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소고기 육회에 산낙지를 탕탕 쪼아서 맛깔난 양념에 버무려냈다.
ⓒ 조찬현
항구도시 목포에 가면 이 음식만은 꼭 맛봐야한다. 왜? 맛돌이가 강추 하니까. 한우소고기와 산낙지가 만났다. 이름 하여 소고기낙지탕탕이다. 소고기 육회에 산낙지를 탕탕 쪼아서 맛깔난 양념에 버무려냈다.
4만 원 한 접시면 2~3인이 즐길 수 있는 분량이다. 전복이나 낙지를 추가해 아주 특별하게도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목포에서 인기 짱이다. 한마디로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요즘 뜬다.
a
▲ 소고기낙지탕탕이 기본 상차림이다. ⓒ 조찬현
낙지탕탕이를 주문하면 먼저 미역국이 선보인다. 뚝배기 가득 인심 좋게 주는데 그 맛이 어찌나 좋은지 딸아이는 맛있다며 연달아 환호성이다. 어릴 적 고향집에서 어머님이 끓여주셨던 그 맛, 어머님의 손맛이 오롯하다.
깡다리 튀김과 조기 찜도 인기다. 잘 손질된 깡다리의 살로만 튀겨내 먹기에 좋다. 조기 찜은 부드러운 속살이 입안에서 살살 녹아내린다. 남도의 맛, 전라도의 진정한 게미를 느낄 수 있는 음식들이다.
소고기와 낙지의 절묘한 조화
세상에 이렇게 맛있을 수가, 한번 맛보고 할 말을 잃었던 소고기낙지탕탕이다. 한우소고기와 낙지의 절묘한 조화로움과 특별한 식감이 먹는 내내 입맛을 희롱한다. 이런 맛을 두고 어떤 블로거는 극강의 맛이라고 표현했다. 그렇다. 어떤 미사여구를 써도 지나침이 없는 맛이다.
a
▲ 소고기낙지탕탕이를 개발한 목포 갯내음의 신정숙씨다.
ⓒ 조찬현
6년 전 목포에서 처음 선보였다는 이 메뉴는 목포 향토음식으로 어디 내놓아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최초로 소고기낙지탕탕이를 개발한 신정숙(51)씨를 통해 이 특별한 음식의 탄생 배경에 대해 알아봤다.
"목포가 원래 낙지가 유명하잖아요. 처음에는 얘기 아빠 술안주로 만들었어요. 육회와 낙지를 갖은양념에 버무려봤는데 너무 맛있었어요. 처음 느낌이 너무 좋아 이걸 하면 대박 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술안주로 만들었던 소고기낙지탕탕이가 요즘 목포를 찾는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맛돌이도 한번 먹어보고 반한 맛이다.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음식을 만들어낸다고 하니 믿음도 간다.
"우리 가족이 먹는다 생각하고 모든 음식을 만들어요. 하나도 대충하는 음식이 없어요."
그렇다면 이 별난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잘 먹었다고 소문날까. 그냥 먹어도 이리도 맛있는데. 주인아주머니는 깻잎에 쌈 싸먹을 것을 권했다.
"깻잎에 된장과 마늘을 넣어 쌈을 하면 맛있어요."
a
▲ 소고기낙지탕탕이의 특별한 식감이 먹는 내내 입맛을 희롱한다.
ⓒ 조찬현
a
▲ “깻잎에 된장과 마늘을 넣어 쌈을 하면 맛있어요.”
ⓒ 조찬현
a
▲ 천연기념물 제 500호로 지정된 목포의 갓바위다. ⓒ 조찬현
과연 그렇구나, 고개가 끄덕여진다. 은은한 깻잎향이 소고기낙지탕탕이의 맛을 한층 좋게 해준다. 이 음식을 적당히 먹고 남은 걸로 비빔밥을 주문하면 된다. 이 맛 또한 빠뜨리면 안 된다. 꼭 맛보길 권한다. 비빔밥(2천원)을 내올 때 뚝배기 가득 또 다시 미역국이 나온다.
비빔밥이 나오기도 전에 배는 포만감으로 가득하다. 그래도 소고기낙지탕탕이 비빔밥 맛을 놓칠 수가 없다. 나물까지 넣어 비벼내 1인분을 시켰는데도 꽤나 양이 많다. 차고 넘치는 행복한 음식이다. 목포에 가거들랑 소고기낙지탕탕이 꼭 한번쯤 먹어볼 일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