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치밀한 '꼼수'... 너무 비교됩니다

[방송3사 뉴스 한눈에 보기] 방송사 '4만 촛불' 또 외면

등록 2013.08.16 09:14수정 2013.08.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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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에 납치된 민주주의 찾기' 7차 범국민촛불대회 14일 오후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에서 국정원 정치공작 대선개입 규탄 제7차 범국민촛불대회가 열렸다. ⓒ 권우성


'혹시나'했는데 '역시나'였다. 14일 저녁 서울광장에서는 주최 측 추산 4만 개의 촛불이 켜졌다. 10만 시민이 국정원 규탄에 서명했고, 대구에서 506인의 사제와 수도사들이 시국선언을 했다.

하지만 방송3사 메인뉴스에서는 촛불을 보기 어려웠다. SBS가 23번째 꼭지로 '국정원 대선개입규탄 촛불집회, 1박2일로 진행'을 23초 동안 보도했을 뿐이었다. 기자의 리포팅은 없었고, 참석인원이나 참가자 발언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참여연대 외 284개 시민단체로 이뤄진 '국정원 시국회의'는 14일 서울광장에서 7차 촛불집회를 열었다. 약 4만 명(경찰추산 7500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광복절을 앞두고 열린 이번 집회는 저녁 7시부터 다음날(15일) 새벽 4시까지 1박 2일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서울광장에서는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3기 통일대행진단이 '국정원 규탄-민주주의 수호 10만 시국선언 서명 달성'했음을 알리는 기자회견이 있었다.

대구에서는 506명의 사제와 수도사들이 국정원 규탄 시국선언에 동참하기도 했다. 1911년 대구교구 출범 이후 첫 시국선언으로, 102년 만에 처음으로 거리에 나선 것이다. 보수적인 지역에 있는 이들이 움직이자 대전, 원주, 서울 등에서도 천주교 사제들의 시국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SBS의 '워터파크 비밀' 보도

SBS <8시뉴스>는 이날 물놀이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보여줬다. 11번째 기사로 '물 안에서 소변 보고... 한강수영장 수질 비상'을, 14번째 기사로 '짜릿한 물놀이... 워터파크 황금 각도의 비밀'을 보도했다. 특히 이 보도에서는 워터파크의 미끄럼틀을 집중조명하며, 안전하고 스릴있는 미끄럼틀의 설계과학을 파헤쳤다.


이를테면 "슬라이드와 지표면의 각도를 9도에서 12도 사이로 설계해야" 안전하고도 짜릿한 미끄럼틀을 만들 수 있으며 "몸이 무거울수록 더 빨리 내려온다"는 내용이었다. 총 2분 14초 분량의 보도로 이날 촛불집회 단신이 23초 보도된 데 비해 약 6배 많았다. 보도 순서도 촛불집회 단신보다 9번째나 빨랐다.

KBS<뉴스9>은 촛불집회는 보도하지 않았지만, 촛불집회 참석인원에 대한 의혹은 보도했다. 주최 측과 경찰의 집회 참가인원 추산이 엇갈리는 이유를 한 꼭지로 보도한 것이다. 22번째로 보도된 '만6천 vs 6만... 집회 참여 인원 수의 진실은?' 기사에서는 10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던 국정원 시국회의 주최 6차 촛불집회 영상을 사용했다. 같은 날 맞불집회를 놓았던 보수단체의 서울 을지로 집회 화면도 함께 내보냈다.


기사는 면적 대비로 계산하는 경찰 방식과 집회 중간에 온 사람이나, 조금 더 일찍 가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주최 측의 방식을 비교했다. 이후 미국의 정치집회에서 참가자수 논란이 일었던 사례를 언급했는데, 주최 측은 30~65만이라 밝혔지만 항공촬영 결과 8만7000명이었다는 내용이었다.

MBC <뉴스데스크>는 사태가 심각하다. 촛불집회나 시국선언 관련 보도만 없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여당을 편드는 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 이날 국정조사 특위에서는 증인 출석을 거부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에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고, 16일 청문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MBC는 이를 "격론 끝에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이면서, 여야는 두 증인의 출석을 요구하는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사실이 아니다. 국정조사 특위가 두 증인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한 것은 지난 7일 합의에 따른 것이었고, 표결을 거친 결정이었다.

MBC의 교묘한 여당 편들기

특위는 위원장 포함 여야 의원 각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중 야당 9명은 모두 동행명령장 발부를 찬성했고, 새누리당 의원 5명이 반대, 2명이 기권했다. 2명은 불출석했다. 결국 MBC가 말한 "새누리당이 민주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것은 2명이 기권하거나, 불출석했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인데 과도하게 여당에 우호적인 해석이다. KBS <뉴스9>과 SBS <8시뉴스>는 같은 소식을 보도하면서 표결 결과를 함께 전했다.

또 MBC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정부를 흔들어서 어떻게 하면 혼란에 빠뜨릴까 국민들은 안중에 없는 민주당의 꼼수가 배어있는 국정조사입니다"라는 이장우 새누리당 의원의 발언을 뉴스 초반에 배치했다.

같은 보도에서 KBS와 SBS는 새누리당 입장으로 권성동 의원이 "동행명령장 발부 전 증인 출석을 위한 정치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전제 조건을 말하는 부분을 인용했다. 특위 내 여야 갈등을 설명하는 장면으로는 다른 의원 발언 장면을 배치했다.

MBC의 '꼼수'가 확 드러나는 지점이다.
#뉴스모니터링 #KBS 뉴스9 #SBS 8시뉴스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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