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은 노량진 수산시장 내부.
김지혜
수산시장에서 명태와 굴비, 갈치 등을 판매하는 신아무개(47)씨는 하루에도 수차례 손님들에게 같은 질문을 듣는다고 한다. '먹어도 되는 것'이냐고 묻는다는 것이다. 신씨는 "그마저도 묻고 그냥 지나가기 일쑤"라고 말했다.
그는 "손님 자체가 없다"며 "추석엔 경기가 안 좋을 때도 항상 물량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지난해보다 싸게 팔아도 안 팔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인간적으로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며 "사는 게 재미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동태포만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옆 가게 상인은 "국산, 수입 가릴 것 없이 안 사간다"며 "우리는 명절 장사가 중요한데 노량진 전체가 다 망해간다"고 덧붙였다.
고등어와 삼치를 판매하는 상인 이아무개(52)씨는 "예전에는 고등어, 삼치는 20~30마리가 나갔지만 오늘 한 마리도 못 팔았다"고 말했다. 그는 "손님들이 고등어, 삼치는 다 일본산인줄 안다"며 "우리는 신선해서 국내산을 들여왔지만 아무도 안 사간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우리 앞집, 옆집도 원래 고등어, 삼치를 들여왔지만 지금은 우리만 판매하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상인은 손님이 말한 우스갯소리를 씁쓸한 표정으로 전했다.
"막말로 우리야 늙어서 먹어도 된다지만 젊은 사람들은 애기 낳고 살아야 하는데 생선 먹으면 안 되잖아요. 방사능이 몸에 쌓이면 몇 십년 뒤에 나타난다는데…"조개 등 어패류도 기피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