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품격이란 이런 것 아닐까요?

손님은 왕이라지만 왕족으로서의 풍모는 어디에...

등록 2013.10.18 12:06수정 2013.10.18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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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은 왕이다."


서비스업을 하게 되면 늘 듣는 이야기이다. 직접적인 대면 서비스는 아니어도 상담이나 문의 등을 할 때에는 한 번쯤은 듣게 된다. 그럴 때마다 생각을 하게 된다. 왕이면 왕족의 풍모는 있어야 하지 않나? 그러나 실제로 왕족의 풍모를 가진 '손님'은 정말로 보기 드물다.

한때 IT기기 기술자로 일하면서 만난 고객들은 천차만별이다. 특히나 그 중에 기억이 나는 고객은 전부 억지 고객이지 인간적으로 대해 준 고객은 손에 꼽는다.

상담센터를 내부에서 운영할때 하루에 한 번씩 듣는 이야기는 '윗사람' 바꾸라는 것이다.그러면 대부분 나에게 전화가 온다. 일단은 상담 전화를 담당하는 분들을 관리하는 자가 나였기에 그렇게 귀결이 된다. 그렇게 전화를 받게 되면 90% 처음부터 욕을 듣게 된다. 처음에는 당황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지나면 그러려니 한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설명을 다시 천천히 하면 60%는 이해하면서 자신의 처음 태도를 사과한다. 하지만 10%정도는 막무가내다. 무조건 바꿔내라. 아니면 무슨 성의를 보이라는둥 한도 끝도 없다.

자신의 재물에 대한 대가는 화가 나는 것이 당연하지만, 상담자에게 무턱대고 욕지거리를 일 삼는 게 대부분인 것이다. 특히나 기억에 남는 한 고객은 제품 포장 박스에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정신적 충격을 입었다면서 새제품으로 교환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결국, 소비자 상담센터에 문의하자 소비자 상담센터의 담당자 분은 한숨을 쉬시는 것이다. 그리고선 ooo라는 성함의 고객이 아니시냐고 한다. 맞다고 하자 웬만하면 바꿔주시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다. 유명한 분이라는 것이다. 소위 블랙리스트에 해당하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분이시라는것이다.

유형별로 굳이 집어보자면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을 것이다.


1. 고압적 태도형
작은 부품하나라도 내가 사줬으니 감사해야 한다는 식의 말투로 이야기 한다. 상담자를 비천하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자신이 얼마나 위대한 지를 이야기하고 싶어하는 듯하다. 아는 사람도 많으며, 자신의 말 한마디로 사회적 암매장까지 할 수 있다는식으로 이야기 한다. 한참 듣다 보면 살짝 웃기기도 한다. 전화를 끊고 나면 그냥 피식이 웃음이 나오게 해주기도 한다.

2. 비교형
한국적 특성이 가장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저기는 어떻고, 저기는 뭘 주고 등등 모두 비교를 하게 된다. 그러면 속으로 드는 생각은 그럼 그 브랜드를 선택하 지 왜 우리 브랜드를 선택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그렇게도 좋고, 그렇게도 많이 주는 브랜드를 왜 선택하지 않고 이렇게 보잘것 없는 우리 제품을 선택한것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

3. 막무가내형
가장 큰 특징은 말이 두서가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목적은 하나. 말이 안 되어도 싸게 달라든가 무조건 해달라는 식이다. 설명을 아무리 해 줘도 말이 통하지 않는다. 자신의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식이기에 이해 따위는 소용이 없는 것이다.

대략적으로 정리해 본 것이지만, 결국은 모두를 다 합한 경우도 종종 발견한다. 자신의 권리에 대해서 포기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권리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기에 앞서서, 자신의 정중함을 보여주고 전화 받는 사람에 대한 예의를 보여달라는 것이다. 상담 전화를 받는 분은 근로자일 뿐이다. 책임자가 아니다. 이야기를 듣고 보고하여 책임자에게 의견을 모아주는 분들일 뿐인 것이다.

무조건 죄송합니다만을 이야기 하게 되는 상담자에게 욕설을 퍼붓고 희열을 느낀다면 그것이 변태가 아니고 무엇인가?

적어도 전화를 끊기 전에 '고객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상담자에게 '오늘도 수고 많이 하시네요. 좋은 하루되세요'라고 한마디 하자. 일순 의아해 하는 상담원이 다시 기쁨에 겨운 진심된 목소리로 '감사합니다'를 다시 외쳐줄 것이다.
#손님 #고객 #소비자 #왕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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