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전체가 야영지이자 낚시터인 마진도

[한국의 섬⑤] 장산도의 부속섬

등록 2013.08.24 16:27수정 2013.08.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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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항에서 출발하는 낙도보조선 신해 7호와 10호는 해남군, 진도군 진도근 조도군도 섬들을 오고 간다.


목포에서 진도 조도를 향하여 오전 8시 30분에 출항해서 몇몇 섬을 들른 다음, 10시 정도에 마진도에 도착한다. 이 배는 32개의 아주 조그마한 섬들을 돌면서 섬사람들의 발이 되어준다. 목포에서 마진도 가는 배는 오전에 어어 오후에 또 한 차례 있다.

차도선인 신광페리호가 하의도를 가면서 오후 2시 30분에 출항하면 1시간 30분 후에 이곳에 도착한다. 목포에서 오는 배가 오전 10시와 1시에 들어오고, 다시 목포로 가는 배는 3시 30분, 5시에 나간다. 목포가 생활권인 마진도 주민들은 목포에 가면 반드시 일박을 하고 오기 때문에 가난한 섬 주민들에게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a 선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마을   배에서 내리면 1km정도 걸어서 마을로 간다.

선장에서 바라다 보이는 마을 배에서 내리면 1km정도 걸어서 마을로 간다. ⓒ 이재언


면적 1.079㎢, 해안선 길이 7.5㎞, 마진도는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29㎞, 진도에서 남동쪽으로 4.2km 해상에 위치해 있다. '마진도(馬津島)' 이름이 담고 있는 것처럼 마을 뒷산의 바위가 말처럼 생겨서 붙여진 지명이다. 좌우로 나지막한 산이 있고 그 가운데에 마을이 있다.

언뜻 보기에는 섬이 하나로 보인다. 최고높이는 74m이며, 동서로 긴 2개의 구릉지가 연결되어 동서 2m, 평균너비 200m의 길쭉한 형태를 이루고 있다. 처음 섬에 들어온 시기는 1635년 경으로 김해 김씨 김형오가 나주에서 난을 피해 이곳에 들어와 정착하였다고 한다. 그 후 전주 최씨, 달성 서씨 등이 이주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다고 전해진다.

생활


마진도는 어미섬 장산도와의 거리가 불과 0.5km인데 행정구역이 잘못되어 1969년도까지 진도군에 속하여 큰 고통을 치러야 했던 섬이다.

4·19 무렵 신안군이 창군할 당시에 바로 인접한 신안군 장산면에 편입되어야 하는데, 진도군 편입되고 말았다. 진도의 행정관리들은 1년에 단 한 번도 들르지 않고 주민들도 이장 외에는 군이나 면에 찾아가지 않는 의붓자식 같은 섬이 되어버렸다.


지역사정을 잘 모르고 탁상행정을 했기 때문에 발생한 일을 억울하게 6년 동안이나 겪어야 했던 섬이다. 마진도에는 전성기였던 1973년도에 최고 57가구 327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50여 가구 8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그나마 상주하는 인구는 60여 명이고 대부분이 60세 이상 노인들이다. 1970년대까지 보리농사로 유명했던 마진도는 공급과잉으로 보리농사가 시들해지면서 김 양식으로 전환했다가 포기한 지가 오래이다. 이제 70여 명의 주민들은 마늘과 양파 등 농사로 겨우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

방파제는 기역자 형태로 되어 있다. 방파제 끝 왼쪽에는 경사제가 있어 철부선이 닿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선착장 옆에 판넬로 된 대합실이 있다.

a 마늘밭 전경  밭에서 일하시고 돌아가는 주민

마늘밭 전경 밭에서 일하시고 돌아가는 주민 ⓒ 이재언


선착장에는 하루에 세 차례 정도 장산도 축항 선착장을 다니는 도선이 있다. 이 배는 마을 이장님이 직접 운항하는데, 승객이 있을 때만 운항한다. 해안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앞에 다리가 있다. 두 개의 섬이 다리로 연결이 된 것이다. 다리는 완전히 바다의 물길을 끊은 것이 아니라 교각 아래에 물이 흐를 수 있도록 구멍을 만들어두었다. 그러나 그 크기가 작아 효과가 그다지 크지 못할 뿐이다. 선착장이 있는 섬은 '내항도'이다.

