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물이 넘치자 논에 있던 논고동들이 경계를 넘어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고 있다.
이상옥
고성군에는 생명환경농업 도입 첫해인 2008년에는 163㏊이던 것이 이듬해인 2009년 559㏊로 급증했고, 2010년 570㏊, 2011년 612㏊, 2012년 617㏊, 2013년 620㏊로 꾸준히 늘어 농가수도 첫해 295농가이던 것이 지금은 1천 농가에 달한다는 전언이다.
고성군 생명환경농업은 벼농사가 주종이었지만 참다래를 비롯한 딸기 등의 타 작목반도 운영되고 있고 소와 돼지 등 축산분야도 지역 내 보급을 위해 군에서 시험 사육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고성생명환경농업이 수년 내에 이만큼 뿌리를 내리게 된 것은 이학렬 고성군수의 확고한 신념과 리더십의 결실이 아닌가 한다. 기회가 닿는 대로 이학렬 군수는 대학, 공무원교육원 등에서 특강을 통하여 WTO 체제하의 무한경쟁, FTA 체결 등으로 위기를 맞은 한국농업의 미래가 '생명환경농업'에 있음을 역설한다.
오늘날 우리의 생활공간에 빚어지고 있는 공해, 오염, 자연파괴의 문제는 우리의 일반적인 사회관계가 견디기 어려울 만큼의 적의와 긴장에 차있을 뿐더러 우리의 사회상황이 극심한 부패와 윤리적 타락으로 고통 당하고 우리 각자의 내면이 날로 피폐해져 가고 있는 상황에 정확히 대응한다고 할 수 있다.
위 글은 김종철이 1991년 <녹색평론> 창간사에서 한 말이다. 20여 년이 지난 오늘 다시 읽어보니 더욱 실감이 난다. 오늘의 환경문제는 단순히 외부환경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신환경의 오염과 대응한다. 오늘날 언론지면에서 대서특필되는 엽기적인 살인 같은 비인간적 폭력성은 날로 피폐해져 가는 도시나 농촌의 환경문제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나는 고향 들녘을 산책하다가 벼포기에 붉게 피어 있는 논고동알을 보며, 또 마치 우물물처럼 맑은 논물을 보면서 내 마음의 무한한 정화를 느꼈다.
고성생명환경농업이 단순한 농법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21세기 삶의 패러다임을 대 전환하게 하는 한 단초로 기능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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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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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나라' 고성 들녘에는 논고동알이 꽃처럼 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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