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평가 꼴찌 해도 심층면접 잘 보면 승진?

[의정일기] 서울시교육청 '무원칙' 인사 정황 발견

등록 2013.11.25 18:30수정 2013.11.2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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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인사 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문용린 교육감이 작년 12월 취임 이후 일반직 공무원 승진 인사를 단행하면서 원칙도 없이 해온 정황을 발견하였다.

문용린 교육감의 무원칙 인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월 9일 경향신문 <문용린 첫 인사, 무원칙·영남라인 독주 '후폭풍'> 이라는 기사에서도 몇 가지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당시 기사에는 취임 직후인 1월 시행된 인사에 대해서 진보적· 보수적 내부 단체 모두 인사발령의 문제를 지적하였고, 구체적으로 ▲ 인사의 지역 편중문제 ▲ 회전문 인사 문제(소위 교육청 '3대 실세'라고 불리는 사학·예산·인사 담당부서에서 한 차례 근무했던 직원이 다른 부서로 갔다가 다시 돌아오거나 다른 요직에 등용되는 일) ▲ 기조실장 부임한 지 불과 6개월만의 교체 문제 ▲ 희망 발령지 외면 문제(통상적으로 격지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은 차기 전보 시에 본인 희망을 최대한 감안했음) ▲ 일반직공무원노조 위원장을 예고 없이 고척도서관으로 발령냈다가, 강력한 항의에 뒤늦게 교육연수원으로 정정발령한 문제 등을 지적하였다. 

무원칙, 특정지역 편중 인사 논란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승진을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그 후에 시행되었던 7월 1일과 8월 6일 전보 및 승진인사에서도 여전히 시정조치 되지 않고 있었다. 

1. 평가 비율의 불공정성 문제

승진심사는'다면평가'와'승진후보자명부','심층면접'순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평가한다. 그 중 다면평가의 경우, 업무능력과 청렴도 등을 평가하기 위해 상사· 동료· 부하 직원 등의 평가지수를 40%, 30%, 30%로 세분화하는 등 객관적인 결과를 얻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있었다.  

a 대상자 1인당 다면평가(그룹별) 인원 심층면접과 다면평가 비율을 정하지 않고 있어 다면평가에서 (승진 대상자 중에서) 최하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심층면접을 통해 승진을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대상자 1인당 다면평가(그룹별) 인원 심층면접과 다면평가 비율을 정하지 않고 있어 다면평가에서 (승진 대상자 중에서) 최하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심층면접을 통해 승진을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 김형태


하지만, 이런 장치를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면평가'와'승진후보자명부', '심층면접' 점수를 일정 비율로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즉, 심층면접과 다면평가 비율을 정하지 않고 있어 다면평가에서 (승진 대상자 중에서) 최하 점수를 받았다고 해도, 심층면접을 통해 승진을 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대표적인 예로, 8월 6일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한 A는 다면평가 점수가 총 8명의 승진 예정 대상자 중에서 8등으로 최하점이었으나, 심층면접에서 1등을 하였고, 결국 승진을 했다. 결국 다면평가 점수는 완전히 무시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과연 공정한 평가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a 평가 비율의 불공정성 8월 6일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한 A는 다면평가 점수가 총 8명의 승진 예정 대상자 중에서 8등으로 최하점이었으나, 심층면접에서 1등을 하였고, 결국 승진을 했다. 결국 다면평가 점수는 완전히 무시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과연 공정한 평가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평가 비율의 불공정성 8월 6일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한 A는 다면평가 점수가 총 8명의 승진 예정 대상자 중에서 8등으로 최하점이었으나, 심층면접에서 1등을 하였고, 결국 승진을 했다. 결국 다면평가 점수는 완전히 무시되어 있다고 볼 수 있고, 과연 공정한 평가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 김형태


2. 심층면접 방법의 불평등 문제


심층면접은 교육감과 부교육감, 총무과장이 승진대상자 1명씩을 면담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정실이나 연고 등의 주관적인 견해가 개입될 소지가 많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서 승진대상자들에게 유불리가 극적으로 갈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예방조치가 되어 있지 않다.

모든 승진대상자에게 평등하고, 공정하게 면접을 진행하려면, 질문지를 사전에 준비하고 추첨을 통해 선택하여 질문을 해야 옳을 것이다. 심층면접이라는 미명하에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채용할 소지가 있다는 의혹에서 자유롭기 위해서는 공평한 심사가 될 수 있는 절차나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7월 1일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한 B는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에서 6위, '다면평가순위'에서 9위를 했으나, '심층면접'에서 2위를 하여 승진하였다.

비슷하게, 8월 6일에 5급에서 4급으로 승진한 A는 '승진후보자 명부 순위'에서 1위, '다면평가순위'에서 최하위인 8위를 했으나,'심층면접'에서 1위를 하여 승진하였다. 

주관적 자의적 심사를 견제할 수 있는 장치 마련 필요

교육의원인 필자는 이번 행정사무감사에서 본청 인사 문제를 짚었다.'인사가 만사다'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인사가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어느 곳보다도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할 교육청 인사에서 이런 저런 잡음과 비난이 터져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서울사대 출신들이 교육청 전문직 요직을 독점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인사에서도 낙하산 인사(문 교육감 후배가 이사장이 됨) 및 교육관료 챙기기(아직 정년이 남은 남산도서관장을 중도 사퇴시켜 사무국장 시킴)에 원성이 커지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일반직 인사도 그 내용을 살펴보니,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의 잘못되고 불공정한 인사에 대해 원상회복, 시정조치 및 책임자에 대한 문책, 재발방지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문용린 교육감은 편파-정실인사에서 벗어나 공정한 인사를 해야 하고, 아울러 통합형 교육감이 되어야 한다. 서울시 안전공제회 사무국장 역할을 잘하고 있는 유아무개를 일 년 정도 더 일하게 한 후, 김아무개 남산도서관장이 퇴직한 후 그 자리로 가게 했다면 이렇게까지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는 않았을 것이다.

또한 북유럽 교육을 배우기 위해 스웨덴에서 어렵게 모셔온 북유럽 교육의 전문가 황선준 박사(교육연구정보원장)의 경우에도 이전 교육감이 모셔왔다 하여 2년 임기가 끝나기 무섭게 내치는 것도 결코 모양새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 문 교육감이 황 박사를 깊게 품었다면 서울시민들이 얼마나 박수를 보냈겠는가?

행복교육이라는 말을 하지 말든지, 행복교육을 주창하는 문용린 교육감의 공무원들은 원칙도 없고 기준도 애매모호한, 편파적이고 불공정한 인사에 불행하다고 말한다. 전리품 챙기듯 한다 하여 '당신들만의 천국' 소리까지 나온다. 일부 특정 공무원에게만 행복을 주는 교육감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서울교육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의 역할도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되는 불공정인사에 대한 문제점을 하루 빨리 시정해야 하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김형태 시민기자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원입니다. 이와 유사한 글을 서울시의회 공보실에도 보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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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포럼 <교육을바꾸는새힘>,<학교안전정책포럼> 대표(제8대 서울시 교육의원/전 서울학교안전공제회 이사장) "교육 때문에 고통스러운 대한민국을, 교육 덕분에 행복한 대한민국으로 만들어가요!" * 기사 제보 : riulkht@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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