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댐 찬성집회 앞두고 반대측 4명 경찰에 연행

찬성 측 50여 명 수하초등학교에서 집회... "경찰이 반대측 격리하고 강제연행"

등록 2013.11.19 19:26수정 2013.11.19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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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찰이 영양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둘러싸고 찬성측과의 충돌을 막고 있다.

경찰이 영양댐 건설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둘러싸고 찬성측과의 충돌을 막고 있다. ⓒ 영양댐반대대책위


국토교통부가 경북 영양군 영양댐 건설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간 가운데 댐 건설 찬성 측 50여 명이 19일 오전 댐 건설 예정지인 송화초등학교에서 댐 조기 착공을 위한 발대식과 함께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반대 측과 물리적 충돌은 없었지만 경찰이 이날 오전 반대대책위 관계자 4명을 연행해 편파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영양댐반대대책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송하초등학교에서 궐기대회가 예정된 가운데 영양경찰서는 오전 8시부터 50여 명의 경찰병력을 동원해 영양군 수비면 송하리에서 반대 측 주민들을 격리시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충돌이 일어나자 현장에서 이상철 반대대책위 사무국장을 비롯한 4명을 영양경찰서로 연행해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철 사무국장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도중 온몸에 열이 나고 호흡이 가빠지는 등의 갑작스런 이상이 생겨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오전 8시경 경찰이 들이닥쳐 싸움을 걸어왔다"며 "누군가 발로 정강이를 차서 넘어지자 경찰이 연행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댐 찬성 측 주민들은 전혀 경찰의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들은 궐기대회 시작 3시간 전부터 현수막을 내걸기 시작했고 오전 11시 송하초등학교에 모여 "조기에 영양댐 건설을 추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1시간 30분가량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반대 측 주민 1명, 찬성 측에게 집단구타 당했다" 주장도

송진태 영양댐 공동추진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역 주민 100여 명이 모여 댐 건설 조기 착공을 요구하는 집회를 벌였다"며 "우리는 평화적으로 집회를 벌였을 뿐 충돌은 없었다"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국토부에서 협의체를 구성하라고 해 좀 기다려보는 게 낫다고 생각했는데 지역 주민들이 참석해달라고 해서 참석했다"며 "이번 집회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았지만 순수하게 찬성 쪽 주민들이 추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대책위는 "찬성 측 주민 20여 명과 외부에서 관광버스를 이용해 온 찬성 측 사람들을 합쳐 50여 명 정도가 집회를 가졌다"며 "경찰이 의도적으로 우리를 격리시키고 연행해갔다"고 주장했다.


이후 오후 4시경 댐 건설 찬성 측이 자신들의 사무실 현판식을 하겠다며 송하리 쪽으로 올라오면서 40여 개의 반대 측 현수막을 칼과 낫 등을 이용해 무단으로 절단했다. 이 광경을 보고 채증작업을 하던 반대 측 주민 1명이 찬성 측 주민 10여 명으로부터 집단으로 구타당해 병원으로 실려갔다고 반대대책위 측은 밝혔다.

반대대책위 쪽 관계자는 "경찰이 찬성 측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고 현판식을 하도록 했지만 반대하는 사람들은 강제로 격리시키려 했다"며 "궐기대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욕을 하고 협박해도 경찰은 그저 보고만 있었다. 우리에게 편파적으로 대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영양경찰서 관계자는 연행된 4명에 대해 조사 중이라는 사실만 밝히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영양댐 #궐기대회 #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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