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서(處暑) 절기인 오늘은 전국이 흐린 가운데 곳곳에 100㎜ 안팎의 제법 많은 비가 내리겠다.
온케이웨더 정연화기자
처서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계절의 순행을 드러내는 절기이기도 하다. 올 처서 절기의 날씨는 어떠할까.
기상청에 따르면 오늘은 전국이 흐린 가운데 곳곳에 100㎜ 안팎의 제법 많은 비가 내리겠다. 이번 비는 아침에 경기 북부지방부터 그치기 시작해 서울을 포함한 경기, 강원도는 오후에 대부분 그치겠지만 충청이남지방은 모레(24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 대구 30℃, 광주·전주 29℃, 대전 28℃ 등 어제보다 2~3℃ 가량 낮아져 폭염의 기세는 비로소 한풀 꺾이겠다. 하지만 한낮 기온은 30℃ 안팎이 예상되면서 더위의 기운은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처서 때 비오면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 못 면한다" 처서 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한다. 처서 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처서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는 처서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이다.
특히 농부들은 농사의 풍흉에 대한 관심이 매우 크기 때문에 처서 무렵의 날씨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인지 이와 관련된 농점(農占)도 다양했다. 처서에 오는 비를 '처서비(處暑雨)'라고 하는데 처서비를 가리켜 '십리에 천석 감한다'라고 하거나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든 쌀이 줄어든다'라고 표현했다. 이는 처서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 나락이 입을 벌려 꽃을 올리고 나불거리게 되는데 비가 내리면 나락에 빗물이 들어가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썩기 때문이다. 처서 무렵의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말들로 선조들이 몸소 체험으로 알게 된 삶의 지혜가 반영돼 있다.
한편 처서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를 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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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속담] "처서 지나면 모기도 입 비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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