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시 용산구 서부이촌동.
김동환
개발은 끝났지만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입은 피해들은 아직 고스란히 남아있는 상태다. 이곳 주민들은 지난 4월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함께 오세훈 전 서울시장에 대한 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가 통합개발 방침을 정하면서 이곳은 주택 매매가 실질적으로 불가능한 지역이 됐고, 결과적으로 주민들이 경제적인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서부이촌동 전체 2298가구 중 1250가구가 평균 3억 원이 넘는 빚을 지고 상황이다.
일부 주민들은 이번 개발지구지정 해제 조치가 '행운'에 가까운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시행사가 스스로 접었기에 망정이지 건설경기가 호황이었다면 그대로 개발이 진행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도시개발법을 이용해 주민 56%만의 동의를 얻은 채 통합개발을 진행했던 것은 서울시의 횡포이고 현재의 상황은 서울시에도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대림아파트 주민 김재훈씨는 "우리가 7년 동안 겪은 것은 불도저식 일방통행 행정이었다"며 "그간의 피해에 대해 서울시가 어떤 형태로든 보상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2종 주거지역인 이곳을 준주거지역 정도로 바꿔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용도지역 성격이 2종 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바뀔 경우 용적률이 2배가량 오르기 때문에 현지 주민들은 더 많은 개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지번 주민들은 서울시가 한층 더 깊숙히 개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애초 통합개발을 서울시가 진행했으니 어떻게든 이곳 주거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번 주민 김아무개씨는 이번 서울시 발표에 대해 "어이가 없고 불쾌하다"며 "지구지정 해지를 하더라도 뭔가 대책을 마련해놓고 해지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아무개씨 역시 "오세훈의 서울시만 서울시냐, 서울시는 똑같은 서울시 아니냐"라며 "시행사가 망했다면 통합개발 진행한 서울시가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서부이촌동에 대해 금전적인 보상은 불가능하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 상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시행사가 아닌 시 당국에서 보상을 해주기는 어렵다"면서 "일부 주민들이 거론하는 용도지역 변경도 시 마음대로 하는 게 아니라 도시계획위원회 등 전문가 검토를 통해야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부이촌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정광희(가명)씨는 "아파트야 아직 재개발과 상관없지만 지번 같은 경우는 재개발이 시급하지만 결국 서울시는 별다른 조치를 못 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원순 시장 자체가 재개발에 비우호적인데 이제 임기도 얼마 안 남았다는 게 근거다.
그는 "이 지역은 인구 밀도도 높고 재개발 하기 어려운 지역이라 준주거지역 지정으로도 개발이 될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선거 때 되면 정치인들 과대공약에 희생되기 딱 좋은 지역인데 그런 일 또 생길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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