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3월 개교한 인천지역 유일의 공립 대안학교인 인천해밀학교의 모습. 해밀학교는 해밀의 뜻인 '비온 뒤 맑게 개인 하늘'을 표방하며 학업 중단 학생들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중앙정부, 인천시청, 인천시교육청이 총92억원의 예산을 들여 설립했다.
장호영
기자에게 제보된 내용을 정리하면, 해밀학교 교장은 학생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폭력을 일상적으로 행사하고 있다. 또한 위탁 교육을 희망하는 학생과 부모에게 개근, 금연, 오토바이와 학교폭력 안 하기, 교사 지시에 복종하기 등의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강요하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일 아침 흡연 측정 검사도 진행한다.
아울러 입학 후 3주 동안 적응교육기간을 두고 이 기간에 출석률이 90%가 안 되거나 흡연 측정 검사에서 적발된 학생을 모두 퇴학 조치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8월 19일 입학한 학생 66명 중 45명만이 학교에 남았다. 19명은 출석률 90%에 못 미쳤다는 이유로, 2명은 흡연 측정 검사에서 적발됐다는 이유로 퇴학 조치됐다. 퇴학 조치된 학생 대다수는 원래 다니던 학교를 자퇴했다. 26일 31명의 학생이 새로 입학했다. 이 학생들도 3주 동안 적응교육기간을 거쳐 퇴학 조치될 수 있다.
최근 퇴학 조치된 자녀를 둔 학부모는 25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아이가 학교에서 상처를 받고 적응하기 어려워서 해밀학교에 가게 됐고, 아이가 이제 막 적응을 해서 잘 다니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출석률이 조금 부족하다는 이유로 다시 다니던 학교로 돌아가게 하는 게 어디 있는가"라며 "아이와 부모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이를 다시 일반학교로 보내, 아이가 적응을 못하고 외톨이로 지내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야 할 대안학교 교장이 아이들과 학부모의 말을 무시하고 막말을 일삼으면 되겠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의 다른 대안학교 관계자는 "일반학교에서도 해서는 안 되는 막말과 폭력으로 학생들이 상처를 받고, 출석률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대안학교에서도 쫓겨난다면 이 학생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라는 말인가"라며 "대안학교 취지와 정반대로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의 책임이 크다. 대안학교와 관련한 교육철학을 가진 교장이 운영할 수 있게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밀학교 교장은 26일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1학기에 다녔다가 2학기에도 다니길 희망하는 학생들 중 출석률이 저조하거나 흡연하는 학생들 20여 명만을 대상으로 그런 내용이 담긴 서약서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받은 것은 아니고 강요한 적이 없다"며 "훈계 차원에서 남학생에게 '자식아'라고 하면서 머리나 목을 툭 친 적은 있지만, 체벌을 한 것이 아니다. 화장을 하고 교복 아닌 사복을 입은 여학생에게 '네가 이렇게 하고 다니면 사람들이 너한테 저녁에 출근하는 사람이나 하는 차림이라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타이르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학생들이 과장되게 이야기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