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함 돋보이는 LG 번들이어폰... 연이은 '대박' 칠까?

[오마이뷰] LG전자 이어폰 쿼트비트2, 고음 줄이고 저음 늘렸네

등록 2013.08.19 13:54수정 2013.08.19 13:54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a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 '쿼트비트2'.

LG전자의 새 스마트폰 번들 이어폰 '쿼트비트2'. ⓒ 김동환


이어폰을 꽃고 '재생'을 누르자 전작에 비해 상당히 정제된 파형이 귓속을 채웠다. 모범생이 된 재능있는 불량학생을 보는 느낌이었다. 튀던 고음은 확실히 잡혔고 미약하던 저음은 존재감이 좀 더 커졌다.

LG전자의 두 번째 스마트폰용 번들이어폰 '쿼트비트2'가 공개됐다. 새 스마트폰 G2와 함께다. 혹자는 소개 순서를 바꾸는 게 상식적이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이어폰 시장에서 만큼은 그렇지가 않다.

이 제품의 전작인 '쿼트비트1'은 번들(공짜) 이어폰이라는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비를 갖췄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몇 차례 판매매진 행진을 이어갔던 전력이 있다. 후속작인 이 제품에 국내 이어폰 동호인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착용감 높인 디자인, 이어팁 챙기는 세심함 ↑

쿼트비트2 역시 전작처럼 귓속으로 이어폰 몸체(인클로져)가 들어가는 인이어(In-Ear) 방식의 이어폰이다. 칼국수면처럼 생긴 특유의 이어폰 줄도 여전하고 이어폰 단자도 그대로 'L'자를 유지하고 있다.

외형적으로 바뀐 것은 세 군데다. 우선 원기둥형이던 인클로져가 목이 꺾인 술병 모양으로 바뀌었다. 소리를 만드는데 필요한 인클로져 크기를 유지하면서도 착용감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다. 전체가 금속이던 인클로져 재질도 절반은 플라스틱으로 대체됐다.

이어폰 줄 위에 장착됐던 안드로이드용 콘트롤러에는 볼륨 버튼 2개와 재생/멈춤 버튼 1개가 달려있다. 콘트롤러 뒤에는 음성 통화용 마이크 구멍이 뚫려 있다. 이어폰 길이에 비해 다소 콘트롤러가 커진 감이 있지만 사용 편의 면에서는 개선된 부분이다. LG 스마트폰 번들이어폰인 만큼 이 콘트롤러의 볼륨 버튼은 아이폰에서는 작동하지 않는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인클로져에 부착하는 실리콘 이어팁이다. 인이어 이어폰에서 보편적으로 쓰이는 규격의, 각기 크기가 다른 이어팁 3종류가 동봉되어 있다. 인이어 방식의 이어폰은 설계상 이어팁이 귓속 길(이도)를 빈틈없이 막아줘야 제대로 된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데 전작인 쿼트비트1의 경우 평범한 사람의 귓속과는 거리가 먼 상당히 열악한 재질의 이어팁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빈축을 샀었다.

이어폰 인클루져에 새겨진 'LG' 마크도 그다지 도드라지지 않는다. 쿼트비트1의 성공 이후 출시됐던 스페셜에디션 제품에 빨간색으로 크게 'LG' 마크를 넣었다가 '부담스럽다'는 소비자들의 원성을 들었던 게 반영된 듯 하다.


지나친 고음 줄이고 부족한 저음 소폭 늘려...전작보다 편한 소리

LG전자 측에서는 그동안 쿼트비트1의 외형적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을 거의 모두 수정했다. 쿼트비트2의 겉모습만 봐도 소리가 짐작됐던 이유다. 쿼트비트1에서 지적됐던 것은 쏘는 듯한 고음과 부족한 저음. 이 부분들 역시 후속작에서는 기계적인 보정이 이뤄졌다.

가장 큰 차이는 고음이다. 고음 중에서도 특히 5KHz~8KHz 사이의 재생특성이 급격히 줄었다. 이런 점은 주파수 응답특성(Cumulative Spectral decay, CSD) 측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주파수 응답특성이란 스피커, 이어폰 등 음향기기가 출력하는 소리가 인간의 가청 대역 주파수인 20Hz~22KHz 범위 내에서 어떤 수준인지를 측정한 값을 말한다. 측정자료는 음향기기 전문 사이트인 '골든이어스'의 장비를 이용한 것이다.

a  쿼트비트1, 쿼트비트 스페셜에디션, 쿼트비트2의 주파수 응답특성 비교. 붉은색이 쿼트비트1, 파란색이 스페셜에디션, 녹색이 쿼트비트2다.

쿼트비트1, 쿼트비트 스페셜에디션, 쿼트비트2의 주파수 응답특성 비교. 붉은색이 쿼트비트1, 파란색이 스페셜에디션, 녹색이 쿼트비트2다. ⓒ 골든이어스


위 그래프는 쿼트비트2의 주파수 응답 특성을 쿼트비트 1과 비교해서 나타낸 것이다. 그래프 세로축의 0은 원래 소리인 '원음'을 의미한다. 이 축에서 멀어질수록 원음재생능력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출시 순서대로 붉은색 실선은 '쿼트비트1', 파란색 실선은 '쿼트비트 스페셜에디션', 녹색 실선은 이번에 출시된 쿼트비트2의 주파수 응답특성이다.

