘은 색칠 공부에 빠져 내가 가면 자신이 칠한 종이를 잔뜩 가지고 와서 보여주신다. 오늘도 간식 많이 사가지고 오라고 전화가 왔다.
"바나나 우유 3개, 검은콩 두유 한박스, 초코파이 한박스, 지난번에 사온 두유 말고 한 통으로 된 검은통으로 말이야! 그리고 아이스크림이랑 과자도 사와!"어머니는 여전히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보다는 간식거리에 더 관심이 많다. 가끔은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기적같은 1년이 지나 어머니를 위한 과자를 고를 수 있음에 감사하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