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이 느끼는 아름다움이란?

시가현 사가와미술관을 찾아서

등록 2013.12.06 20:10수정 2013.12.0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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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가와미술관 입구에서 본 전시관 모습과 아래 왼쪽 사진은 안 복도이고 오른쪽은 우에하라 미치코(上原 美智子)의 염직 작품입니다.
   사가와미술관 입구에서 본 전시관 모습과 아래 왼쪽 사진은 안 복도이고 오른쪽은 우에하라 미치코(上原 美智子)의 염직 작품입니다.박현국

6일 오후 일본 시가현 모리야마시에 있는 사가와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15년 전에 지어진 곳으로 히라야마 이쿠오(平山 郁夫)관의 평화의 기도, 사토 주료(佐藤 忠良)관의 브론즈의 시, 라쿠 기치자에몬(楽吉左衛門)관의 슈하리(守破離) 등 전시관 셋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사가와 미술관에는 일본 그림과 조각, 도자기 등 세 가지만 전시되어 있습니다. 참여 작가도 세 사람뿐입니다. 어쩌면 현재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셋을 분야별로 뽑아서 그 작품만 전시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이 세 사람의 작품을 보면 일본 사람이 좋아하는 취향이나 일본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가치 기준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히라야마 이쿠오(平山 郁夫)관의 그림 가운데 인도 타지마할과 한국 불국사, 삼층탑, 금동미륵반가사유상입니다.
   히라야마 이쿠오(平山 郁夫)관의 그림 가운데 인도 타지마할과 한국 불국사, 삼층탑, 금동미륵반가사유상입니다. 박현국

평화의 기도를 주제로 전시하고 있는 히라야마 이쿠오의 그림은 그가 직접 일본과 중국, 중국과 서역이나 유럽을 연결하는 통로로서 실크로드 여러 도시나 지역을 방문하여 직접 스케치하고 선을 그리고 선 위에 물감으로 색을 입힌 그림입니다.

특히 그는 불교를 주제로 선정하였습니다. 그래서 실크로드의 여러 지역을 방문하여 탑, 절, 불상 등 불교 관련 유적을 집중적으로 그렸습니다. 일본사람과 불교는 밀접합니다. 일본 불교는 생활 신앙으로 알게 모르게 일본 사람들의 정신과 습관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히라아먀 이쿠오의 그림은 추상화도 아니고 현실을 그대로 재현해내는 사진도 아닙니다. 어쩌면 중간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색 표현 역시 수채화도, 유화도 아니고 광물성 염료를 사용하여 수채화 풍으로 그리면서도 진한 색을 강조합니다.

    사토 주료관의 작품들입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전시실에 놓여있는 긴 의자입니다.
   사토 주료관의 작품들입니다. 아래 왼쪽 사진은 전시실에 놓여있는 긴 의자입니다.박현국

사토 주료관의 브론즈의 시는 주로 여성 조각 작품입니다. 여성의 여러 가지 모습이나 움직임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단지 정지된 동작을 표현해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까이 가서 말을 걸면 말에 대꾸해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지하 전시실에는 슈하리(守破離)를 주제로 라쿠 기치자에몬의 도자기 작품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도자기 작품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찻그릇이 아닙니다. 도자기 겉에 여러 가지 색깔이 나온 것을 보면 다양한 광물성 유약을 사용하여 기묘한 모습에 독특한 색이 나오도록 표현했습니다.


불교 그림, 여성 조각, 독특한 색깔의 도자기 이들은 전혀 다르면서도 일본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습니다. 어렵고 추상적인 것을 피하면서도 현실적이고 불교적인 것은 좋아하고, 생활에서는 소탈하고 담백한 도자기 그릇을 사용하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현실적인 것에서 취하는 태도가 그렇습니다.

사실적인 것은 끝까지 사실적으로 표현한 조각 작품, 끝도 모를 심연을 표현한다고 하면서 기기묘묘하여 도무지 실용적인 구석은 찾아볼 수 없는 도자기 작품, 선을 강조하여 현실적이면서도 추상적이고, 산을 넘나드는 물감을 통해서 자유분방하면서도 끝까지 사실성을 벗어나지 않은 불교 미술 작품, 이들은 복합적이면서 알 수 없이 복잡 미묘한 일본사람의 정신이자 마음인지도 모릅니다.


    라쿠 기치자에몬(?吉左衛門)의 도자기 작품입니다.
   라쿠 기치자에몬(?吉左衛門)의 도자기 작품입니다. 박현국

가는법> JR교토역이나 JR오사카역에서 비와코센 전차를 타고 시가현 모리야마역에 내리면 사가와미술관행 버스가 있습니다.

<참고 누리집> 사가와미술관,  http://www.sagawa-artmuseum.or.jp/ 2013.12.6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Ryukoku, 龍谷)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가와미술관 #히라아먀 이쿠오 #사토 주료 #라쿠 기치자에몬 #시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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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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