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박경준 기자) 민주당 문재인 의원이 차기 대선에 재도전할 뜻을 보이자 30일 민주당 일각에서는 "왜 하필 지금이어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문 의원은 전날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2017년 정권교체에 나도 기여해야 한다. 어떤 역할을 할지는 국민이 결정해줘야 한다"며 차기 대선에 재도전할 것임을 사실상 선언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여당 단독처리 후 김한길 대표가 "직을 걸고 투쟁하겠다"며 당력을 모으는 상황에서 문 의원의 발언이 당의 결집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문 의원의 행보가 여론의 조명을 받으면 당의 역량이 분산되는 등 득이 될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한동안 공개 행보를 자제해온 문 의원의 다시 전면에 나설 경우, 당내 친노(친노무현) 세력과 강경파가 목소리를 키울 수 있고, 이는 당내 계파갈등을 촉발시키며 지도부를 흔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 의원이 공식 석상이 아닌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실종 사태와 관련해 유감을 표한 것도 가벼운 처신이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의원이 민주당의 중요한 자산이고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당이 화합하지 못하고 당 내부 갈등이 심해지면 문 의원에게도 기회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김한길 대표가 극단적인 대여전선을 형성한 상황에서 문 의원이 여당의 독선을 지적하면서 '나도 힘을 합치겠다'고 얘기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도 "당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하는 상황에 대선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은 민주당에도 문 의원에게도 좋을 게 없다"며 "'김 대표를 중심으로 뭉쳐야 할 때'라고만 말했어도 당과 문 의원에게 모두 좋은 '윈윈'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원 측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문 의원의 발언을 과도하게 해석했기 때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 의원은 김 대표가 강성파, 온건파를 아우르며 당을 통합해 끌고가는 것만 해도 평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며 "문 의원이 나서 지도부를 흔든다는 해석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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