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소는 불가능합니다델프를 주관하는 한국알리앙스프랑세즈의 문의 화면 캡쳐.
한국 알리앙스프랑세즈
델프 시험은 연인원 7500명 정도가 보는 시험으로 토익이나 토플과 달리 응시생들이 많지는 않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 대해 불만의 목소리가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델프 응시생들의 불만은 크다. 서울의 H대학교 불문과에 다니는 신형철(24)씨 역시 이에 동의한다.
"예전에 저 같은 경우는 시험 접수 기간 내에 취소해서 취소에 성공하긴 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더 중요한 일정이 생겨서 시험 취소하려다가 못하는 친구들 많이 봤어요. 델프 같은 시험은 응시료가 보통 10만원을 훌쩍 넘잖아요. 이번 11월에 보는 델프 B2 응시료가 18만 원이니까 갑자기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못 보는 애들 같은 경우엔 타격이 크죠." 시험을 시행하는 한국 알리앙스프랑세즈의 한 관계자는 11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접수 기간이 끝난 후, 명단을 프랑스에 넘기고, 거기서 시험지를 받아오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확정된 응시 명부에서 변경이 어렵다"면서 "그래서 취소 가능 기간이 지나면 아예 취소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시스템은 프랑스에서도 마찬가지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환자 등 어쩔 수 없는 사정 때문에 시험을 못 볼 경우, 관계 서류를 제출하면 응시료의 50% 정도를 환불해 주는 세부 규정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델프 시험 홈페이지에는 이 내용이 적혀 있지 않았다. 담당자에게 '환자 등의 취소에 대해서 절반의 환불이 가능하다면, 개인 사정으로 취소하는 이에게 소액이라도 환불해 줄 수 있지 않나'라고 묻자 "시험에 관한 모든 규정을 주관하는 곳은 프랑스 대사관"이라고 답했다.
스페인어 자격시험 델레, 마감 후에도 10일 동안 취소 가능모든 제 2외국어 시험이 델프의 경우와 같진 않다. 스페인어 자격 시험인 델레(DELE)는 델프에 비해서는 비교적 합리적인 환불 규정을 마련해 놓고 있다. 접수 마감 후에도 10일 동안 취소가 가능하고 이때 응시료의 100%를 환불해준다. 그 뒤로 10일 간은 취소를 요구할 시 응시료의 50%를 환불해준다. 시험 15일전부터는 환불이 불가하지만, 이는 면접관과 일 대 일 말하기 시험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험일 15일에서 일주일 전쯤에는 면접관 섭외가 끝난 시점이라 어떤 이유에서도 환불이 불가하다고 한다.
주한 스페인 문화원 관계자에 따르면, 델레 역시 명부를 스페인 본국으로 넘기고, 문제 역시 스페인 본국에서 출제하여 받아오는 식이다. 연 인원 7500명 정도가 응시하는 델프와 달리 연 인원 2500명 정도가 보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인데도 환불 규정이 응시자에게 더욱 유리하게 짜여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스페인 문화원 관계자는 "델프와 델레가 치러지는 시스템의 구체적인 차이는 잘 모르겠으나, 델레의 경우는 원래부터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다양한 종류의 제 2외국어 및 자격증 시험이 존재한다. 시장 원리와 사적 계약의 자유도 중요하다. 하지만 어학시험이든 자격시험이든 응시생 대부분이 학생, 취업준비생 등 상대적 약자임을 고려할 때, 넒은 범위의 시정조치가 필요함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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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한 달 남았는데, 취소도 환불도 안 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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