마진도가 너무 수심이 낮아 이 섬을 통해 큰 배가 드나든다. 이 섬에는 1톤 미만의 배가 10여 척이 있다. 그러나 마진도 역시 어업보다는 논과 밭농사로 생업을 꾸려가고 있다. 한때 주섬인 장산도가 바람을 막고 있어, 예로부터 이곳은 김 양식의 최적지로 각광을 받았다.

신안 일대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였지만, 지금은 김 양식이 사양길로 접어들어 한 집도 김 양식을 하지 않는다. 이 섬은 매우 작고, 아담하여 1시간 30분이면 섬 한 바퀴를 돌 수 있고 섬 전체가 아름다운 산책로인 셈이다. 이름 붙은 해수욕장은 없지만 물놀이할 만한 아늑한 모래사장은 있다. 섬주민의 주업은 농업이며, 주로 밭농사를 많이 한다.

전답이라야 22정보로 그다지 크다 할 수는 없다. 그래도 집집마다 열무를 500평 이상씩 재배해 여름소득이 높다. 또한 섬이 내해에 자리잡아 비교적 교통이 좋고 어업이 발달한 곳이다. 신안에서 해태 생산량이 5위에 이를 정도로 해태 생산량이 많은 곳이다.

마진도 사람들은 진취적이고 환경을 개선해보겠노라는 의지가 매우 강한 섬이다. 신안군 교육청은 마진도 학교를 문교부의 지역사회 개발 연구학교로 지정할 만큼 의욕적인 섬이다. 그러나 이 조그마한 섬에 씨족이 10여 개나 모여 의견이 분분하여 통일된 의견을 쉽게 도출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는 행복한 고민을 갖기도 하는 섬이다.

a 흙과 돌로된 담 옛집과 담쟁이 그리고 흙과 돌로된 집이 이체롭다.

흙과 돌로된 담 옛집과 담쟁이 그리고 흙과 돌로된 집이 이체롭다. ⓒ 이재언


섬 둘러보기

마을 입구에 갈림길이 있는데, 직진하면 마을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돌면 해안길이다. 집과 논은 도로를 경계로 갈린다. 논은 방사선형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둘레에 집들이 있다. 큰 길을 중심으로 집집마다 이어지는 골목이 있는데, 골목길 끝에는 밭으로 이어진다. 논을 가르는 밭길 중간에 비석이 한 기 세워져 있다. 홀쭉하지만 제법 높은 비석인데 '시혜추모비'다.

동쪽으로 시멘트길이 길게 이어진다. 그러나 밭만 있을 뿐 집은 없다. 길 따라 계속해서 내려가면 모래해안, 곧 자그마한 마진도 해수욕장이 나온다.

경로당과 보건진료소 그리고 교회를 연이어 지나쳐 오르면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다. 이 섬은 산길도 잘 조성되어 있다. 섬 전체가 아름다운 산책로인 셈이다. 실제로 섬내 1.2km의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교회 옆으로 난 밭길로 해서 내려가면 학교터가 나타난다. '장산동초등학교 마진분교'. 제법 넓은 운동장에 건물이 깨끗한 편이다. 거기에다 위치도 바닷가와 접해 있다. 공을 차면 바닷물에 퐁당 빠지기 쉬운 섬마을 학교다. 섬마을 학교라고 해서 운동장에서 공을 차면 퐁당 하고 바닷물에 빠지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마진도만큼은 100% 그런 곳이다.

소외된 섬마을 학교가 너무 많다. 필자로서는 아무리 많다 해도 기어이 그곳을 방문하여 사진도 찍고 글을 써서 기록에 남기고 싶다. 이 학교 역시 본교에서 분교로, 분교에서 폐교가 되었다. 1986년에 건립되었던 학교건물은 지난 2007년에 폐교되었다. 마진도의 분교는 마을에서 가장 명당자리 바닷가에 자리를 잡고 있다. 이 분교장은 신안군의 시범학교로 건물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이 건물을 매각하지 말고 진료소와 초소를 이곳으로 이전해달라고 군수의 순시때 마을사람들이 건의하였지만 그대로 되지 않았고 건물은 그대로 남아있다. 그 대신 진료소는 아담하게 지어져 있다.

