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달러' 때문에 미얀마의 상징을 포기하다

[신선생의 미얀마 여행 ③]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인레 호수'로

등록 2013.08.14 17:07수정 2013.08.1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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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여행은 '양곤'을 축으로 파고다(불탑)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바간', 우 베인 다리에서 환상적인 일몰을 감상할 수 있는 '만달레이', 그리고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운 '인레 호수'를 돌아 양곤으로 원점 회귀합니다. 대부분 여행객들은 이 코스를 중심으로 일정을 계획합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바간, 만달레이 그리고 인레 모두를 계획하였지만 네팔 출국이 하루 늦어져서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여행은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여유 있게 진행하는 것이 원칙인데 짧은 시간에 무리한 일정을 계획한 저의 불찰이었습니다. 아쉬움이 많지만 바간과 만달레이는 포기하고 인레 호수만 여행하기로 하였습니다. 해발 880m에 자리 잡은 인레 호수는 연중 서늘한 기후와 많은 볼거리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양곤에서 인레 호수에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버스를 이용하면 요금이 저렴하지만 20시간 전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더구나 도로 교통이 발달하지 못해 강한 의지와 인내력을 요구할 것입니다.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면 비용은 많이 들지만 50분이면 인레 호수 인근의 헤호 공항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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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비행기 앙증맞은 국내선 모습 ⓒ 신한범


저는 짧은 일정 때문에 비행기를 이용하기로 하였습니다. 헤호행 비행기는 가급적 오후에 탑승하는 것이 좋습니다. 양곤을 기점으로 오전에는 양곤을 출발한 비행기가 바간, 만달레이, 헤호를 거쳐 양곤으로 회항하며 오후에는 역방향으로 비행기가 돌아옵니다.

양곤 시내 관광

비행기 출발 시간이 오후라 숙소 근처에 있는 깐도지 호수와 쉐다곤 파고다를 관광하기로 하였습니다. 두 곳 모두 양곤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숙소에서 걸어서 갈 수 있습니다. 먼저 깐도지 호수로 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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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도지 호수 저 멀리 쉐다곤 파고다 모습이 ⓒ 신한범


깐도지 호수는 양곤 시내 최고의 전망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호수는 약 2500년 전, 쉐다곤 파고다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흙을 퍼 올리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인공호수지만 울창한 숲과 산책로가 있어 양곤 시민들의 휴식 장소로 사랑받는 곳입니다.


오전 시간인데도 호수에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선·후진국의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산책로 여기저기서 조깅, 에어로빅, 봉체조를 하고 있습니다. 호숫가 후미진 곳에서는 청춘남녀들이 데이트를 즐기고 있네요.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한 듯 양산으로 가린 모습이 애틋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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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체조 하는 아주머니들 깐도지 호수에서 ⓒ 신한범


일행 중 한 분이 뛰어난 교섭력으로 트럭을 픽업하였습니다. 우리는 산책을 포기하고 트럭 화물칸에 승차하여 쉐다곤 파고다로 향했습니다. '파고다'는 탑 모양으로 높게 지은 불교 사원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사원은 미얀마 불교의 상징이자 세계 불교도들의 성지입니다. 석가모니가 생존했던 시절에 지어진 세계 최초의 불교사원으로 불교도뿐만 아니라 여행자들도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입니다.


'1달러' 때문에

파고다는 높이 98m의 견고한 벽돌 탑 둘레에 금을 씌웠고 외벽의 금판은 13000여 개로 무게가 60톤이 넘는다고 합니다. 불탑 꼭대기는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4천개로 장식돼 있으며 이곳에는 부처님의 머리카락과 사리가 안치돼 있습니다. 불탑 주변은 60여개의 크고 작은 불탑과 80여개의 법당이 둘러싸고 있어 화려함과 웅장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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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다곤 파고다 미얀마 사람들의 불심... ⓒ 신한범


사원 참배는 생각지도 않은 문제로 포기하였습니다. 문제는 매표소에서 발생하였습니다. 내국인은 입장료가 무료지만 외국인은 1인당 5000짯(미얀마 화폐 단위) 또는 5달러(당시 환율은 1달러가 820짯)라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매표소 직원은 5000짯 혹은 6달러를 요구하였습니다. 환율 변화를 감안한 직원의 제의입니다. 그렇지만 매표소의 입간판에는 분명 5달러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우리가 게시된 5달러를 지불하겠다고 하자 입장할 수 없다고 합니다. 1달러에 목숨을 건 것은 아니었지만 매표소 직원의 언행이 괘씸하여 입장을 포기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인레 호수'를 가기 위해 '헤호'로

숙소에 돌아와 점심을 먹고 헤호로 가기위해 공항으로 나갔습니다. 국내선 청사 모습은 우리나라 시골 역사 같았습니다. 소박하게 생긴 직원이 수작업으로 탑승권을 발급하고 있었으며 탑승권과 함께 가슴에 조그마한 스티커를 붙여 줍니다. 탑승 시간이 되면 공항 직원이 행선지를 표시한 피켓을 들고 공항 안을 돌며 안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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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미얀마 국내선 수속 모습 ⓒ 신한범


인레 호수는 미얀마 북동부 해발 880m의 고원지대에 자리 잡은 하늘호수입니다.  50분 정도 비행하자 인레 호수와 황토빛 토양을 지닌 평야 지대가 보입니다. 헤호에 도착한 것이지요. 헤호는 미얀마 고원지대인 샨주(州) 따웅지 외곽에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이곳 공항을 이용하여 관광객들은 30km 정도 떨어진 인레 호수로 이동해야 합니다.

인레 호수를 가기 위해서는 헤호에서 낭쉐(인레 호수를 품고 있는 마을)로 이동해야 합니다. 대중교통이 발달되어 있지 않아 대부분의 여행객은 택시를 이용합니다. 택시 기사들의 담합으로 독점시장을 형성하였기에 요금 흥정은 공염불일 뿐입니다. 요금을 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여행자들을 모아 택시나 봉고에 한 명이라도 더 승차시키는 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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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쉐' 입구 인레 호수를 품고 있는 마을 ⓒ 신한범


낭쉐에 도착하였습니다. 여행을 떠나기 전, 이곳에서 제가 가입한 히말라야 관련 카페 회원들을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약속된 숙소에 도착하니 6명의 회원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제 일행이 10명이 되었습니다. 혼자 떠난 여행이었는데 일개 분대 병력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번 겨울, 많은 카페 회원들이 네팔이 아닌 미얀마를 선택하였습니다. 모두 미얀마는 초행이었습니다. 저와 함께한 분들을 제외하면 미얀마를 여행한 것이 10일이 넘었습니다. 그들에게 미얀마에 대한 소감을 물어 보았습니다.

6명 회원들의 대답의 공통점은 '사람'이었습니다. 미얀마가 아름다운 것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이나 문화유산이 아닌 사람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종교와 삶이 분리되지 않은 미얀마에서 불교는 그들의 정신세계이며 생활입니다. 부처님의 미소를 닮은 미얀마 사람들은 욕심 없이 자연의 순리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말씀하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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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미소 사람이 아름다운 미얀마 아이의 미소 ⓒ 신한범


저도 사람이 아름다운 미얀마의 매력에 빠져 보고 싶습니다.
#미얀마 #양곤 #헤호 #인레 #깐도지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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