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개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 바닷물 속에 수많은 양의 조개.
정도길
'백만 개'는 얼마나 많은 수일까?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나 가늠하기도 어렵다. 숫자 1부터 만까지 세는 것을 백번이나 세어야 하니 그 수가 얼마나 크겠는가는 짐작이 가고도 남을 터. 제24호 태풍 다나스가 지나간 자리에, 짐작컨대, 백만 개 이상의 조개가 모래사장에 정체를 드러냈다. 경남 거제 구조라해수욕장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현상으로 사람들은 즐거운 비명을 질렀고 환호성에 빠졌다.
태풍이 지난 바로 다음날인 9일. 아침 눈을 뜨자 지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장갑과 소쿠리를 들고 빨리 구조라해수욕장으로 오라"고. 평소 잘 아는 분이라 구체적인 설명도 더 들을 틈도 없이 집을 나섰다. 10여 분 거리에 있는 해수욕장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허리를 숙여 무엇인가를 줍고 있다. 간간이 비가 내리는데도 옷을 적셔가며, 아랑곳없이 열심히 줍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조개였다. 백합조개처럼 보였으나 사람들마다 "맞다"느니, "아니다"니 의견이 분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