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서울시 '등축제 싸움', 어떻게 결판날까

경남도의회 등 결의안 채택... 서울시, 내년부터 민간 주도 추진

등록 2013.09.12 20:45수정 2013.09.1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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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진주시와 서울시의 (유)등축제 싸움이 어떻게 결판날지 관심을 끈다.

경남도의회, 함양군의회와 진주지역 시민문화·사회단체들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서울등축제의 중단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이런 속에 서울시는 내년부터 민간단체가 서울등축제를 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2일 경남도의회는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베낀 서울등축제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 결의안은 심규환 의원(진주)이 제안했는데, 만장일치로 가결되었다.

경남도의회는 "남강유등축제는 인구 34만명의 중소도시 진주에서 임진왜란과 진주성 전투란 역사성, 정통성, 지역정체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시민의 노력과 정성으로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대한민국 대표축제"라고 밝혔다.

 진주사암연합회 소속 정담 스님(천호사 주지)은 지난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4일간 진주에서 서울까지 341km 구간에 걸쳐 십보일배를 하면서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진주사암연합회 소속 정담 스님(천호사 주지)은 지난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4일간 진주에서 서울까지 341km 구간에 걸쳐 십보일배를 하면서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진주시청

 진주사암연합회 소속 정담 스님(천호사 주지)은 지난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4일간 진주에서 서울까지 341km 구간에 걸쳐 십보일배를 하면서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이창희 진주시장이 정담 스님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
진주사암연합회 소속 정담 스님(천호사 주지)은 지난 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24일간 진주에서 서울까지 341km 구간에 걸쳐 십보일배를 하면서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이창희 진주시장이 정담 스님과 인사하고 있는 모습.진주시청

또 경남도의회는 "서울시가 한국방문의해(2010~2012년)에만 등축제를 연다고 해놓고 연례적으로 개최하려는 것은 거대 도시의 힘과 자본의 논리로 성공한 지역 축제를 고사시키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대해, 경남도의회는 "지방축제의 독창성과 특수성을 인정해 2013년 서울등축제 관련 사업계획을 취소하는 한편 예산을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함양군의회도 지난 10일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한 서울등축제의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함양군의회는 "남강유등축제가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대한민국의 대표축제임을 인정하고 남강유등축제의 모방작인 서울등축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경남지부는 12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등축제의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지방축제를 죽이는 서울 짝퉁 등축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진주지역 고등학교 총동창회 회장단 연합회 회원 60여명도 지난 10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했다. 진주사암연합회(회장 성법 스님)는 지난 6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등축제 중단을 요구했으며, 이날부터 진주에서 서울까지 십보일배 정진에 들어갔다.


십보일배 정진은 천호사 주지 정담 스님이 수행하고 있는데, 정담 스님은 12일 육십령고개를 넘었다. 정담 스님은 오는 30일까지 24일간 341km 구간을 10걸음에 한 번 절하는 방식으로 수행한다. 앞으로 정담 스님은 대전-천안-수원을 거쳐 서울시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창희 진주시장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텔레비전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진주시는 지난 8월 26일 서울시에 공문을 보내 TV 공개토론을 제안했고, 서울시는 "두 시장의 토론은 정치적 의도로 해석될 우려가 있어 관련 단체와 실무진들의 온라인 공개토론"을 제안한 상태다.

진주시는 지난 10일 재차 서울시에 두 시장의 공개토론을 요구했다. 진주시는 "현실적으로 의사 결정권이 있는 양 시장이 만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지름길"이라 보고 있다.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경남지부는 12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등축제의 중단을 요구했다.
전국모범운전자연합회 경남지부는 12일 오후 경남도청 현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등축제의 중단을 요구했다.진주시청

진주시의회는 지난 11일 본회의를 열고 '서울등축제 대응 민간경상보조금 추경예산안'(5억원)을 통과시켰다. 이날 강민아 의원(무소속) 등이 '민간경상보조금 5억 원을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냈지만 표결에서 부결되고, 진주시가 제출한 5억 원의 추경예산안이 통과됐다.

진주시·의회는 지난 5월 1차 추경에서도 관련 예산 2억 원을 편성했는데, 이번까지 합치면 총 7억 원이다. 지역에서는 이 예산을 서울등축제 중단 요구 관련 활동 비용으로 쓸 것이 아니라 남강유등축제의 콘텐츠를 개발하는데 쓰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여론도 있다.

한편 서울시는 내년부터 서울등축제를 서울시가 주최하지 않고 민간단체에 맡길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울등축제조직위원회를 내년초에 만들고, 서울시는 예산의 일부만 지원한다는 것이다.

서울등축제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 때 시작됐다. 진주남강유등축제는 매년 10월초 남강 진주교~천수교 사이에서, 서울등축제는 11월초 청계천에서 열리고 있다.

진주시는 서울등축제가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모방했다고 주장하지만, 서울시는 옛날에 종로에 등축제가 있었고 한국방문의해 동안 한시적으로 연다고 밝힌 바 없다며 모방이 아니라 주장하고 있다.
#진주남강유등축제 #서울등축제 #이창희 진주시장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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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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