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특강에 목 쉬었지만 "돈보다 중요한 게 존재감"

스티브 김 꿈희망미래 재단 이사장, 사흘 동안 '태봉고' 등 경남 5곳 강연

등록 2013.09.27 15:54수정 2013.09.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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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이 쉬었지만 마이크를 잡았다. 아침에 병원에서 진찰을 받고 의사로부터 목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지만, 학생들과의 약속을 어길 수 없었던 것이다.

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64,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경남 창원 마산합포구 태봉고등학교(교장 여태전)에서 교직원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스티브 김 이사장은 경남미래교육재단 초청으로 25일부터 사흘 동안 다섯 차례 특강을 했다. 첫째날에는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학부모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둘째날에는 밀양교육청과 삼랑진고교에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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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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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그는 태봉고에 이어 마지막날 오후에는 사천여고에서 학생들을 만났다. 연이은 데다 가는 곳마다 열강하는 탓에 목이 쉰 것이다. 스티브 김 이사장과 동행한 경남미래교육재단 서명달 상임이사는 "목을 보호해야 한다고 했는데 걱정"이라고 할 정도였다.

스티브 김 이사장은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알려져 있다. 서강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미국으로 건너가 캘리포니아주립대학에서 전자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그는 미국 대기업에 입사했다가 1984년 광섬유 네트워킹 회사를 창립한 뒤 업계 선도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1993년 컴퓨터 네트워킹 시스템을 제작하는 업체(Xylan Corp.)를 창업하고 1996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해 창업 5년 만에 직원 1500여 명, 전 세계 60여 곳에 판매지사망 구축하고 연 매출액 3억 5000만불 규모의 회사로 성장시켰다.

그는 2001년 꿈희망미래재단을 설립해 연변, 북한, 방글라데시 등에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재단을 통해 "가장 이타적인 것이 가장 이기적이다"는 나눔 철학으로 청소년들이 자기주도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에 나섰다. 그는 그의 성공신화를 담은 책 <꿈 희망 미래>를 펴냈다.


"우리는 행복하려고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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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사진은 강연에 앞서 마술을 선보이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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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 윤성효


스티브 김 이사장은 '꿈과 희망으로 미래를 열자'는 주제로 강연했다. 먼저 신문지를 들고 나와 찢었다가 붙이는 마술을 선보였다. 목이 쉰 탓에 마이크를 잡고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바깥에서 보는 시선은 신경 쓰지 말고, 대기업에 간다고 해서 절대 행복한 게 아니다"며 "우리는 행복하려고 태어났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행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즐기면서 일할 거리를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직업의 종류는 2만 가지가 넘는다고 한다. 공부를 잘해서 할 수 있는 직종은 200개도 안된다. 1% 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공부와 상관없다. 나는 외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수학과 영어과목을 좋아했는데, 제일 싫었던 과목은 국어였다. 말을 잘 못했고, 말을 잘하는 게 소원이었다. 지금은 한국에서 제일 말을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 여러분 나이 때 나는 공부와 도둑질 빼고 다 했다. 방황이 학습이다. 어려움을 통해서 문제 해결 능력이 생기는 것이다."

미국 생활 이야기도 했다. 그는 "처음 미국에 가서 노동을 했다"며 "한 시간당 3000원씩 받았고, 힘들었으며, 평생 노동할 수 없다는 생각에 공부를 하게 되었고, 27살 때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부터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던 것이고,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500명이 일하는 대기업에 들어갔는데, 시급이 1만3000원이었다. 노동할 때보다 훨씬 많았다. 그런데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거기서 일할 때 나는 있으나 마나한 존재가 되었다. 세상에서 돈보다 중요한 게 '존재감'이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을 가면 안된다. 밥 세끼 먹으려고 사는 게 아니다. 가슴이 뛰는 일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통해 달려가야 하고, 신이 나야 한다. 가다가 기대와 다르면 다른 것을 찾아서 달려가는 것이다. 그러면 결국 얻을 수 있다."

배움을 강조했다. 스티브 김 이사장은 "매일 배움이 있어야 한다"며 "배움을 통해서 성장한다"며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목적 없이 대학에 가지 말고, 노동판에 가서 땀 흘리며 노동하는 것도 좋은 경험이며, 어렵게 땀을 흘려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부보다 더 좋은 것이 기술이다"며 "무엇이든 기술을 배워야 하고, 땀을 흘려 보아야 하며, 그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 최고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렵고 힘든 고통은 피와 살이 된다"는 말도 했다.

스티브 김 이사장은 "맹목적으로 학교에 간다고 해서 성적이 오르는 것도 아니고, 사회에 나간다고 해서 취직이 되는 것도 아니며, 취직했다고 해서 존재감이 없는 것"이라며 "지금부터 무엇이든 도전하는 것이고, 끊임없는 변화와 도전, 배움을 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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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사진은 방명록 작성하는 모습.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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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사진은 자신의 책 사인회 모습. ⓒ 윤성효


질문이 쏟아졌다. 질문하면 자신의 책을 선물로 주기도 했다. 학생들은 여기저기서 먼저 손을 들었다.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지칠 때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했다.

"이것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을 하면 지치지 않는다. 이것이 아니면 죽는다고 생각하면 극복하게 된다. 절절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 행복은 그냥 주어지는 게 아니다. 돈을 벌었다고 해서 행복한 게 아니다. 행복은 끊임없이 가면서 쟁취해야 한다. 행복이 너무 간절하고 절실하기에 끊임없이 찾아가야 한다."

학생들은 목이 쉰 그에게 계속 질문했다. 재단 활동에 대해, 그는 "수익금으로 장학사업과 교육사업을 하고, 북한에 빵 공장 사업도 했는데, 돈은 귀하게 쓰라고 한다"며 "그냥 교육이 아니라 한 명 한 명 자기의 꿈을 이루는 데 꼭 필요한 곳에 돈을 쓴다"고 말했다.

또 그는 "미국 사회는 학연과 지연을 묻지 않고 진짜 실력으로 경쟁한다"며 "우리는 학벌이 취업할 때 어느 정도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그 뒤부터는 어떤 배움을 했느냐, 창의력이 있느냐가 중요하고, 그것을 통해 평가를 받는 사회가 되어야 하고, 우리도 그런 사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에 대해, 그는 "어떻게 성공했느냐고 물으면 한 마디로 답하기가 쉽지 않는데, '호감도'라는 말을 하고 싶다"며 "기업을 하려면 혼자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정말 필요한 사람과 같이 해야 하며, 본인이 주는 모습이 신뢰를 주지 못한다면 안된다, 자기 모습에서 열정을 느껴야 하고, 열정이 있는 사람은 자세가 멋지고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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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희망.미래 재단 설립자인 스티브 김(Steve Y. Kim, 김윤종) 이사장이 27일 오전 창원 태봉고등학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사진 왼쪽은 여태전 교장, 오른쪽은 서명달 경남미래교육재단 상임이사. ⓒ 윤성효


#스티브 김 #김윤종 #꿈희망미래재단 #경남미래교육재단 #태봉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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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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