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차보면 못 벗어" 삼성, 갤럭시기어 홍보에 안간힘

[현장] 삼성 갤럭시노트3와 국내 출시... "곡면 스마트폰 10월 공개"

등록 2013.09.25 14:43수정 2013.09.25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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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갤럭시노트3 출시 행사에서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 가운데)과 임원들이 갤럭시기어를 찬 손목을 들어보이고 있다. ⓒ 김시연


"한번 써보면 모두 '와우' 하고 놀랄 거다."

서울에서 열린 갤럭시노트3 출시 행사 주인공 역시 '갤럭시기어'였다. 삼성전자는 25일 오전 강남역 서초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첫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씻으려 안간힘을 썼다.

이돈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은 이날 질의응답에 앞서 임원들에게 다 같이 손목을 들어보자고 제안한 뒤 "프로모션 때문이 아니라 한번 차보면 벗을 수 없어 자발적으로 차고 다니는 것"이라고 '체험'을 강조했다.

"한번 차보면 못 벗어... 인터넷 부정적 반응은 도난방지장치 탓"

삼성전자는 이달 초 IFA2013 개막을 앞두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모바일언팩 행사 때 갤럭시기어를 처음 공개했지만 국내외 언론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애플보다 먼저 스마트워치를 선보이긴 했지만 갤럭시노트3만 연동되는 데다 30만 원대 높은 가격, 짧은 배터리 사용 시간, 디자인 등이 문제점으로 거론됐다.(관련기사: 삼성 스마트시계, 갤럭시노트 없으면 '손목시계' )

이에 이 사장은 "제품 전시를 위해 도난방지용으로 시계 밑에 두꺼운 메탈을 붙인 게 잘못 전달된 것이지 실제는 굉장히 슬림하고 가볍다"면서 "한번만 써보면 불편하다거나 디자인이 나쁘다는 반응보다 '와우' 하고 놀랐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뉴욕, 런던, 이탈리아 등에서 열린 패션쇼에서 갤럭시기어를 홍보한 이영희 삼성전자 부사장 역시 "놀랍게도 현장에서 만난 2000명 모두 제품을 보고 '와우' 한다"면서 "인터넷 사진이나 안전장치가 잘못 전달되지 않았나 싶다"고 거들었다.


이 부사장은 "아직은 (스마트워치) 시장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사용해 보지 못한 소비자가 회의적 질문을 할 수 있지만 매일 활용하는 사람으로서 확신을 갖고 있다"면서 "부정적 선입견을 없애도록 소비자들이 실체 체험하고 가치를 느낄 수 있게 마케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 체험용으로 전시된 갤럭시기어 역시 밑바닥에는 하나같이 두툼한 도난방지용 금속 장치가 덧대 있었다. 이 때문에 실제 제품보다 더 두껍고 무겁게 느껴졌다.


삼성의 '잘못'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갤럭시기어 핵심 기능은 갤럭시노트3와 연동해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음성으로 전화 걸고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것인데 정작 전화, 문자 등 이동통신 기능을 제공하지 않아 고작 사진을 찍거나 '스마트폰 찾기' 기능을 체험하는 게 고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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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25일 갤럭시노트3 발표 행사에서 스마트워치 갤럭시기어도 함께 선보였다. 사진은 도난방지장치를 덧댄 제품(오른쪽)과 일반 제품 ⓒ 김시연


비싼 가격도 문제였다. IFA 언팩 당시 갤럭시기어 미국 출고가는 299달러(약 33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출고가는 39만6000원으로 40만 원에 육박했다. 106만7000원짜리 갤럭시노트3와 함께 사면 150만 원에 가깝다.

갤럭시기어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에 이돈주 사장은 "합리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책정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현재 적절한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근 단말기 가격 인하 추세에도 100만 원대를 고수한 갤럭시노트3에 대해서도 "갤럭시노트2와 비교해 기능이 많아졌는데도 2만 원 정도 가격이 낮아졌다"면서 "국가별로 시장 가격은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국가별 세금, 마진, 기능도 다르고 한국 갤럭시노트3가 가장 기능이 많다"고 밝혔다.

"10월에 곡면 화면 스마트폰 공개"... '갤럭시기어 단명' 소문 일축

애플 아이폰5S와 아이폰5C가 지난 20일 출시한 뒤 첫 주말에만 900만 대가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휘어지는 화면)'로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돈주 사장은 이날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10월 중 한국 소비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라면서도 구체적 성능이나 전략 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다만 곧바로 갤럭시기어 후속 모델이 나온다는 풍문에 대해 이 사장은 "제품 하나 만들기 어렵다"면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사장은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겠지만 현재 갤럭시기어가 기술적으로 부족해 단명하고 다음 것이 나오는 건 아니다"라면서 "(갤럭시기어는) 현존하는 최선의 기기"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날 한국 등 전세계 58개국을 시작으로 10월까지 140여 개 국에 갤럭시노트3를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은 신제품에 '친절한 노트3'란 별칭까지 붙여가며 사용자 친화 기능들을 강조했다. S펜으로 메모한 전화번호나 주소로 바로 연락하거나 지도 검색을 할 수 있는 '액션 메모' 기능과 S펜을 활용해 앱 사용 도중 다른 앱을 불러올 수 있는 '펜 윈도우'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갤럭시노트3는 2.3GHz 쿼드코어 프로세서에 국내 스마트폰 최초로 3GB(기가바이트) 기본메모리(RAM)를 장착했다. 5.7인치 풀HD 슈퍼아몰레드 화면, 1300만 화소 카메라, LTE-A 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3 젤리빈을 사용한다. 두께 8.3mm, 무게 172g으로 갤럭시노트2보다 얇고 가벼워졌다. 기기 몸체는 가죽 다이어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바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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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노트3와 갤럭시기어는 '내 디바이스 찾기' 기능을 통해 현재 있는 위치를 서로 알람으로 알려준다. ⓒ 김시연


갤럭시기어는 갤럭시노트3와 연동해 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이메일 확인 등이 가능하며 음성명령어 기능인 S보이스를 활용해 음성으로 전화를 걸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는 일종의 '액세서리'다. 스마트폰과 시계가 1.5m 이상 떨어지면 스마트폰을 잠그는 '오토 락' 기능도 갖췄다.

1.63인치 슈퍼아몰레드 화면에 800MHz 프로세서를 달았고 한번 충전으로 25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현재 에버노트, 런키퍼 등 70개 정도 전용 앱을 사용할 수 있지만 블루투스 외에 와이파이 같은 자체 네트워크 기능은 없어 단독 사용에 제약이 따른다. 평소에는 시곗줄에 내장된 190만 화소 카메라로 포토 메모가 가능하고 내장 마이크로 녹음한 음성 메모는 문자로 자동 전환할 수 있다.

삼성은 10월 갤럭시S4를 시작으로 12월 갤럭시노트2, 갤럭시S3 등 다른 갤럭시 시리즈와도 연동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LG, 팬택 등 다른 회사 스마트폰과 갤럭시기어 연동은 어려울 전망이다.

삼성은 갤럭시기어를 직영 매장뿐 아니라 통신3사 직영 대리점, 하이마트 등 양판점에서도 판매할 예정이다. 다만 본사 차원에서 묶음 판매는 하지 않고 각 통신사나 판매점 차원에서 묶음 판매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실제 한 통신사는 갤럭시노트3 예약 판매에 나서면서 5000대 한정으로 갤럭시기어를 함께 제공하기도 했다.
#갤럭시기어 #갤럭시노트3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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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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