a 마진도 분교 바닷가에 있는 분교 건물

마진도 분교 바닷가에 있는 분교 건물 ⓒ 이재언


a 마진도 분교 매각되지 않고 방치된 분교 건물

마진도 분교 매각되지 않고 방치된 분교 건물 ⓒ 이재언


교문에서 나와 서쪽으로 밭 사잇길을 걸어가면 바로 해안길이다. 길이 계속 이어진다. 오르막길을 오르면 마침내 시멘트 포장길이 끝난다. 이후 밭길이 이어지지만 밭 너머에는 바다가 있다. 섬의 북동쪽과 북서쪽 해안을 제외하고는 사면에 간석지가 널리 분포한다. 이곳에 서니 멀리 백야도가 바라다 보인다.

a 물이 빠진 마진도 갯벌  큰배는 없고 무동력선이 보인다.

물이 빠진 마진도 갯벌 큰배는 없고 무동력선이 보인다. ⓒ 이재언


관광

마진도 해수욕장은 모래가 매우 고와 햇볕이 뜨거운 날에 모래찜질을 하면 살갗을 델 정도이다. 마을에서도 상당히 가까운 이곳은 200m 정도의 모래사장이 있는 작은 해수욕장이다. 그러나 폭은 그리 넓지 않다. 모래사장 주변의 숲에 텐트 치기가 좋고 해수욕장 주변 바다낚시터에서 농어, 돔 등이 잘 잡혀서 야영하기에 좋은 곳이다. 다행히 장산도의 부속섬인 마진도와 백야도에는 작지만 장산도에 없는 해수욕장이 있다.

해안이 온통 갯벌로 둘러싸인 섬 장산도는 큰 섬에 속한다. 농토는 많이 있지만 변변한 해수욕장 하나 없고 풍경도 그리 수려하지 않는 섬이 주변에 많다. 그러나 마진도와 백야도는 어미섬에 없는 것을 보충이라도 하듯 수려한 경관의 청정 해수욕장을 저마다 품고 있어 여행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조용한 피서지를 찾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도 살지 않는 섬 굴배도를 추천하고자 한다. 무인도 굴배도에는 200m 정도의 모래사장이 있는 작은 해수욕장이 있으며 모래사장 주변의 숲에서 야영이 가능하다.

굴배도와 마진도의 중간쯤에 위치한 섬인 백야도는 장산도 주민들의 인기 피서지이다. 파도가 약하고 모래사장의 규모가 아담해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다. 또한 섬 둘레가 전부 낚시터이며, 섬 전체가 야영지라고 보면 좋겠다. 그러나 이곳은 생필품을 파는 곳이 없기 때문에 식수만 빼고는 모두 가지고 가야 한다.

a 마을 입구에 있는 비석  비교적 짜임새 있는 규모의 비석이 들판에 있다.

마을 입구에 있는 비석 비교적 짜임새 있는 규모의 비석이 들판에 있다. ⓒ 이재언


- 지리적  개요
마진도는 전라남도 신안군 장산면에 딸린 섬으로 동경 126°12′, 북위 34°36′에 위치하며 면적 1.079㎢, 해안선 길이 7.5㎞, 인구는 30여 가구 70여 명이다.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29㎞, 진도에서 남동쪽으로 4.2km 해상에 위치해 있으며, 장산도의 남동쪽 부속도서이다.

- 지명유래
섬의 형태와 마을 뒷산의 바위가 말처럼 생겨 '마율도'라 했다고 한다.
이에 관련된 말바우 전설이 구전되고 있다.

- 특산물
농산물로는 보리·고구마·마늘·참깨 등이 산출되며, 근해에서는 병어·붕장어·농어·도미 등이 잘 잡힌다.

- 마진도 가는 길
목포 마진도 1일 2회 신해호(여객선) 08:30 출항 
신광훼리호(차도선) 11:30 출항
목포로 가는 배는 3시 30분, 5시에 나간다.

- 섬내 교통
1.2km의 도로가 개설되어 있다.
#마진도 #장산도 #피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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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 연구원으로 2019년까지 10년간 활동, 2021년 10월 광운대학교 해양섬정보연구소 소장, 무인항공기 드론으로 섬을 촬영중이며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재정 후원으로 전국의 유인 도서 총 447개를 세 번 순회 ‘한국의 섬’ 시리즈 13권을 집필했음, 네이버 지식백과에 이 내용이 들어있음, 지금은 '북한의 섬' 책 2권을 집필중

이 기자의 최신기사 책 '북한의 섬'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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