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김기춘 비서실장, 경륜 무수히 많다"

[대정부질문] "유신헌법 기초·지역감정 조장 전력" 지적에 "국정 도움된다" 반박

등록 2013.11.19 14:43수정 2013.11.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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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경험과 경륜을 높이 산 것으로 생각한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전력 논란이 불거진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두둔하고 나섰다. 그는 19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유신헌법을 기초하고 지역감정 조장에 앞장섰던 이가 비서실장으로 기용된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원혜영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임명 당시에도 거센 논란을 빚었던 14대 대선을 사흘 앞두고 벌어진 '초원복집 사건'의 주인공이자 유신헌법의 밑그림을 그렸던 김 비서실장의 전력에 대해 '경험과 경륜'으로 뭉개버린 셈이다. 

원 의원이 "(초원복집 사건 등으로)지역감정을 조장한 것도 경륜으로 보냐"는 취지로 묻자, 그는 "좋은 경험과 경륜은 얼마든지 살려야 하지 않나"라고 앞서의 답변을 반복했다.

이에 원 의원이 "국민대통합을 내건 대통령의 비서실장으로서 이런 전력을 가진 분이 임명되는 게 적절하나"라고 되묻자, 정 총리는 "오랜 삶을 통해서 축적된 경험과 경륜은 필요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동문서답인 셈이었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그게 무슨 답변입니까" 하는 탄식이 터졌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
원혜영 민주당 의원이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 의혹과 관련해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질의하고 있다.남소연

원혜영(아래 원) : "제가 든 유신헌법 기초와 지역감정 조장을 제외하고 대표적인 (김 비서실장의) 경륜을 소개해달라."
정홍원(아래 정) : "무수하게 많다고 생각한다."
: "두 가지만 소개해달라."
: "오랫동안 공직생활, 국회의원 생활을 할면서 얻은 철학과 경험이 국정에 도움이 된다."

정 총리는 "시대정신에 맞는 리더십을 가진 젊고 유능한 인재를 등용하는 게 낫지 않겠나"라는 원 의원의 지적에도 "경험과 경륜, 전문성을 갖춘다면 나이에 구애받을 일은 아니다, 나이가 많다고 해서 시대정신에 뒤떨어진 것이라 볼 수 없다"고도 강변했다.


원 의원이 "박 대통령이 취임 1년이 다 돼가는데도 기자회견 한번 하지 않을 정도로 현 정부는 소통부재의 정부"라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기회가 되시면 하실 것"이라며 빠져 나갔다. "한 번이라도 (기자회견을) 권해본 적 있나"는 질문에도 "필요한 기회라고 생각한 경우 없었다" "그럴 필요 있다고 판단하시면 할 것"이라고 비켜섰다.

법무부차관 '무한반복' 답변... "검찰 수사중인 사안이라 답하기 어렵다"


 국민수 법무부 차관이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논란 등에 관한 원혜영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국민수 법무부 차관이 19일 국회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과정에서의 외압 논란 등에 관한 원혜영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남소연

한편, 황교안 법무부장관을 대신해 대정부질문에 나선 국민수 법무부차관은 판에 박힌 답변만 반복해 빈축을 샀다.

그는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무단유출 의혹과 관련, 서면조사 대상자 수와 실시 여부를 묻는 질문에 "검찰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반복 답변했다.

원 의원이 "서면조사가 맞다고 보느냐, 차관의 경험과 상식에서 답해달라"고 거듭 구체적 답변을 요구했지만, "검찰이 적절히 수사방법을 판단한 것으로 안다" "사안에 따라 검찰에서 적절하게 수사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안다"고 답변을 피했다.

국정원의 트위터 공작 의혹 등을 추가로 밝혀낸 윤석열 전 특별수사팀장을 '찍어내기'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징계절차가 진행 중이라 구체적으로 답하기 어렵다"고 반복했다.

대검 감찰본부가 윤 전 팀장의 '지시불이행'만 부각시켜 중징계를 결정하고 조영곤 지검장 등의 '외압' 여부에는 무혐의 처리한 것에 대해서도 "감찰본부에서 철저히 조사했고 적절히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만 답했다.

결국 사회를 보던 박병석 국회부의장은 질문 이후 "(정부 관계자들은) 성의 있게 답하면서 국민의 의혹과 궁금증을 풀어야 한다"면서 "법무부 자체의 문제에 대해서는 소상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정홍원 #김기춘 #원혜영 #대정부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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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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