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원장 선거 앞두고 회원 3배 급증, 왜?

7대 울산 동구문화원장 선거 잡음..."정치판 부정선거 답습?"

등록 2013.11.07 17:50수정 2013.11.0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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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있는 대왕암. 문화재청은 이 일대를 "제2의 해금강"이라며 2010년 3월 명승지정 예고했으나 당시 지자체과 일부 주민의 반대로 명승지정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곳 문화를 관장하는 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화계의 우려가 크지고 있다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있는 대왕암. 문화재청은 이 일대를 "제2의 해금강"이라며 2010년 3월 명승지정 예고했으나 당시 지자체과 일부 주민의 반대로 명승지정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곳 문화를 관장하는 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의혹이 제기되면서 문화계의 우려가 크지고 있다 박석철

지역의 문화 계승 등 문화·예술을 관장하는 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선거권자인 회원이 갑자기 3배 이상 증가했다. "문화계가 정치판의 부정경선 악습을 답습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울산 동구문화원장 선거 이야기다. 울산 동구는 문화재청이 "제2의 해금강이다"라고 극찬하면서 이곳 문화재인 대왕암을 명승으로 지정하려 했지만, 지자체장과 지주 등이 토목공사를 이유로 명승 지정을 반대하면서 명승 지정이 유보된 바 있다.


선거 앞두고 선거권자 회원 186명 증가

이러한 명승 지정 등의 업무를 관장하는 제 7대 문화원장 선거가 오는 12일 치러진다. 임기는 4년. 지난 3일 입·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현 원장인 한태곤 원장과 동구문화원 이상주 이사가 후보로 등록했다. 동구문화원은 5명으로 구성된 선거관리위원회를 꾸려 선거를 관장하고, 회원이 선거권자가 돼 이날 선거를 치르게 된다.

그런데 선거를 앞두고 지난해까지 57명이던 회원 수가 올해 갑자기 243명으로 늘었다. 186명이 증가한 것. 확인 결과 증가한 회원 중에는 동구지역 주민 뿐 아니라 남구와 울주군, 북구 등 타 지역 주민들도 포함됐다. 회원은 1월 9일 14명, 2월 19일 2명, 3월 8일 170명 등 특정 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동구문화원에 따르면 문화원 회원은 지역에 관계없이 기존 회원의 추천으로 누구가 가입할 수 있다. 문제는 이들 회원 모두 원장 선거의 선거권자라는 점이다. 만일 특정 후보의 당선을 위해 가입했다면 선거는 불공정할 수밖에 없고 더 나아가 부정 선거 논란으로 확대될 수 있다. 문화원 측은 "울산에 살면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으며, 새로 가입한 회원 가운데는 후보자가 추천한 회원도 다수 포함됐다"고 밝혔다.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회원들에 따르면 동구문화원 선관위는 후보들에게 11월 5일을 후보자 공보물 제출 기한으로 정한 후 느닷없이 하루 연기하는가 하면, 후보들의 공약을 일부 삭제토록 하는 등 편파 관리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동구문화원은 지난 2011년 울산 문화원장 보궐선거 당시 '선거 총회 규정을 어겼다'며 법원에 총회 무효 소송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있었던 바 있다.


이에 대해 울산 동구문화원 선관위 측은 "공약을 삭제토록 한 것은 각 후보 동의하에 한 것"이라며 "양측 다 일부 공약을 삭제토록 한 것"이라고 밝혔다.

예산 지원하는 지자체 "잡음 알고 있지만 관여할 수 없어"


울산 지역에는 동구문화원을 포함해 5개 문화원이 있고 지자체는 문화원 당 한 해 수천만 원의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시에 따르면 동구문화원 등 각 문화원에 한 해 운영비 3000만 원과 사업비 600만 원 등 모두 3600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해당 기초지자체인 동구청은 운영비 2500만 원 등 한 해 3400만 원을 지원한다. 시와 구가 합해 한 문화원에 7000만 원이 지원되는 것.

울산시 문화예술과는 7일 "동구문화원장 선거를 앞두고 회원 증가 등 잡음이 있다는 것을 파악은 하고 있지만 거론하기가 어렵다"며 "시가 예산을 지원하지만 총괄은 기초지자체에서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초지자체인 동구 문화체육과 측은 "문화원장 선거 문제는 구청이 관여하지 않는다"며 "후보들이 공명선거를 다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울산 동구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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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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