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반과 일반반 아이들의 학습여건은 큰 차이가 있었다. 서울시교육청이 발표한 '일반고등학교 점프-업' 추진계획이 실행되면 일반고등학교들은 '거점학교'와 '일반학교'로 나뉠 것이라 전망되었으나, 8일 만에 폐지되었다.
김지현
이번에는 니트에 관한 내용을 보자. 니트는 토익이나 토플과 같은 해외 영어 시험 의존도를 낮춘다는 명목으로 도입되었다. 2008년부터 개발되어 시행되고 있는 국가 공인 영어 시험인 니트는 지금까지 56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거대 프로젝트다.
하지만 유기홍 민주당 의원의 표현을 따르면, 니트는 교육부의 '계륵' 사업이 돼버렸다.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었음에도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푸대접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이번에 수능 연계 취소 방침까지 나왔으니 그 존폐가 위태로운 정책이 돼버렸다.
교육부는 현장 영어 교육에서의 활용을 니트의 활성화 방안으로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장 물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하나마나한 소리다. 어떤 평가 결과가 대입에 활용되지 않으면, 그 존재감이 철저하게 없어지는 게 대한민국 입시 문화(?)가 아니던가.
교육부가 니트를 수능과 연계하지 않기로 한 이유를 들어보면 실소가 절로 나온다. 니트와 같은 새로운 시험을 (입시 과목의 하나로-기자) 도입하는 데 따른 사교육 유발 가능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란다. 지난 몇 년 간, 니트가 금방이라도 대학 입시 영어를 전면적으로 대체할 것처럼 얘기하던 그 많은 교육 관료와 전문가들은 그런 점을 몰랐을까. 수능 필수 과목화 결정에 따라 예상되는 한국사 사교육 시장의 팽창은 또 어떻게 봐야 하나.
28일, 서울시교육청은 이른바 '거점학교'에서 영어와 수학 심화과정에 따라 추진하려던 '우등반 수업' 정책을 8일 만에 백지화한다고 발표했다. 김광하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장이 제시한 백지화 사유가 가관이다. 발표 후에 다시 의견을 들어보니 (그 정책을 시행하면 안 된다는-기자) 새로운 여론이 도출되었다는 것. 처음에 '일반고 점프업'이라는 해괴한 명칭을 쓸 때부터 예상 못한 바는 아니었다. 그저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다.
그런데 교육부의 이번 발표가 서울시교육청의 '일반고 점프업' 처럼 되지 말란 법이 없다. 오히려 끼리끼리 움직이고 소통하는 대한민국 교육 관료 시스템의 속성상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교육부는 최종 발표가 나오는 10월까지 정말 허심탄회한 마음으로 많은 현장 전문가의 목소리에 충분히 귀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게 있다. 이번 시안 발표에는 작년 대선 국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표한 '행복교육'이나 이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5대 실행방안 등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번 시안의 주된 목적이 대입제도 발전이니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작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국민들 앞에서 약속한, '공교육정상화촉진특별법'을 통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이나 대학생 반값 등록금 정책은 한시가 급한 문제들이다. 이들은 대입제도 개선 못지않게 우리 교육의 근본적인 체질을 바꾸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들이다. 교육부의 전향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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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마누엘 칸트(Immanuel Kant, 1724~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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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수능 필수 과목화, 사교육비만 오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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