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길, "다만 바다를 그리워하게 하라!"

[중국어에 문화 링크 걸기 25] 師

등록 2013.09.03 20:14수정 2013.09.25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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師 원래 군대를 나타내다가 언덕 같은 곳에 올라서서 무언가를 알려주는 사람, 즉 스승의 의미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원래 군대를 나타내다가 언덕 같은 곳에 올라서서 무언가를 알려주는 사람, 즉 스승의 의미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漢典

9월 10일은 중국 스승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민족의 가장 큰 스승인 세종대왕을 기려서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 15일로 하고 있고 타이완(臺灣)은 '만세사표(萬歲師表)'로 칭송되는 공자(孔子)의 탄신일인 9월 28일을 스승의 날로 기념한다. 최근 중국에서도 교육 관련법이 통과된 9월 10일보다는 공자탄신일을 스승의 날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모양이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반드시 내 스승이 있다(三人行必有我師)고도 하고, 지난 일을 잊지 않는 것이 다가올 일의 스승이 된다(前事不忘, 後事之師)고도 한다. 스승은 빼어난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의 잘못을 깨우쳐 주는 사람이고, 과거의 경험을 성찰하는 것도 스승을 만나는 일처럼 유익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스승 사(師, shī)는 작은 언덕을 나타내는 퇴(垖, 堆)와 사방으로 둘러치는 깃발을 나타내는 잡(帀)이 합쳐진 글자다. 원래 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언덕에 깃발을 둘러 친 군대를 나타내다가, 언덕 같은 곳에 올라서서 무언가를 알려주는 사람, 즉 스승의 의미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설문해자에 보면 2500명의 군인을 사(師)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지금도 군대 편제에 사단(師團)이 남아 있으니, 그 생명력이 끈질기다.

한유(韓愈)의 <사설(師說)>에서 보듯 스승은 도(道)를 전하고 학업을 주고 의혹됨을 풀어줘야 하는(師者所以傳道授業解惑也) 사람이다. 작은 가르침 하나를 위해서라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중국어에 "한 잔의 물을 주기 위해 먼저 한 통의 물이 있어야 한다(要给一碗水,先有一桶水)"는 말이 있는데 그이나마 누군가 '한 잔의 물'을 '한 방울의 물(一滴水, yì dī shuǐ)'로 고쳐 스승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유비쿼터스시대 스승의 입에서 나오는 가르침의 권위는 많이 가벼워졌다. 물고기를 줄 것이 아니라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라고 했는데 이제는 아예 그것도 가르칠 필요가 없어졌다고 한다. 다만 바다를 그리워하게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면 스스로 알아서 배도 만들고 고기도 잡는다는 것이다. "흥미가 가장 좋은 선생님이다(兴趣是最好的老师)"는 말이 있듯이 학생들의 학습동기를 유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얘길 것이다.

"누군가의 스승이 되기 위하여 배우고, 세상의 모범이 되기 위해 행동하라(學爲人師, 行爲世範)"는 말은 중국의 많은 사범(師範)대학교가 교훈으로 사용하고 있다. 스승의 길이 결코 녹록치 않음을 미리 알고 더욱 학업에 정진하라는 의미인 듯하다.
#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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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에서 3년, 산둥성 린이(臨沂)에서 1년 살면서 보고 들은 것들을 학생들에게 들려줍니다. 거대한 중국바닷가를 향해 끊임없이 낚시대를 드리우며 심연의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건져올리려 노력합니다. 저서로 <중국에는 왜 갔어>, <무늬가 있는 중국어>가 있고, 최근에는 책을 읽고 밑줄 긋는 일에 빠져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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