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장이 안철수 본회의 질문 데뷔 도왔다?

강창희 의장, 비교섭단체 질의 몫 안 의원에게 배정...'무난한 데뷔' 평가

등록 2013.10.01 17:57수정 2013.10.01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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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등원 후 첫 질의나선 안철수 국회 등원 이후 첫 긴급현안질의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등원 후 첫 질의나선 안철수 국회 등원 이후 첫 긴급현안질의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 남소연


[기사수정: 1일 오후 8시 36분]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한 안철수 의원(무소속)의 질의는 매서웠다. 안철수 의원이 기초연금 논란을 두고 "기초연금은 노인빈곤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대선 공약이나 기초연금 정부안이 시행되면 노인빈곤율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고 묻자, 정홍원 총리는 "정확한 수치를 기억하지 못하겠다"며 당황해 했다.

그는 "정치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해결은커녕 또 다른 문제를 만들어서 앞의 문제를 덮고 또 다른 문제가 터져서 그 앞의 문제를 가리는 과정이 반복되고 있다"며 박근혜 정부를 비판했다. "저도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만 오늘은 정부의 책임을 엄중히 따지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 질문에 데뷔했다. 그는 기초연금 논란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사퇴와 관련한 긴급현안질의에 나섰다. 안 의원이 국회 본회의 단상에 선 것은 지난 4월 26일 국회 첫 등원 당시 의원선서를 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12명의 질의 의원 중 10번째로 단상에 올라 정홍원 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시작했다. '무난한 데뷔'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안 의원의 이날 질의는 비교섭단체 몫 배정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달 27일 최경환(새누리당)·전병헌(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긴급현안질의자로 여야 6명씩 배정했다. 단 야당 쪽 1명은 비교섭단체 의원 몫으로 남겨놓았다. 이에 강창희 국회의장은 29일 비교섭단체 몫 질의자로 안철수 의원을 배정했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은 발끈했다. 김제남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비교섭단체 몫의 질의는 원내 정당에 우선하여 배정하는 것이 국회 내 정당정치에 대한 기본적인 존중이다, 그런데 강창희 의장이 안 의원을 배정해 당황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철수 의원실 관계자는 "강창희 의장이 비교섭단체 질의 순서에 따라 안 의원을 배정한 것으로 안다"면서 "지적할 부분을 지적한 첫 질의였다"고 밝혔다.

안철수 의원,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치권 비판


a  국회 등원 이후 첫 긴급현안질의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국회 등원 이후 첫 긴급현안질의에 나선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1일 정홍원 국무총리를 상대로 박근혜정부의 기초연금 공약 후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 남소연


안철수 의원은 정홍원 총리를 상대로 진 전 장관과 채 전 총장 사퇴에 청와대와 총리의 책임은 없느냐고 따져 물었고, "안타깝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안 의원은 "엄정한 도덕적 기준(이 어떻게 지켜지고)과 불통 문제가 (어떻게 해결되는지) 앞으로 지켜보고 따져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안 의원은 기초연금 논란과 관련해 "기초연금은 노인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재원 절약 방안만 찾는다면 선후가 뒤바뀐 것이다, 그렇게 되면 기초연금을 왜 만드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정 총리에게 "정부의 기초연금 도입계획을 살펴보니 재원조달은 한 줄에 불과했다"면서 "국채를 발행하겠다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국채를 발행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겠느냐"고 물었다.


정홍원 총리는 "최대한 (발행)하지 않겠다"고 하자, 안 의원은 "여지를 열어놓은 것이냐"고 되물었다. 그는 서둘러 "아니다"라며 "세출 구조조정 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안 의원은 "이 정부의 문제는 재정의 부족이 아니라 의지의 결핍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그는 정 총리를 자리로 돌려보낸 뒤 "한 차례의 긴급질문으로 궁금증과 답답함이 해소되리라고 기대하시지도 않았겠지만, 답답한 마음은 전혀 가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제 여러 상임위가 열리고 국정감사가 진행되고 본회의가 열릴 것이다, 오늘 논의된 기초연금 문제를 비롯해 무상보육·무상급식·고교 무상 교육 등 중요한 복지과제를 놓고 내년도 예산안을 편성해야 한다"면서 "곧 인사청문회도 열릴 것이다, 국정원 개혁 문제도 이번 정기국회에서 꼭 성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단상에서 정치권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위기라는 말이 참 익숙하고, 위기라는 말로 다른 목소리를 억누르려는 시도들이 많다"면서 "지금 정말 어렵다, 국제정세는 물론이고 민주주의와 민생 다 어렵다"면서 "국민 여러분들이 정치는 쳐다보기도 싫다는 말씀, 충분히 이해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이어 "하지만 국민 여러분이 꼴 보기 싫다고 정치에서 눈 돌리지 마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정치에서 눈을 돌리면 속으로 웃을 사람들은 따로 있다, 눈을 부릅떠 달라, 더 질타해 달라,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 국회 본회의 첫 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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