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이 머금었다 내놓는 물이 흘러 바양노르가 다시 물이 넘쳐나는 땅이 될 것을 고대하며 십시일반으로 조성한 숲. 제법 잘 자랐습니다.
최방식
몽골인들의 인식을 바꾸면 가능성이 있다는 말을 그리 표현한 거죠. 나무가 왜 필요한지를 알면 심고 가꾸게 되고, 그리된다면, 1만리 '녹색띠'를 만드는 게 수월해지고 사막화를 저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정부도 그래서 '보여주는' 실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입니다.
바양노르 길은 옛 수도 하라호름으로 이어지는 동서 축이라 그런지 포장이 잘 돼 있습니다. 4시간쯤 달렸을까요. 솜청 건물이 보입니다. 말을 탄 청년, 책가방을 맨 아이들이 오가던 곳. 기억이 되살아옵니다. 관청 나무울타리 아래쪽 발이 빠질 정도로 모래가 덥여있던 거리. 노란 먼지바람으로 온통 뿌옇던 곳.
울타리 앞 차가 시동을 멈추는데, 개 한 마리가 다가와 꼬리를 흔듭니다. 주름살이 깊게 패인 몽골 노인 한 분이 철사울타리 문을 여는데, 언제 와 있었는지 현지 관리자 박찬영 영농팀장과 인턴직원 한 분이 손을 내밉니다. 초원 한가운데 단층 양옥집으로 안내합니다.
푸른아시아가 5년 동안 4개 조림장 120헥타르에 나무를 심고 가꾸는 곳. 5년의 성공은 단순히 나무를 심고 키우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푸른아시아가 떠나면 곧 훼손될 게 뻔해 현지적응 모델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죠. 주민들이 조림장을 지키며 자립 갱생할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가축이 나무를 심으면 된다고?1단계, 나무를 심고 가꾸죠. 2단계, 나무를 돌보는 주민들이 생계를 충당해야 하지요. 3단계, 푸른아시아가 떠나고 주민들이 그 일을 대신하면서요. 사막화방지 적응모델이라 부르더군요. 숲은 눈에 띄게 성장했고, 유실수(차차르간, 고소득 과실수)도 가득해 주민소득을 창출하니, 1~2단계는 넘어선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