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임실군 임실읍 치즈마을 안내도.
오마이뉴스 장재완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지금은 치즈 등 유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이 작은 마을에 6곳이나 들어섰다. 그 가운데 '(주)숲골유가공'은 전국 최초의 목장형 유가공 공장으로서 딸기 요구르트, 복분자 요구르트, 호박 요구르트와 대표 상품 모짜렐라 치즈를 생산하고 있다.
치즈 생산과 판매에 성공한 금성리는 2003년 농림부 선정 녹색농촌체험마을이 됐다. 그때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치즈 만들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을 가동했다. 관광객을 끌어들임으로써 또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2006년에는 마을 이름을 아예 '치즈마을'로 바꾸었다.
시작에서부터 46년이 흐른 지금 치즈마을은 1차 산업인 친환경 농축산물 생산을 기반으로, 2차 산업인 치즈 제조, 3차 산업인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해 수익을 창출해내고 있다. 최근 들어 급속한 확산 추세에 있는 6차 산업의 모델을 남보다 앞서 정착시킨 것이다.
치즈마을에 가면, 아름다운 농촌 풍경에 포근하게 안긴 채 갖가지 체험을 하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 풍요로워지는 마음을 만날 수 있다.
이곳에는 치즈 체험장을 비롯해 각종 교육장과 숙박동, 식당 등이 있다. 치즈, 피자, 두부 만들기, 산양과 놀기 등은 연중 체험이 가능한 상시 프로그램이고, 모내기나 벼 베기 체험 등은 계절에 맞추어 찾아가면 된다.
"지프차 타고 온 신부님, 휠체어 타고 나가... 리더는 그래야"이러한 치즈마을을 찾는 방문객들은 해마다 증가했다. 2006년엔 1만348명이 다녀가더니 2009년엔 3만4668명이 다녀갔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모두 7만여 명이 이곳을 찾았다. 임실군 전체 인구의 두 배가 이 작은 농촌마을을 찾은 것이다.
치즈마을의 현재 연매출액은 모두 17억 원에 이른다. 방문객들이 농업과 농촌,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면서 덤으로 자신이 만든 것을 챙겨가는 동안 올린 성과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올린 매출이 12억 원이고 치즈, 요구르트, 쌀 등 농산물 및 가공품 판매를 통해 5억 원이다.
2년에 한 번씩 선출하는 운영위원장을 세 번째 맡아 마을을 대표하고 있는 이진하 운영위원장은 치즈마을의 성장 원동력에 대해 '사람' 중심의 마을 운영방침을 강조했다.
"치즈마을도 그동안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어 왔습니다. 실패 원인이 뭘까 숱하게 고민했죠. 그렇게 해서 찾은 게 바로 '사업 중심'으로 마을을 꾸렸기 때문이라는 자각이었어요. '사람'을 위한 일인데 '사람'을 보지 않고 '사업'만 쳐다보았으니 실패가 당연했죠. 그래서 우리는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마을'이라는 슬로건도 만들었습니다."사업의 수익을 위해 사람들이 갈등을 겪기 보다는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사람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일을 우선했다는 것. 그러한 이해와 존중, 신뢰가 쌓여 오늘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우리의 리더는 '섬김의 리더십'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을 조직도도 운영위원장이 가장 밑에 있습니다. 지정환 신부님이 40여 년 전 처음 이 마을에 오실 때는 지프차를 타고 오셨습니다. 그러더니 지프차를 버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셨고, 그 다음에는 자전거를 타고 다니셨습니다. 결국에는 휠체어를 타고 이 마을을 나가셨습니다. 리더는 그래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이익 나누지 않으니, 사촌이 땅을 사도 배 아프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