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터 제체 독일 다임러 에이지(AG) 이사회 의장과 브리타 제에거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사장(오른쪽)이 27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토헤럴드 김흥식
"벤츠는 세계 어디에서든 엄격하게 법을 지키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의 원칙입니다. 사회적 책임도 다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자동차그룹인 메르세데스 벤츠를 이끌고 있는 디터 제체 독일 다임러 에이지(AG) 이사회 의장의 말이다. 한국을 처음으로 방문한 제체 회장은 27일 최근 국내서 논란이 되어온 벤츠코리아와 딜러사와의 불공정거래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제체 회장은 "(한국) 국회에서 벤츠코리아 거래와 관련한 언급이 나왔다고 들었다"면서 "벤츠는 준법에서만큼은 세계적인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어디에서 사업을 하든 법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며 직원과 협력회사들에게도 강조해왔다"고 덧붙였다. 국내법을 준수할 것이며, 국회 등 관련기관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고도 했다.
최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판매업체(딜러사)를 상대로 '쥐어짜기'식 영업을 해오면서 막대한 부당이익을 취했다는 의혹이 국회 국정감사 등에서 제기됐다. 또 일부 판매업체의 지분매각 과정에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세금탈루 의혹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체 회장이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선 것이다.
벤츠코리아 쥐어짜기식 불공정 거래 논란에 "한국법 적극 지켜나갈 것"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FKI) 회관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 나선 제체 회장은 "한국에 도착한 지 3시간도 안 됐다"면서 운을 뗐다. 이어 "한국은 '경제기적'을 바탕으로 세계 15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면서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자동차시장과 함께 세계 경제무대에서도 단단한 입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제체 회장은 이어 다임러 그룹과 국내 수입차 시장 상황 등에 대해 설명하면서, 한국시장에서의 벤츠 성장전략인 '코리아 2020'을 발표했다. 첫 한국 방문에 따른 다임러 그룹의 선물 보따리인 셈이다. 그가 내놓은 전략은 크게 네 가지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투자다. 내년 상반기에 국내에 메르세데스-벤츠 연구개발(R&D) 코리아 센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제체 회장은 "텔레메틱스 분야에서 한국인들의 뛰어난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곳에서 개발된 혁신적인 기술은 다임러의 다양한 제품라인을 통해 전 세계에 공유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부품물류센터 건설이다. 520억 원의 투자를 통해 내년 6월께 완공될 예정이다. 그는 "센터가 만들어지면 제품 보관 공간이 두배로 늘어나고, 3만5000개에 달하는 부품을 보다 빨리 유통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교육시설을 새롭게 짓겠다는 것이다. 신규 트레이닝 센터서 2100명이 이상의 영업사원과 서비스 기술자를 교육할 것이라고 했다. 320명의 훈련생을 동시에 수용하면서 직원들이 최고 수준의 전문성과 지식을 습득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제체 회장은 "사회적 책임은 다임러그룹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직원이 거주하는 곳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후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사회공헌기금'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공헌기금에는 벤츠 코리아뿐 아니라 다임러트럭코리아, 판매업체 등이 모두 동참할 예정이다.
'국내 사업규모에 비해 투자 인색' 지적도 있어하지만 일부에선 벤츠코리아의 국내 사업규모에 비해 투자가 인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국내 연구개발센터에 근무할 직원이 3~5명 정도로 알려지자, '이름만 연구개발센터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회견장에서 "연구개발센터로 말하기엔 직원 수가 너무 적지 않느냐"는 지적에 대해, 브리타 제에거 벤츠코리아 사장은 "일단 센터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우선 한국시장을 이해하고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브리타 제에거 사장은 "한국에 별도의 센터를 만드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으며 향후 더욱 발전시켜 나갈지에 대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체 회장도 "디지털 제품에 대해선 한국과 미국 등이 주도적인 국가가 아닌가 싶다"면서 "미국의 연구센터에 200여 명이 근무하고 있지만 이미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한국도 당장 출발지점에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사회공헌기금 조성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규모나 활동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못했다. 브리타 제에거 사장은 "몇 주 전에 관련 회사와 딜러사들이 모여 공헌기금 조성에 합의했다"면서 "구체적인 규모 등에 대해선 내년 1분기 말에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지난 2002년 한국시장 진출한 이후 승용차 판매량이 연 3000대 규모에서 2만 대 이상으로 괄목한 성장을 이뤘다. 다임러 트럭부문도 판매가 2배 이상 늘면서 국내 협력사도 100개에 달하고 있다.
한편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8년 만에 더 뉴 S클래스(The New S-class)를 내놓았다. S클래스는 벤츠의 최고급 럭셔리 세단을 대표하는 모델이다. 뉴 S클래스는 전 세계에서 이미 50만 대 이상 판매된 5세대 모델의 후속이다.
뉴 S클래스는 최첨단 주행보조 시스템인 '인텔리전트 드라이브(Intelligent Drive)'를 포함해 벤츠 최신 기술이 대거 들어갔다. 차량 안팎 전체에 500여 개의 발광다이오드(LED)가 장착됐다. 또 도로 표면 스캔(ROAD SURFACE SCAN) 기능을 활용, 도로의 요철을 미리 탐지해 서스펜션의 높이를 자동 조절하는 기능도 있다.
제체 회장은 "모든 면에서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는 철학을 담았다"고 말했다. 차값은 더 뉴 S350 블루텍(The New S 350 BlueTEC) 모델이 1억2990만 원(부가세 포함)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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