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온 송전탑 지역주민들 "이대로 살게 해줘요"

'탈방사능, 탈송전탑, 탈핵발전소' 집회 후 행진... 30일엔 희망버스 출발

등록 2013.11.23 18:37수정 2013.11.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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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민 여러분, 저는 정말 너무 답답해서 살고 싶지가 않습니다. 사람들은 전자파 조금만 노출돼도 뭐라카든데 우리 할매들은 765kV에 노출됩니다. 울어서 해결된다면 만날 울겠고 죽으라면 이 한 목숨 버릴 수도 있어예. 저희는 보상도 아무것도 필요 없습니더, 그냥 사는 이대로만 놔둬주세요."

23일 오후 2시 서울광장에서 탈핵집단기획단 주최로 열린 '탈방사능, 탈송전탑, 탈핵발전소' 집회에서 연단에 오른 경남 밀양 주민 이봉남(60)씨는 이렇게 호소했다.

a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는 '탈방사능, 탈송전탑, 탈핵발전소'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오는 30일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희망버스를 타고 경남 밀양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는 '탈방사능, 탈송전탑, 탈핵발전소'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오는 30일 전국 각지에서 출발하는 희망버스를 타고 경남 밀양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 유성애


'2차 에너지기본계획은 송전탑 공사중단, 신규 원전 철회, 노후 원전 폐쇄로'라는 제목으로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경남 밀양과 경북 청도 등 송전탑 건설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된 지역의 주민, 환경운동연합, 녹색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환경·시민단체 관계자 4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는 현재 2035년까지 갈 국가의 에너지정책을 수립하는 중인데, 비경제적이고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핵발전소를 확대하는 모습에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사고와 방사능 오염 사태를 옆에서 보았다, 23개나 되는 핵발전소를 가동 중인 현실을 변화시키지 않으면 우리도 후쿠시마처럼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a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탈방사능, 탈송전탑, 탈핵발전소' 집회에 참가해 웃고있는 참석자들.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탈방사능, 탈송전탑, 탈핵발전소' 집회에 참가해 웃고있는 참석자들. ⓒ 유성애


참가자들은 ▲밀양·청도 송전탑 공사 중단 ▲삼척·영덕 신규 원전 건설 계획 철회 ▲수명 끝난 고리·월성 원전 폐쇄 ▲방사능 안전대책 수립 ▲핵발전 중심 에너지정책 폐기 ▲산업계 전기요금 현실화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등을 촉구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이자 <한국 탈핵>의 저자인 김익중 동국대 의대 교수는 "지금껏 일어난 핵발전 사고가 딱 세 번인데 미국·소련·일본으로 원전 개수가 많은 나라에서 일어났다, 그런데도 우리는 계속 원전 개수를 늘려가고만 있다"고 원전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성원기 삼척 핵발전소 반대 투쟁위원회 공동대표도 "세계 원전은 450여개밖에 안 되는데 벌써 6개가 터져 사고가 났다, 이건 삼척과 밀양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나라의 문제이자 지구 전체의 문제"라며 "박근혜 정부는 이 점을 명심하고 신규 송전탑 건설을 중단하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노래 등 문화 공연과 발언을 이어간 이들은 "오는 30일 전국에서 동시에 밀양 희망버스가 출발할 예정"이라며 "더 이상 밀양만의 문제가 아닌 송전탑 건설 반대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두 시간여의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광장에서 출발, 을지로 입구 쪽 한국전력 서울본부를 거쳐 다시 서울광장에 돌아오는 행진을 하면서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고 밀양송전탑 건설 중단을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a  두시간여의 집회를 끝낸 이들은 한국전력 서울 본부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두시간여의 집회를 끝낸 이들은 한국전력 서울 본부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돌아오는 거리 행진을 진행했다. ⓒ 유성애


#밀양 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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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플러스 에디터. 여성·정치·언론·장애 분야, 목소리 작은 이들에 마음이 기웁니다. 성실히 묻고, 세심히 듣고, 정확히 쓰겠습니다. Mainly interested in stories of women, politics, media, and people with small voice. Let's find 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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