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고북 토루군
이상기
위로 올라가면서 승계루(承啓樓), 세택루(世澤樓), 교복루(橋福樓), 오운루(五雲樓), 오각루(五角樓) 등 토루군을 볼 수 있다. 고북 토루군은 길 건너편 현대적인 건물과 공존하고 있어 고북촌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자료에 따르면 고북 토루군의 특징은 고박(古朴)한 건축, 응중(凝重)한 조형, 심원(深遠)한 문화에 있다. 이를 해석하면 오래되고 소박하며, 장중하고 깊이가 있다는 뜻이 된다. 고북 토루군은 16세기에 지어지기 시작해 20세기까지 그 전통이 이어졌다.
나는 관망대에서 산길을 따라 승계루로 내려간다. 승계루는 복건 토루 중 그 규모가 가장 커서 토루의 왕(福建土樓王)으로 불린다. 4층이며 토루의 지름이 73m, 둘레가 229m, 부지면적이 5376㎡에 이른다. 토루 내부의 둥근 건축이 4개의 고리(環)를 이루고 있어 더 복잡하고 웅장하다.
청나라 강희 48년(1709년)에 완성되었으니 그 역사가 300년이 넘는다. 승계라는 이름은 '승전조덕근화검(承前祖德勤和儉) 계후손모독여경(啓後孫謀讀與耕)'의 첫 글자에서 따 왔다. 선조의 덕과 근검정신을 이어 받아, 후손들은 주경야독을 실천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