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 서거 50주년... 미국 전역 '추모 열기'

오바마 대통령, 조기 게양 지시... 50주년 맞아 '케네디 재평가'도 활발

등록 2013.11.23 10:19수정 2013.11.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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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조국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1961년 1월 20일 미국 제35대 대통령 취임 연설 '뉴 프런티어'에서 이와 같은 말을 남기며 국가를 위한 봉사를 국민에게 호소하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난 지 50년이 지났다.

AP, CNN 등 주요 외신은 22일(현지시각) 케네디 전 대통령의 서거 50주년을 맞이해 미국 전역의 뜨거운 추모 열기를 소개했다. 케네디 내외가 안치된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며칠 전부터 주요 인사와 일반인의 참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내외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내외는 앞서 20일 국립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현지 언론은 "전·현직 대통령과 미래의 대통령(힐러리 클린턴)이 함께 케네디를 추모했다"며 주목했다.

오바마와 클린턴 모두 케네디와 깊은 인연이 있다. 오바마는 작년 대선을 도왔던 케네디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를 최근 주일 미국대사로 임명했고, 클린턴은 고교 시절 백악관에 초청받아 케네디를 만나며 대통령의 꿈을 키웠다.

오바마는 이날을 '케네디 추모일'로 지정하며 특별 포고령을 내리고, 백악관을 비롯한 모든 공공건물의 성조기를 조기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 또한 기업과 시민 사회에도 케네디의 추모를 당부했다.

오바마는 "케네디의 냉철하고 뚜렷한 이상을 통해 국가를 변화시키는 힘을 깨닫게 된다"며 5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젊고, 용기와 대담함의 상징으로 후세에 기억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서거 50주년, 케네디를 바라보는 미국은?

케네디는 아일랜드에서 미국 동부로 이주한 가톨릭 가문에서 태어나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하원과 상원을 거쳐 대선에서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을 꺾고 1961년 43세의 젊은 나이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미국 역사상 최연소이자 최초의 가톨릭 신자 대통령에 오른 케네디는 '뉴 프런티어'로 이름 붙인 개혁 정책을 앞세웠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로 미국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대통령 취임 후 곧바로 쿠바 침공에 나섰으나 불과 사흘 만에 쓰라린 패배를 떠안으며 대국민 사과까지 하는 등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평화 봉사단'을 창설해 개발도상국 원조를 주도했고, 쿠바 미사일 사태를 침착하게 처리하는 성과도 남겼다.

그러나 1963년 11월 22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저격을 당해 암살되면서 짧은 생애를 마쳤다. 장례는 국장으로 치러졌으며, 부통령이었던 린든 바이네스 존슨이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케네디는 불과 3년 남짓한 임기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치사에 강한 인상을 남기며 신화적인 존재로 기억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1962년 미시시피대 최초의 흑인 입학생이 테러의 위협에 시달리자 연방 병력을 파견해 안전하게 학교에 갈 수 있도록 도왔을 정도로 차별 폐지에 앞장섰지만, 실제로는 흑인 시민권을 보장하는 민권법 제정에 큰 힘을 쏟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또한 진보 정치를 대표하는 이미지와 달리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세금 감면을 주장하며 보수적 경제정책을 추진한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케네디에 관한 상당수의 비밀문서가 오는 2017년 해제되면 더욱 냉정한 평가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CNN은 "케네디는 세상을 바꾸려고 하지 않았을 수도 있고, 그의 암살이 미국의 미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하지만 50년이 지났어도 케네디에 관한 기억이 미국의 상실감을 자극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케네디 #버락 오바마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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