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님 쫌!국공립 유치원도 짓는다 하시지 않았던가요?
이희동
이런 고민에 많은 이들이 부모들이 욕심을 줄이고 국·공립어린이집이나 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 보내면 되지 않냐고 할 것이다. 그러나 지원받는 보육비에 한 달 10만 원 정도만 추가 부담하면 되는 7세까지 등원이 가능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수요는 턱없이 부족하다. 병설유치원의 경우 모든 초등학교에 다 있는 것도 아니며 있다 하더라도 6~7세반을 합해도 50명 안팎의 정원이라 경쟁이 아주 치열하다.
국·공립 어린이집, 병설유치원, 사립유치원, 놀이학교, 유아체능단, 영어유치원 등 5~7세를 위한 보육기관이 많아 보이지만 등원 가능한 자리를 확보하기란 쉽지 않다. 대부분의 기관이 11월에 모집 요강을 내고 원서 접수를 받아 12월에 추첨을 통해 원생을 선발한다. 선착순 제도의 여러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추첨 제도로 바뀌었는데 작년엔 중복 추첨을 방지하기 위해 한날 한시에 인근 유치원들이 함께 추첨시간을 잡아 더 문제가 됐었다. 여기에 등원을 희망하는 아이를 반드시 동반해 함께 추첨을 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엄마들은 11월이 되면 일정표까지 짜서 여러 기관으로 발품을 팔며 입학설명회를 듣고 정보를 수집한다. 추첨에서 될 확률보다 안 될 확률이 더 높기 때문에 정식 보육기관으로 인가를 받지 않아 사립 유치원보다 더 비싼 보육료를 내야 하는(대신에 양육수당을 받을 수 있는) 놀이학교와 유아체능단, 영어유치원까지 목록에 넣고 알아본다고 한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선 '엄마의 정보력,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이라는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더니, 유치원은 여기에 '타고난 추첨운'까지 더 추가해야 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