그래프를 보면 쿼트비트2는 5K에서 8K 사이의 측정값에서 기존 제품들과는 큰 차이를 나타낸다. 이 음역대는 특유의 쏘는 듯한 고음이 발생하는 구간으로, 과도하게 강조할 경우 듣기 거북한 느낌을 주거나 쉽게 귀가 피로해지는 단점이 있다. 쿼트비트1 사용자 중에서 이런 점을 불편해하던 사용자들은 보편적으로 쓰이는 실리콘 이어팁을 사용하지 않고 고음 상쇄 효과가 있는 스폰지 재질의 폼팁을 따로 구입해 사용하기도 했다.

반면 이 부분을 쿼트비트의 개성으로 받아들이고 선호하는 사용자도 있었다. 이 구간은 고음 악기인 드럼의 하이앳이나 스네어, 피아노의 고역대 소리에 해당하는데 이런 악기들의 존재감이 적당히 도드라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좀 아쉽게 된 셈이다.

또 한 가지의 변화는 전작에 비해 저음이 보다 강조됐다는 점이다. 그래프를 보면 스페셜에디션 제품부터 더 낮은 저음이 소폭 강조되는 방향으로 튜닝이 된 것을 알수 있다. 이 구간에 해당하는 악기는 콘트라바순, 콘트라베이스 등이지만 굳이 이 악기가 쓰이는 곡을 재생하지 않더라도 전반적으로 저음이 묵직해졌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있는 수준이다.

a  쿼트비트2의 주파수 감소 경향 그래프.

쿼트비트2의 주파수 감소 경향 그래프. ⓒ 골든이어스


위 그래프는 쿼트비트2의 주파수 감소경향(Cumulateive Spectral dacay, CSD)을 나타낸 것이다. 주파수 감소 경향이란 음이 재생된 후 시간이 지나면서 소리의 크기가 감소되는 경향을 말한다.

그래프에서 언덕처럼 보이는 부분이 고르게, 급격한 경사를 그릴수록 재생되는 음이 명징하고 타격감이 좋다. 쿼트비트2의 그래프를 보면 기본적으로 등고선이 상당히 균일한 간격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저음이 강화되면서 전작에 비해 저음의 잔향감이 오래 지속되는 것도 특이점이다.

리뷰를 진행하면서 인상깊었던 노래는 역시 성시경의 '희재' 였다. 이 곡은 가수의 창법 특성상 '치', '쉬' 등 치찰음에 해당하는 발음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쿼트비트1과 쿼트비트2의 차이를 바로 느낄 수 있다. 쿼트비트1에서는 가수의 목소리가 일부 부분에서 다소 거북하게 들리는 반면 쿼트비트2에서는 전 부분이 자연스러운 느낌이다.

LG 스마트폰 G2 '고음질' 콘셉트에 '날개' 될까

기자는 개성있는 이어폰을 좋아한다. 오디션 프로를 보는 대중들이 독특한 경력의 실력있는 출연자에 열광하는 이유와 비슷한 까닭에서다. 쿼트비트2를 처음 들었을 때 모범생이 된 재능있는 불량학생이 떠오르며 약간의 아쉬움을 느껴졌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쿼트비트2는 확실히 가격에 비해 뛰어난 원음재생력을 가진 이어폰이지만 스스로 '막귀'를 자처하는 일반 대중이라면 그 가치를 알아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평소 전 음역대를 고루 잘 재생하는 이어폰을 찾고 있던 소비자들에게는 상당히 매력적인 상품일 것으로 전망된다. 쿼트비트2의 이번 변화가 거의 소비자들의 중복된 요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LG전자는 이번에 스마트폰 G2를 출시하면서 '고음질'을 하나의 콘셉트로 잡았다. CD 음질을 넘어 스튜디오 녹음 수준인 24비트 192KHz 하이파이 사운드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고음질의 파일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음역대에서 출력기기의 성능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G2의 번들이어폰인 쿼트비트2가 이같은 성향을 가지게 된 주된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 측은 쿼트비트2를 8월 말부터 G2를 구입하지 않은 소비자들에게도 별도 판매할 예정이다. 예정 출시가격은 2만 5000원 내외다. 
덧붙이는 글 기자의 귓구멍이 다소 넓은 편입니다. 쿼트비트2에 동봉된 실리콘 이어팁 중에는 맞는 게 없었기 때문에 동일한 재질의 개인용 이어팁으로 리뷰를 진행했습니다. 쿼트비트1 사용자 중 폼팁, 특히 컴플라이 폼팁을 쓰셨던 분들은 이 제품부터는 실리콘 팁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쿼트비트2 #LG전자 #G2 #골든이어스 #번들이어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경남, 박근혜 탄핵 이후 최대 집회 "윤석열 퇴진"
  2. 2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V1, V2 윤건희 정권 퇴진하라" 숭례문~용산 행진
  3. 3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4. 4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5. 5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