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자전거 동로 풍경1.
이경모
억새풀이 손을 흔들어주고 쑥부쟁이 향기가 코끝을 간질이는 자전거 길은 나를 추억 속으로 데려갔다. 그런데 아련한 추억을 더듬는 시간은 오래 가진 못했다. 자전거 안장과 닿는 엉덩이 부분이 아프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엉덩이 보호대가 달린 반바지를 속에 입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그런데다가 초행길이어서 길이 헷갈리기 시작했다.
물이 흐르는 방향으로 가면 목적지에 다다를 것이라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었다. 영산강의 지류는 여러 곳이었고, 물은 강을 돌아 흐르기도 하고 물이 합해지는 곳에서는 방향이 바뀌기도 했다. 물론 자전거 도로에 안내 표시가 있었지만 표시만 보고 찾아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스마트폰에 내비게이션이 있었지만, 자전거 도로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단순하게 계산해 보면, 승촌보에 도착할 시각인데 승촌보는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길을 잘못 들어선 것 같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더니, 다른 길로 자그마치 9km를 더 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